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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생생현장] 현대백화점·KT·SKT…코로나 없는 ‘가상세계’ 가보니

포복절도 노래교실·AR고궁 탐방…‘집콕 블루’ 저만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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cnbnews 선명규기자 |  2020.04.13 10:02:08

유튜브 채널 '현대백화점TV'에 올라온 ‘정자매쇼, 안방노래교실’의 한 장면. 두 강사가 노지훈의 ‘손가락 하트’를 부르고 있다. (유튜브 방송화면 캡쳐)

바깥의 일상이 멈췄다. ‘재택’(在宅)의 날들이 길어지고 있다. 제한된 공간에서 주로 생활하다보니 무기력증을 호소하는 이들이 늘고 있다. 전문가들은 이런 때일수록 마음에도 방역이 필요하다고 말한다. 그런데, 어떻게? 웃을 일은 좀체 없고 꽃바람 맞으러 나가기엔 마뜩잖은 요즘. 손쉽게 심신을 환기할 방법이 있다. 유투브로 무대를 옮긴 백화점 문화센터, 가상으로 걷는 덕수궁 등이 당장 해볼 만한 ‘집콕 맞춤형’ 콘텐츠. 노래교실에서 무아지경으로 따라 부르고, 고즈넉한 궁을 탐방하다 보면 ‘코로나 블루’(코로나 확산으로 겪는 우울감)는 어느새 한 발 물러나 있다. (CNB=선명규 기자)

유투브로 ‘문센’ 옮긴 현대百
SK텔레콤은 AR 덕수궁 구현
몸 풀리는 ‘홈트’ 이용도 급증



“솨! 솨!”

추임새 곁들여진 전주가 흐르면서 동시에 온몸의 세포가 고개를 들었다. 화면을 차지한 똑 닮은 두 여성이 함께하자고 했다. “손가락 하트 하트 하트~ 내 맘을 받아 주세요~”라며 노지훈의 ‘손가락 하트’를 열창하자 덩달아 입술이 꿈틀거렸다. 슬슬 시동이 걸렸다. 노랫말에 따라 손가락으로 만든 하트 모양을 앞으로 콕콕 찌르자 어깨가 들썩거리며 자동반사했다. 속도가 붙었다. “엄지 엄지 엄지 엄지 검지 만나~”란 사랑의 절정에 다다르자 마침내 흥이라는 것이 폭발해 급발진했다. 당장 서 있는 그곳이 주체할 수 없는 노랫가락과 춤사위로 어우러진 한바탕 노래방이 됐다.

지난주 유튜브 채널 ‘현대백화점 TV’에 올라온 ‘정자매쇼, 안방노래교실’의 한 장면. 인기 노래강사이자 실제 자매인 정성을, 정진향 씨가 진두지휘하는 포복절도 노래쇼 앞에선 누구나 쉽게 무장해제 된다. 형식은 ‘보이는 라디오’와 비슷하다. 재밌는 에피소드를 두 강사가 만담꾼처럼 풀어놓다가 중간 중간 트로트, 올드팝 등을 부른다. 작은 손짓부터 유연한 웨이브까지 맞춰 선보이며 보는 이들의 내재된 즐거움을 깨운다. 흥으로 쾌속 질주하는 약 30분짜리 영상이 끝나면, 그동안 생긴 답답증은 훨훨 날아가 버린다.

‘노래’ 콘텐츠만 있는 것은 아니다. 현대백화점은 지난달 말부터 유투브에 매주 두 번씩 ‘문화센터’를 업로드하고 있는데, 나머지는 ‘요리’다. 이탈리안 레스토랑 ‘h450’의 총괄 셰프 김형석 씨가 장보기 팁과 간단한 요리 레시피를 소개하는 ‘슈퍼마켓맨, 장 봐주는 남자’이다.

가령 의뢰인이 출연해 “지금껏 먹어보지 못한 맛있는 샐러드를 맛보고 싶다”고 하면, 김 셰프가 현대백화점 식품관을 돌며 5개 미만으로 재료를 구하고, 이를 활용해 쉽게 조리하는 방법을 알려주는 식. 집에서 삼시세끼 해결하는 날이 많은 요즘에 알맞은 콘텐츠다.

