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이 팬데믹으로 번졌다. 발원지인 중국 우한을 너머 우리나라에서도 많은 확진자와 사망자가 발생했다. 미국과 유럽 선진국에서는 중국보다 더 상황이 심각하다. 잠시 스쳐 지나갈 것으로 생각했던 코로나19가 세계 경제를 마이너스 성장으로 이끌고 있다.
많은 제약사들이 코로나 치료제와 백신을 개발하기 위해 땀방울을 흘리고 있다. 국내에서는 GC녹십자와 동화약품, 유한양행, 부광약품, 셀트리온 등이 연구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미국의 제약사인 길리어드사이언스가 에볼라를 치료하기 위해 만든 항바이러스제인 렘데시비르가 코로나 치료에도 일부 효과가 있는 것으로 확인돼 미국과 일본 보건당국이 사용을 승인하기도 했다.
코로나로 아픈 사람을 치료하는 것은 매우 중요한 일이다. 하지만 비극적이게도 코로나 팬데믹 앞에서 아팠던 지구가 기지개를 펴는 모습을 보고 있다. 코로나로 사회적 거리두기를 하는 경우가 늘어나 사람의 활동이 줄어들었기 때문이다. 공장이 멈추거나, 공원이나 해변을 폐쇄하는 경우가 많다.
자연이 깨끗해지고 있다. 최근 미국 항공우주국인 나사는 미국 워싱턴에서 보스턴에 이르는 하늘의 이산화질소가 2005년 관측을 시작한 이후로 가장 깨끗한 상태라고 밝혔다. 프랑스, 오스트레일리아, 브라질, 남아프리카공화국 등 세계 주요국의 이산화질소 농도도 모두 감소했다고 한다. 중국과 인도, 우리나라의 대기도 이전보다 깨끗해졌다고 한다.
동물들은 돌아오고 있다. 외신 보도에 의하면, 코로나로 폐쇄된 브라질 해변에서 멸종위기종인 매부리바다거북이가 올해에만 240마리 부화했다고 한다. 사람의 발길이 끊기자 이전보다 안전하고 깨끗한 환경 속에서 바다거북이가 많이 태어나고 있는 것으로 보인다. 관찰도 쉬워져 환경보호가들은 작은 아기 바다거북이가 모래사장을 지나 바다로 돌아가는 모습에 경이로움을 표현했다. 미국 플로리다와 인도 등에서도 이전보다 바다거북이가 증가했다고 한다.
홍학도 늘어났다. 코로나로 사람의 활동이 줄자 인도 나비뭄바이의 강을 찾는 홍학이 평년보다 25% 정도 늘어나, 강가를 핑크색으로 물들이는 시적인 모습을 보여주고 있다.
동물들이 도시 지역으로 들어오는 일도 생기고 있다. 영국 런던 주택가에는 사슴과 염소 무리, 독일 프랑크푸르트에서는 새끼 거위, 미국 센트럴파크에서는 라쿤, 캐나다 토론토에서는 여우가 사람이 살고 있는 도시에서 평화롭게 거니는 모습이 목격됐다고 한다. 오스트레일리아에서는 캥거루, 칠레에서는 퓨마, 이스라엘에서는 자칼이 도심지에 나타나는 모습을 확인했다는 보도가 나오고 있다. 퓨마와 자칼은 무섭지만, 사슴과 염소, 거위의 등장은 사랑스럽고 귀엽기도 하다. 물론 퓨마와 자칼도 자연의 일부라는 점을 부인할 수는 없다.
이처럼 코로나로 지구 환경이 깨끗해지고 동물들이 자유로워진 현실 앞에서 우리가 지구에게 코로나이지 않았는지 반성할 필요가 있다. 코로나 치료제와 백신을 찾는 것은 여전히 중요하지만, 코로나가 지구에게 치료제이자 백신이지 않나 하는 다소 무서운 반성도 하게 된다. 이는 앞으로 우리가 지구의 자연 속에서 살아가는 데 있어서 매우 중요한 숙제가 될 것이다. 환경을 파괴하고 괴롭혀 스스로 우리가 설 자리, 미래를 줄이는 불행한 일에 대해 반성해야 할 필요가 있다. 이것이 내가 찾은 ‘코로나 블루’다. 그리고 앞으로 우리는 ‘에코 이코노미(eco-economy)’의 길을 모색해야만 할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