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진부기자 | 2019.09.04 11:46:27
일제 강점기에 일본 일왕숭배와 일본군 징병을 거부해 한국인 66명이 수감되고 이 중 6명이 옥사한 일명 '등대사 사건'의 재판 기록이 최초로 공개됐다.
서울 서대문형무소 역사관은 지난 3일 '변하는 역사, 변하지 않는 양심'이라는 주제로 '등대사 사건 80주년 기념 특별전시회'를 개막했다. 전시는 29일까지다.
'등대사 사건'이란 국내 최초 양심적 병역거부 사건이다. 1939년 일제강점기 시대에 일본이 요구하는 일왕숭배와 일본군 징병을 거부한 여호와의 증인 신도(남녀 포함 66명)가 평균 4년 6개월 동안 수감됐다. 그러나 이들의 죄목은 '치안유지법 위반'으로 기소됐으며 이 중 6명이 옥사한 사건이다. 6명 중 한명은 일본 형무소에서 사망했다.
이번 등대사 사건 80주년 기념 특별전시는 국사역사편찬위원회에서 보관 중인 6000페이지 분량의 당시 재판 관련 기록들을 최초로 대중에게 공개하는 전시여서 큰 의미가 있다.
이번 전시에는 당시 5년 5개월 동안 수감됐던 장순옥 씨(1918~2012)가 서대문 형무소에서 궁성요배(일본 일왕의 궁을 향해 절하는 것)를 끝까지 거부해 불법적인 고문을 겪은 점도 소개되고 있다.
이날 개막식에 참석한 성공회대 한홍구 교수는 "저는 과거에 일본이 일제강점기에 우리나라에 징병제를 실시한 것이 44년인데, 왜 5년 전인 39년에 이들을 모두 잡아갔는지, 그리고 징병거부인데 '왜 여성들까지 잡아갔을까'가 의문이었다"며 "여기에는 '전향'이라는 문제도 있다. 제가 알기에는 박헌영 등 비전향자가 대략 20명 정도였던 것으로 기억하는데, 일제강점기에 여호와의 증인 평신도들이 전향을 거부했다는 것은 어마어마한 사건이며 결국 이들은 일본제국주의가 가장 두려워했던 사람들"이라고 말했다.
CNB뉴스= 김진부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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