코로나19 팬데믹으로 글로벌 경기침체가 깊어지고 있다. 여기에다 실업 증가, 경제활동 위축 등으로 내수시장은 한겨울이다. 이런 가운데 주요기업들의 ‘성적표’가 속속 드러나고 있다. 이에 CNB는 주요기업들의 1분기 실적을 토대로 앞날을 내다보고 있다. 네 번째 편은 어려운 시기에도 선방한 게임업계다. <편집자주>
‘집콕족’ 힘입어 양호한 성적표
앞날 생각하면 웃을 수만 없어
코로나19 반사이익 언제까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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게임사들은 코로나 사태로 어려운 시기에도 비교적 양호한 성적표를 받았다.
엔씨소프트는 1분기에 매출 7311억원, 영업이익 2414억원을 기록했다. 전년 동기와 비교해 각각 104%, 204% 성장했다.
펄어비스도 미소를 지었다. 이 기업은 매출 1332억원, 영업이익 462억원을 보였다. 각각 0.4%, 154.5% 증가했다.
넷마블은 매출이 11.6% 상승한 5329억원, 영업이익은 39.8% 감소한 204억원을 달성했다. 영업이익이 줄어들긴 했지만 매출이 늘어 안도하는 분위기다.
넥슨은 매출 9045억원, 영업이익 4540억원을 기록했다. 작년 같은 때보다 11%, 21% 감소하는 수준에서 방어했다.
컴투스는 매출 983억원, 영업이익 236억원을 보였다. 전년보다 8.7%, 21.6% 줄었다.
집콕족 겨냥한 신작 ‘효자 노릇’
이처럼 게임사들이 선방한 이유는 뭘까. 우선 신작과 업데이트 효과를 꼽을 수 있다.
엔씨소프트는 ‘리니지2M’ 출시 효과를 봤다. ‘리니지2M’은 PC게임인 ‘리니지2’를 모바일로 재해석한 작품이다. ‘리니지2M’을 위해 다양한 업데이트를 했다. 사운드트랙 음원과 뮤직비디오를 공개하는 등 유저들의 마음을 사로잡기 위해 노력했다.
엔씨소프트 관계자는 CNB에 “증권사 애널리스트들이 추정한 것과 비슷한 수준의 실적이 나와서 안도하고 있다”며 “‘블레이드 앤 소울2’ ‘아이온2’를 연내에 출시하려고 준비하고 있다”고 말했다.
펄어비스는 ‘검은사막 콘솔’을 선보였다. 이는 가정용 게임기인 엑스박스원과 플레이스테이션4에서 즐길 수 있다. 크로스 플레이 서비스도 내놓았다. 이를 사용하면, 엑스박스원 유저가 플레이스테이션4 유저와 함께 게임을 플레이할 수 있다. 다른 브랜드의 가정용 게임기 사이에 경계선을 허문 셈이다.
펄어비스 관계자는 CNB에 “주력 콘텐츠인 ‘검은사막’을 다양한 플랫폼에서 즐길 수 있도록 한 점이 호실적을 이끌었다”며 “새로운 스토리의 게임을 선보이기 위해 내부적으로 노력하고 있다”고 말했다.
넷마블은 모바일 실시간 전략 대전 게임 ‘매직: 마나스트라이크’를 글로벌 출시했다. 아울러 ‘블레이드 앤 소울 레볼루션’을 업데이트하며 유저들을 유혹했다.
넷마블 관계자는 CNB에 “해외에서 70% 이상의 매출을 올리면서 나쁘지 않은 성적표를 받았다”며 “‘A3: 스틸 얼라이브’ ‘일곱 개의 대죄: GRAND CROSS’ 등 신작을 순항시키기 위해 공을 들이고 있다”고 말했다.
넥슨은 신작인 어반 판타지 RPG ‘카운터사이드’ 업데이트를 했다. 이를 통해 유저들의 취향을 맞추는 작업을 진행한 셈이다. ‘바람의 나라’ ‘메이플 스토리’ 등도 꾸준히 업데이트했다.
