코로나19 사태로 카드업계가 비상이다. 사회적 거리두기 캠페인으로 오프라인 매장을 찾는 고객이 크게 줄었기 때문. 이에 따라 수수료 수익이 내리막길이다. 소상공인들이 주로 사용하는 카드론의 연체 가능성이 커진 점도 부담이다. 이에 카드사들은 다양한 대책을 내놓고 있다. 이번 위기가 어떤 결과를 낳을까. (CNB=손정호 기자)
오프라인 카드사용 줄어 수익↓
카드론 연체 우려 갈수록 커져
카드사-가맹점 ‘상생’으로 극복
카드사들은 코로나로 어려운 시기를 보내고 있다.
우선 3월 카드 사용액이 줄었다. 여신금융협회에 의하면 지난달 15일 기준 8개 전업회사(롯데·삼성·신한·우리·하나·현대·BC·KB국민카드)의 신용카드 승인액은 18조540억원 수준이었다. 전년 동기보다 20% 감소했다.
앞서 1~2월에는 분위기가 나쁘지 않았다. 1월 신용카드 사용액은 51조3364억원으로 전년 같은 시기보다 19.7% 증가했다. 2월에는 38조1563억원으로 2.6% 성장했다.
이런 수치를 종합해보면 코로나 사태가 본격화된 이후, 백화점이나 편의점, 식당 등을 찾는 사람이 줄면서 신용카드 사용액도 감소한 것으로 분석된다.
엎친데 덮친격으로 카드론 위협도 부담이다. 작년 말 기준 전업카드사의 카드론은 총 46조원 규모다. 통상 카드론 사용자들은 은행과 제2금융권에서도 대출을 받은 사람이 많다. 이번 사태가 길어질 경우, 이들이 제때 대출 원금과 이자를 상환하지 못할 수도 있다. 돈을 빌려준 카드사는 수입이 줄어들어 경영부담이 커질 수 있다.
대책1 비상경영으로 위기 돌파
상황이 이렇다보니 카드사들은 여러 대책을 강구하고 있다.
우선 주요 카드사들은 비상경영 체제에 돌입했다. 신한카드는 임영진 대표를 중심으로 영업연속성계획(BCP, Business Continuity Planning)을 가동하고 있다. BCP는 위기상황에 맞게 컨트롤타워와 부서별 대응전략을 담고 있다. 지금을 위기로 보고, 이에 따라 대응하고 있다.
하나카드는 장경훈 대표를 중심으로 비상대책반을 세웠다. 하루에 2번 대책반 회의를 하고 있다. 이곳에서 발생할 수 있는 모든 위험에 미리 대비하고 있다. 본사가 폐쇄되는 상황까지 고려하고 있다고 한다. 대체사업장 모의테스트도 했다.
KB국민카드는 이동철 대표와 임원으로 비상대책위원회를 만들었다. 이 위원회 산하에 종합상황반이 있다. 그 밑에 기획조정, 영업지원, 운용지원의 3개 분과를 뒀다. 이 시스템을 통해 이번 사태에 대한 의사 결정과 지휘통제를 하고 있다.
대책2 언택트 강화→온라인결제 확장
다음으로 언택트(Untact, 비대면) 부문을 강화하고 있다. 인터넷이나 모바일에서 보다 쉽게 카드를 사용토록 하겠다는 것. 사회적 거리두기 캠페인으로 백화점이나 영화관을 찾는 사람이 줄어, 카드 사용이 감소한데 따른 대책이다.
신한카드는 인터넷 홈페이지와 모바일 애플리케이션인 ‘신한페이판’을 전면 개편했다. 고객들이 보다 편하게 온라인 채널을 사용할 수 있게 하기 위해서다.
맞춤형 카드도 선보이고 있다. 신한카드는 ‘딥원스 카드’를 선보였다. 넷플릭스, 웨이브(SK텔레콤의 서비스) 등 온라인동영상 서비스(OTT)를 이용하면 마이신한포인트(최대 6000점)를 준다.
현대카드는 ‘DIGITAL LOVER’를 내놓았다. 주요 간편결제 서비스(네이버페이, 삼성페이, 카카오페이, SSG페이 등)를 이용하면, 결제금액의 5%를 매월 1만원까지 할인해준다. OTT 서비스를 이용할 때에도 할인혜택을 준다.
이벤트도 하고 있다. 우리카드는 ‘홈 힐링 이벤트’를 진행 중이다. OTT 서비스를 이용하면 추첨을 통해 미니빔프로젝트, 교촌치킨 등을 준다. BC카드는 자사 카드로 왓챠플레이의 정기결제시 3개월 동안 매달 3000원을 할인해준다.
대책3 가맹점 돕기로 ‘윈윈’
중소형 가맹점 지원에도 힘을 쏟고 있다. 힘든 시기를 버티지 못하고 가맹점이 파산할 경우, 가맹점 수수료 수익이 주수입원인 카드사도 큰 타격을 입게 되기 때문이다. 이런 점에서 가맹점과 상생하기 위한 노력을 펼치고 있다.
우선 금융 지원을 해주고 있다. 롯데카드는 이번 사태로 피해를 받은 사실이 확인된 영세 가맹점에게 신용카드 결제대금 청구를 유예해주고 있다. 카드 대출의 이자 인하도 해주고 있다. 삼성카드와 신한카드, 하나카드, 현대카드, KB국민카드도 이런 지원을 하고 있다.
수수료 부담도 덜어준다. 롯데카드와 신한카드는 QR코드를 기반으로 간편결제 기능을 만들었다. 이를 이용하면 별도의 단말기 없이 스마트폰으로 결제할 수 있다. 단말기를 통해 결제하면 중간과정에 있는 밴(VAN)사도 수수료를 받는다. 하지만 이 QR코드 시스템에서는 가맹점과 카드사가 바로 연결돼, 중간 수수료가 발생하지 않는다. 그만큼 가맹점이 내야 하는 수수료가 줄어드는 셈이다.
마케팅 지원에도 열심이다. 신한카드는 마케팅 플랫폼인 ‘마이샵 파트너’의 비용을 지원하고 있다. ‘마이샵 파트너’는 스마트폰 애플리케이션이다. 가맹점주가 이 앱에 쿠폰 등 알리고 싶은 내용을 입력하면, 빅데이터를 활용해 적합한 고객을 찾아준다.
KB국민카드는 중소형 가맹점의 마케팅을 지원하는 서비스를 새로 내놓았다. 이름은 ‘아보카도(ABOCADO, Advertisement Based On CArd Data Offering)’다. 빅데이터를 활용해 가맹점주가 희망하는 고객에게 맞춤형 마케팅 메시지를 보내준다.
카드업계 관계자는 CNB에 “결제 수수료가 인하돼서 수익성이 나빠졌는데 코로나 사태까지 겹쳐서 걱정”이라며 “비상경영을 하면서 온라인 채널을 강화하고 있다. 예의주시하면서 이번 사태를 지켜보고 있다”고 말했다.
(CNB=손정호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