'케이티앤지(KT&G) 상상마당'이 그림책 ‘마당을 나온 암탉’을 축하하고 있다. 홍익대 앞 문화공간 ‘상상마당’ 한 층에 이 책의 20주년을 기념하는 전시회를 열어 다양한 볼거리를 제공하고 있는 것. CNB가 지난 15일 현장을 다녀왔다. (CNB=손정호 기자)
‘밀리언셀러 동화’의 역사 재조명
책·포스터·만화 등 다채로운 전시
‘청춘 응원하는 기업’ 이미지 굳혀
“잎싹이와 초록이의 모정이 너무 감동적이야.”
두 명의 여성이 ‘마당을 나온 암탉’ 애니메이션을 본뒤 뭉클한 표정으로 대화를 나눴다. 잎싹이와 초록이는 이 동화의 주인공들이다. 양계장 암탉인 잎싹이가 청둥오리 알을 품고 초록이를 태어나게 하는 이야기다.
이들이 감동을 받은 곳은 상상마당 홍대점. 이곳에서는 영화를 상영하고 가능성 있는 뮤지션들을 발굴해 공연을 한다. 화가들 작품을 활용한 굿즈도 판다. 논산, 춘천, 대치에서도 운영하고 있다.
이번 전시는 ‘스무살, 날개가 돋아날 때’라는 주제로 열리고 있다. 3층으로 올라가면 ‘마당을 나온 암탉’의 20주년을 축하하는 전시를 볼 수 있다.
우선 다양한 책들을 만날 수 있다. 이 동화는 황선미 씨가 글, 윤예지 씨가 그림을 맡았다. 20년이라는 나이를 먹으면서 다양한 판형이 나왔다. 20주년 성인 특별판과 어린이 기념판, 양장본, 아동문고, 애니메이션 그림책, 코믹스 등을 접할 수 있다.
해외 책들도 볼 수 있다. 전시장 한 쪽에 황선미, 윤예지 작가의 사진이 걸려 있다. 그 옆에 대만, 브라질, 아랍에미리트, 영국, 인도네시아, 중국, 태국, 프랑스, 폴란드 등에서 번역한 책들이다. 다양한 판형을 한 번에 둘러볼 수 있는 재미가 쏠쏠하다.
오성윤 감독에 의해 만들어진 애니메이션도 눈길을 끈다. 문소리(잎싹이 역), 유승호(초록이 역), 최민식(나그네 역)이 목소리 연기를 했다. 전시장 한쪽에 빔프로젝터로 영상을 틀어주고 있다.
그림도 있다. 전시장 벽면에 동화 속에 등장하는 암탉과 청둥오리, 족제비 등의 그림을 걸었다. 동화책 안의 모습을 커다란 사이즈로 확대해 전시하고 있다. 책 속의 풍경 속으로 산책하러 들어가는 기분이 든다.
책상 위에는 스케치들이 있다. 삽화를 그리기 위해, 작가가 하얀색 백지에 그린 밑그림들이다. 암탉의 모양, 족제비의 움직임 등을 완성하기 위해 많은 노력을 기울인 흔적들이다.
굿즈도 다양하다. 그림을 활용한 노트, 수첩, 엽서 등을 구입할 수 있다. 작가의 친필 사인이 있는 아트 포스터도 눈에 띈다.
문화산업계 관계자는 CNB에 “‘마당을 나온 암탉’이 국내외에서 큰 성공을 거둔 스토리라는 점을 다시 확인할 수 있었다”며 “비상을 꿈꾸는 작가, 이런 전시를 기획한 기업이 모두 윈윈할 수 있는 자리였다”고 말했다.
청춘들에게 자양분 되고자
상상마당이 이런 전시를 하는 이유는 다양하다.
먼저 ‘마당을 나온 암탉’이라는 성공한 콘텐츠를 기념하기 위해서다. 이 작품은 책만 100만부 이상 팔린 베스트셀러다. 세계 29개국에서 출판됐다. 애니메이션은 국내에서 220만명의 관객을 모았다. 뮤지컬, 연극, 판소리로도 만들어졌다. 하나의 스토리가 다양한 형태의 예술작품으로 만들어진, 성공한 ‘원소스 멀티유즈(one source multi-use)’의 좋은 예라고 할 수 있다. 상상마당은 단순히 20주년을 기념하는 차원을 넘어 또다른 콘텐츠의 성공을 위해 과거를 돌아보는 시간을 가진 것으로 보인다.
젊은 세대를 위한 교육적 기능도 있다. 상상마당 홍대는 10~20대가 많이 몰리는 대학가에 위치해 있다. 작가와 화가를 꿈꾸는 젊은이들에게 자양분을 제공하는 기회가 될 수 있다. ‘마당을 나온 암탉’이 모성을 주제로 한 동화인 만큼, 이번 전시를 통해 작가들을 지원하고, 미래 인재를 배출하기 위해 노력하는 기업이라는 이미지를 심어줄 수 있다.
상상마당 관계자는 CNB에 “상상마당에서는 주로 인디 예술가들이 전시와 공연을 펼친다”며 “청춘들이 자유롭게 날개를 펼칠 수 있도록 도와주는 게 사회공헌의 방향”이라고 말했다.
(CNB=손정호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