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인가구 증가, 간편식 선호 등 소비트렌드가 바뀌면서 불황에 빠진 오프라인 유통채널 중 편의점만 유일하게 성장곡선을 그리고 있다. 이에 동원F&B, 한국야쿠르트 등 식음료 기업들이 ‘편의점 전용 상품’을 잇따라 출시하면서 편의점업계와 ‘윈윈 전략’을 펼치고 있다. (CNB=김수식 기자)
식음료업계, 편의점 통해 활로 모색
1인가구 겨냥한 신제품 앞다퉈 출시
당장은 윈윈하지만…연결고리는 의문
먼저, 동원F&B는 자사의 건강기능식음료 브랜드 GNC를 통해 편하게 하루 1포로 비타민을 섭취할 수 있는 ‘GNC 비타스틱’ 2종(메가맨 비타스틱, 우먼스 울트라메가 비타스틱)을 출시했다. 비타민 C, 비타민 A, 비타민B군, 비타민 D 등 비타민 6종과 아연, 엽산 등 미네랄 3종이 들어있다. 전국 1만3000개의 CU 편의점에서 구매할 수 있다.
한국야쿠르트는 드링크 발효유 ‘위엔’을 선보였다. 2000년 출시한 ‘헬리코박터 프로젝트 윌’을 재해석했다. 용량을 300㎖로 늘리고, 카톤팩을 자사 드링크 발효유 중 최초로 적용했다. 회사 측에 따르면, 한국야쿠르트의 특허 유산균인 ‘HY2743’, ‘HY2177’을 비롯해 1000억 프로바이오틱스 유산균을 첨가하고, 차조기 농축액을 함유해 더욱 건강하게 즐길 수 있다.
기존 인기 제품을 편의점과 협업해 리뉴얼한 곳도 있다. 크라운제과는 이마트24와 협업해 인기 캐러멜 제품인 ‘마이쮸’를 아이스크림으로 각색한 ‘마이쮸바’를 출시했다. 마이쮸바는 올해 5월 31일 출시 한 달 만에 이마트24에서 판매하는 아이스크림 제품들 중 매출액과 판매수량 면에서 ‘베스트 10’안에 들었다.
LG생활건강 자회사인 해태htb는 세븐일레븐과 함께 1981년 출시 이후 마니아층의 많은 사랑을 받고 있는 음료인 ‘포도봉봉’을 아이스크림으로 재탄생 시킨 ‘포도봉봉바’를 선보였다. 업계에 따르면, 음료처럼 달콤하게 씹히는 포도알을 즐길 수 있는 것이 특징인 이 제품은 출시 첫날부터 소셜네트워크서비스(SNS)상에서 화제가 되기도 했다.
이 외에도 정식품은 CU에서 ‘베지밀 영양든든 한끼두유’를, GS25에서 초콜릿과 두유를 조합한 ‘베지밀 두유 라이크 쇼콜라’, 두유와 쌉쌀한 녹차 맛이 어우러진 ‘베지밀 말차두유’ 등을 판매하고 있다. 또 풀무원은 편의점 주 이용층인 1인 가구를 겨냥해 CU 전용 제품 ‘생가득 얇은피꽉찬속 만두’를 선보였다.
편의점을 신제품 테스트베드(실험공간)로 활용하는 기업도 늘고 있다. 하루 매출이 바로 잡히고 소비자 반응이 빨라 제품의 성공 여부를 빠르게 알 수 있는 편의점의 장점을 활용한 것. 삼양식품은 지난 5월, CU 전용 제품으로 판매하던 ‘마라탕면’이 마라 열풍과 맞물려 높은 인기를 기록하자 ‘마라볶음면’을 추가해 ‘마라탕면’ 2종을 봉지라면으로 정식 출시했다.
식음료업계가 편의점을 찾는 이유
이처럼 식음료업계가 편의점에 적극적인 ‘러브콜’을 보내는 이유는 오프라인 유통채널 중 유일하게 성장 곡선을 그리는 곳이 편의점이기 때문. 산업통상자원부에 따르면, 국내 편의점은 올해 1분기 4.4%, 2분기 3.9% 매출이 신장했다. 2016년부터 매년 연간 10% 수준의 매출 증감을 기록하고 있다.
업체별로 들여다보면 편의점 CU를 운영하는 BGF리테일의 올해 상반기 매출액은 전년 동기 대비 2.54% 증가한 2조8663억원으로 나타났다. 같은 기간 영업이익도 5.81% 늘어난 873억원이다. GS25 역시 올 상반기에 영업이익이 1136억원으로 33.3% 증가했다. 세븐일레븐을 운영하는 코리아세븐도 상반기 영업이익이 15.6% 늘어난 230억원을 기록했다.
반면 롯데쇼핑, 신세계, 현대백화점, 애경 등 백화점업계의 경우 올해 1분기 매출이 평균 0.5%, 2분기 1% 증가하는데 그쳤다. 롯데마트, 이마트, 홈플러스 등 대형마트업계는 올해 1분기 평균 매출이 -3.1%, 2분기 -5.1% 역신장했다.
식음료업체는 이같은 편의점의 성장세에 주목한 것이다.
이는 양 업계가 윈윈하는 결과를 낳고 있다. 산업부에 따르면, 올해 6월 편의점의 식품 매출은 전년 같은 시기에 비해 3.5% 증가했다. 비식음료매출 증가율(2.5%)을 웃도는 수치다. 그 결과 편의점 매출에서 식품이 차지하는 비중도 지난해 평균 53.5%에서 올해 6월 55%로 높아졌다.
하지만 이들이 언제까지 사이좋게 지낼지는 알 수 없다. 대형마트 매출이 주춤하면서 지금은 편의점으로 무게 중심이 이동했지만, 새로운 소비트렌드가 나타나면 언제든지 이동할 수 있기 때문이다.
업계 관계자는 CNB에 “편의점에서 식품이 잘 팔린다고 해서 업계 전체 실적이 오른다고는 볼 수 없다”며 “게다가 최근 편의점에서 PB(자체브랜드)를 내놓으면서 미묘한 경쟁구도가 형성되고 있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각 유통 채널에 맞는 다양한 제품을 만들기 위해 노력할 필요가 있다”고 덧붙였다.
(CNB=김수식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