넥슨 관계자는 CNB에 “1분기 실적은 전망했던 것을 상회하는 수준이라 선방한 것으로 보고 있다”며 “‘카트라이더 러쉬플러스’ ‘피파 모바일’ 등 새로운 작품을 런칭하는 일에 몰두했다”고 말했다.
컴투스는 모바일 스토리 게임을 늘렸다. 신작 ‘워너비 챌린지’에 밸런타인데이 업데이트를 했다. ‘일진에게 찍혔을 때’는 웹툰으로 만들어서 원소스 멀티유즈(하나의 원형 콘텐츠를 활용해 다양한 장르로 변형하는 것) 작업을 진행했다.
컴투스 관계자는 CNB에 “‘서머너즈 워’ 6주년을 맞아 다양한 이벤트를 준비하고 있다”며 “야구 게임들도 리뉴얼하면서 라인업을 확장하고 있다”고 말했다.
다음으로, 코로나19의 반사이익도 한몫을 한 것으로 보인다. 재택근무, 사회적 거리두기 캠페인 등으로 되레 게임 이용자가 증가했다는 점에서다.
실제로 글로벌 게임·앱 분석업체인 센서타워는 지난달 전세계 모바일게임 다운로드 수가 40억건으로 전년 동기보다 39% 증가했다고 밝혔다. 이 기간 국내 모바일게임 다운로드 또한 5500만건으로 작년 같은 시기에 비해 10.9% 늘었다.
긍정론 “언택트 산업이 미래먹거리”
그렇다면 앞으로는 어떨까? 여기에는 두 가지 시선이 엇갈린다.
우선 코로나19로 인한 사회적 거리두기로 언택트 산업인 게임업계가 계속 반사이익을 볼 것이라는 긍정론이 있다. 게임은 산업 특성상 대면 없이 온라인상에서 가능한 업종이라는 점에서다.
다양한 신작도 기대감을 키운다. 주요 게임사들은 코로나 사태 속에서도 새로운 게임을 내놓기 위해 개발에 몰두하고 있다. 올해 초 계획했던 신작들을 늦지 않게 공개해, 유저들의 관심을 붙잡아두겠다는 심산이다.
게임업계 관계자는 CNB에 “집콕족(집에 콕 박혀 있는 사람들)이 늘어나 모바일이나 컴퓨터로 게임을 즐기는 사람이 늘고 있다”며 “다양한 신작도 많이 준비하고 있어서 당분간 이런 흐름이 이어질 것으로 보고 있다”고 말했다.
부정론 “컨벤션 효과 사라져”
반면 부정적인 시선도 존재한다.
우선, 최대시장인 중국의 불확실성이다. 박근혜 정부의 사드(THAAD, 고고도미사일방어체계) 배치 문제로 여전히 중국시장이 막혀 있다. 중국 정부는 우리 콘텐츠에 대한 판호(유통허가권) 발급을 중단한 상태다.
하지만 중국산 게임은 우리나라 게임 매출 순위 상위권에 올라있다. 불균형 상태가 이어지고 있는 셈이다.
오프라인 홍보 부족도 한계로 꼽힌다. 코로나로 국내외 게임쇼가 자취를 감췄고, 새로운 작품을 소개하는 쇼케이스도 온라인으로 대체됐다. 이에 따라 새로운 콘텐츠를 소개할 때 대중의 이목을 끄는 ‘컨벤션 효과’를 기대하기 힘들게 됐다.
여기에다 코로나 여파로 PC방 고객이 줄어든 점도 문제다. 엔미디어플랫폼(넥슨 계열사)의 PC방 통계서비스 ‘더로그’에 따르면, 3~4월 PC방 총 사용시간은 전년 동기와 비교해 약10% 가량 줄었다.
게임업계 관계자는 CNB에 “당장에는 타격이 없지만 국내외 게임쇼와 쇼케이스가 대부분 취소돼 신작 개발이 지연될 수 있다”며 “중국 판호를 다시 발급받기 위해 외교부가 논의를 시작해야 하는 등 해결해야 할 일이 많다”고 말했다.
(CNB=손정호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