현대백화점 측은 “문화센터 휴강을 아쉬워하는 고객들에게 즐거움과 유익한 정보를 제공하기 위해 이 같은 유투브 특강을 진행하게 됐다”고 설명했다.

 

SK텔레콤은 수천 장의 항공사진과 AR요소기술을 기반으로 덕수궁을 3차원 입체 표현한 ‘AR 덕수궁’을 선보였다. (사진=SK텔레콤)


화면에 고궁 띄워 자녀와 탐방

손바닥만 한 스마트폰만 있으면 면적 6만1205㎡에 달하는 덕수궁이 손 위로 날아든다. SK텔레콤이 자사 애플리케이션 ‘점프 AR’에서 선보인 ‘AR 덕수궁’은 최근 집에서 어린 자녀와 보내는 시간이 부쩍 늘어난 부모들에게 유용한 기능이다.

함녕전, 준명당, 중화전 등 12개 건물을 이리저리 돌려가며 입체적으로 볼 수 있는 것이 특징. 상공에서 내려다 본 모습부터 일반 눈높이에서 관람 가능한 장면까지 확대·축소·이동해가며 탐방 가능하다.

소소한 재미와 세세한 정보를 주는 기능도 있다. ‘전생 찍기’를 선택하면 셀피를 통해 사용자가 왕, 왕비, 영의정, 수문장으로 변한 모습을 합성해준다. 편의시설이나 추천경로를 터치하면 화장실은 어디에 있는지, 휠체어가 다닐 수 있는 경로는 어디인지 알려준다.

가상이지만 사실적으로 다가오는 요인은 꼼꼼한 사전 작업. 드론으로 찍은 사진 2000여장, 건물과 공간 구석구석을 담은 그라운드 사진 7500장을 가공해 3D로 생생하게 구현했다.

전진수 SK텔레콤 5GX 서비스사업본부장은 “‘AR 덕수궁’은 고도의 공간인식과 트래킹기술을 활용해 방대한 양의 3D 공간 데이터를 다양한 시야각에서 즐길 수 있도록 개발했다”고 말했다.

 

코로나19로 집에 머무는 시간이 길어지면서 홈트레이닝을 하는 이들이 늘고 있다. (사진=LG유플러스)


편했던 홈(Home)이 펀(Fun)하게

언택트(Untact)가 일상이 되면서 집안에서 즐거움과 유익함을 찾는 사례도 급증하고 있다.

KT에 따르면, 올해 1분기 AI서비스 기가지니의 발화량(기기와 말로 대화)이 전 분기 대비 38% 늘었는데, 그중 핑크퐁 칭찬하기(333%), 구구단 연습(277%), 끝말잇기(82%), 속담 퀴즈(81%) 같은 키즈 및 게임 서비스 이용이 대폭 증가했다. 개학이 연기된 어린이들이 학습과 놀이를 접목한 서비스들을 주로 이용하면서 생긴 결과다.

몸이 찌뿌드드한 이들은 운동장을 거실로 들이고 있다. 화면 속 강사가 동반자다.

요가, 필라테스 등 250여 편의 운동 콘텐츠를 제공하는 LG유플러스의 홈트레이닝 서비스 ‘스마트홈트’의 이용자 수(MAU·Monthly Active Users)는 지난 3월 기준, 1월 대비 38% 증가했다. 실제로 여기에서 운동이 실행된 횟수는 두 배 이상 늘어난 약 3만 건으로 나타났다.

‘인공지능(AI) 코칭’과 ‘AR 자세보기’를 통해 자신의 자세를 바로잡을 수 있어 효과가 크다.

3주째 재택근무 중인 회사원 이명훈 씨(가명)는 “집에서 일하는 기간이 길어지면서 몸도 무겁고 배도 점점 나오는 기분이 들어 최근 ‘스마트홈트’를 시작했다”며 “혼자라면 금방 포기 했을 텐데 영상을 보며 따라하니 지루하지도 않고 오히려 재미있다”고 말했다. 편하기만 했던 집이 펀(Fun)한 공간으로 거듭나고 있는 것이다.

(CNB=선명규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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