엔씨소프트가 ‘리니지2’의 모바일 버전을 내놓는다. 이를 위해 이 회사의 대표 지적재산권(IP)인 리니지를 다양하게 업그레이드 했다. 새로운 도전은 성공할 수 있을까. 그 콘텐츠 설명회에 다녀왔다. (CNB=손정호 기자)
‘리니지’ 기록 갱신? 사전예약 폭발적
콘텐츠 설명회 취재경쟁 열기 뜨거워
기존작 뛰어넘는 다양한 리뉴얼 눈길
“사전예약자가 500만명을 넘었습니다. 이 속도대로 가면 ‘리니지2’의 기록인 550만명을 돌파해서 700만명 이상에 도달할 수 있을 것으로 보고 있습니다. 모바일 환경에서도 좋은 플레이 경험을 할 수 있도록 노력했습니다.” (이성구 총괄 프로듀서)
지난 8일 경기도 성남시에 있는 엔씨소프트 R&D센터에서 ‘리니지2M’의 콘텐츠 설명회가 열렸다. 이 설명회에는 100여명의 취재진이 몰렸다. 전작인 ‘리니지M’이 여전히 모바일게임 매출 1위를 유지하고 있기 때문에, 신작에 대한 기대감도 높은 것으로 보인다.
‘리니지’와 ‘리니지2’는 PC 기반 온라인게임이다. 이 시리즈의 첫 번째 작품을 모바일로 재해석한 게 ‘리니지M’이고, 이번 신작은 PC 시리즈의 두 번째 작품인 ‘리니지2’를 스마트폰에서 플레이할 수 있도록 새롭게 만든 셈이다.
백승욱 개발실장은 “어느 날 개발자들이 모여서 ‘리니지2를 모바일로 보여줄까’라는 대화를 편하게 나눴다. 그렇게 이번 개발을 시작하게 됐다”며 “‘PC에서 즐기던 플레이 경험이 언젠가는 모바일에서 가능해지겠지’라는 기대감을 현실로 만드는 날을 앞당기고 싶었다”고 말했다. 그만큼 업계를 리드하는 작품을 내놓기 위해 노력했다는 얘기다.
이를 위해 게임을 만들 때 원채널 오픈월드(One Channel Open World, 1만명 이상의 전투가 가능한 방대한 공간)와 심리스 로딩(Seamless Loading, 플레이를 단절시키는 요소를 배제하는 것) 등을 구현하는 데 공을 들였다.
이후 백 실장은 R&D센터 전면의 모니터를 통해 이번 신작의 플레이 화면 영상을 보여줬다. R&D센터의 불이 꺼지고, 모니터 영상만 공간을 밝혔다. 서정적인 음악과 함께 펼쳐지는 그래픽은 정교하면서도 아름다웠다. 무장한 전사 캐릭터는 기개가 넘쳤다. 한 편의 영화를 감상하는 듯한 느낌을 줬다. 그래서일까. 보통 모바일게임에 비해 화면의 구성이나 그래픽 수준이 조금 더 높아 보였다.
AI 적용한 ‘몬스터’ 확대
이날 콘텐츠설명회에 의하면, 이번 게임은 △클래스 & 전직 △장비 시스템 △신탁 시스템 △다이나믹한 카메라뷰 △인공지능(AI) 도입 △필드 이벤트 등에 초점을 맞춰서 개발했다.
김남준 개발실 PD는 “대규모 전투 상황에서 사용할 수 있도록 다양한 클래스와 종족의 무기들을 세심하게 디자인했다”며 “모바일 플랫폼에 맞춰 전투 능력을 보강하고 하이브리드 캐릭터를 도입하는 등 변화에 많은 신경을 썼다”고 말했다.
우선 ‘리니지2M’은 ‘리니지2’의 중요한 클래스들을 모두 받아들였다. 동시에 시스템을 단순하게 조정했다. 유저들이 스마트폰에서 게임을 손쉽고 편하게 즐길 수 있도록 했다. 5개의 종족과 6개의 무기 중 하나씩을 선택해 1차 클래스를 시작할 수 있다. 유저는 게임을 즐기면서 성장할 수 있고, 클래스별로 전직(유저의 등급 변화)이 가능한 방식이다. 다양한 등장인물별로 다른 외모와 성격, 스토리가 잘 어우러지도록 디자인했다는 게 김 PD의 설명이다.
장비 시스템도 보강했다. 캐릭터들이 자주 사용하던 크리스털 지팡이는 클래스를 대변하는 아이템으로, 포가튼 블레이드는 기능과 디자인 등을 조절하는 리뉴얼을 했다. 아울러 유저들이 레벨의 제한 없이 원하는 무기 아이템을 자유롭게 착용할 수 있도록 했다. 새로운 무기를 사용하는 클래스도 있다.
신탁 시스템은 새롭게 추가했다. 플레이를 하면서 다양한 방법으로 신탁 아이템을 손에 넣을 수 있고, 임무를 수행해 캐릭터를 성장시킬 수 있다. 이 신탁 아이템을 혈맹원들과 나눌 수도 있다. 게임의 모험 흥미를 높이고, 혈맹과의 관계를 돈독하게 할 수 있는 방안을 만든 것으로 보인다.
다이나믹한 카메라뷰도 장점으로 꼽았다. ‘리니지2M’은 ‘리니지2’와 똑같은 프리뷰(Free View)를 제공한다. 유저는 기본으로 설정되는 프리뷰를 통해 게임을 할 수 있다. 또 이후 상황에 따라 뷰의 종류를 달리 할 수 있다. 대규모 전투 상황에서는 쿼터뷰(Quarter View)를 통해 구도를 확인하고 빠르게 방향을 전환하기 쉽다. 숄더뷰(Shoulder View)를 사용하면 1:1 전투를 할 때 사실적인 상황을 경험할 수 있다.
그는 “위험한 사냥터에서 보스를 공략하기 위해 스펙을 높이고 동료들을 모아서 파티플레이를 하는 쾌감이 포인트”라며 “다양한 종류의 뷰를 선택해 다수의 유저들이 부딪히는 상황에서 적의 위치를 확인할 수 있다”고 강조했다. 게임을 플레이했을 때 참여자들이 로망을 느낄 수 있도록 디자인했다는 얘기다.
‘전설’ 원칙 지키되 상실감 최소화
인공지능(AI) 기술도 적용했다. 그는 “몬스터의 행동은 기본적으로 기획된 패턴이다. 이 패턴에 AI를 결합하는 방식을 도입했다”며 “몬스터 보스 중 하나인 여왕개미는 자식들을 먹여 살리기 위해 많은 먹이가 필요하다. 여왕개미는 AI에 따라 패턴을 벗어나 우발적인 행동을 하는 경우가 있다”고 말했다. 엔씨소프트는 이런 AI의 이용을 점점 확대할 계획이다.
필드 이벤트도 기다리고 있다. ‘럭키 몬스터’는 몬스터를 처치할 때 큰 경험치와 희귀한 아이템, 스킬 등을 얻을 수 있다. 강력한 무기인 ‘마검 자리체’를 필드 사냥 중에 만날 수 있는 ‘월드 이벤트’도 있다. ‘마검 자리체’가 등장하면 아덴월드 멀리에서도 이를 확인할 수 있는 전조현상을 느낄 수 있다. 이를 얻은 유저는 외형이 변하면서 상대방을 제거할 수 있는 힘을 얻게 된다.
아쉬운 건 일부 게이머들이 엔씨소프트가 지나치게 ‘리니지’ IP에 집중하는 것 아니냐는 우려를 드러냈다는 점이다. 새로운 스토리를 토대로 한 게임이 아니라 기존 명성에 의존하고 있다는 시선이다.
하지만 이 게임이 ‘리니지’의 명성을 이어가는 또 하나의 걸작이 될 수 있을까라는 질문에는, 현장의 반응으로 추정하면 충분한 가능성이 엿보였다.
김 PD는 “‘리니지’ 시리즈의 ‘하이 리스크 하이 리턴(high risk high return)’ 원칙을 이번에도 지키려고 했다”면서도 “워낙 고난이도 게임이다 보니 실패를 반복하는 부분은 완화해서 상실감을 최소화 했다”고 자신감을 드러냈다.
(CNB=손정호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