부산시가 중국 철강기업의 지분으로 건립하는 GTS(스텐리스 냉연공장)를 업계와 여론의 반대에 부딪혀 쉽사리 유치 결정을 내리지 못하고 있는 가운데 오원세 부산시의원이 조속한 결정을 촉구하고 나섰다.
부산시의회 해양교통위원회 오원세 의원(강서구2, 더불어민주당)은 27일 제280회 임시회 1차 본회의 5분 자유발언을 통해 해당 사업 유치에 부산시의 현명한 판단을 촉구한다고 언급했다.
오원세 의원은 “일자리가 부족한 부산시 입장에서 다른 기업처럼 인센티브를 요구하지도 않고 입주 허가만을 요청하는 기업에 대해 야멸차게 거절한다면 다시는 이런 기업의 유치 기회는 오지 않을 것”이라고 부산시에 ‘기회를 놓치지 말 것’을 주문했다.
그러나 중국 대형 철강업체인 청산강철이 부산에 공장을 건설하게 되면 포항 포스코를 비롯한 국내 철강업계가 흔들릴 것이라고 업계 내에서 전적으로 반대하고 있는 상황이다. 국내 철강기업인 길산그룹과 지분 반반씩 합작으로 건설하지만 중국 대형 철강업체의 진출이 국내 철강산업에 큰 영향을 미칠 것이라는 지적이다.
이에 오원세 의원은 “지난해 부산의 전 세계 철강 수출 금액은 32억 4254만 달러이며 수입 금액은 32억 8958만 달러로 수출과 수입 액수가 비슷해졌다”며 “해마다 무역 수지 적자 규모가 줄어들고 있는 상황”이라고 말했다.
그러면서 “부산은 주로 중국에서 철강 관련 품목을 수입하고 있는데 일본보다 더 많은 양의 철강을 사들이고 있다”며 “이미 부산에서 생산되는 철강 제품 대부분은 중국으로부터 수입되는 상황에서 중국 기업이 한국 기업과 합작해 부산에 입주하겠다는 게 크게 문제가 될 일인지 생각해야 한다”고 입장을 밝혔다.
그러나 철강업계는 ‘부산시가 지역 경제 살리자고 국내 철강산업을 쑥대밭으로 만들려고 한다’고 비판하는 입장을 낸 바 있다. 업계에서는 지난 6월 “이미 국내 철강 시장이 포화 상태에서 청산강철 합작 회사가 국내 연간 생산량의 3분의 1인 18만톤을 낮은 가격에 내놓게 되면 국내 업체들은 고사 위기에 놓일 수밖에 없다”고 설명했다.
이는 부산시의 신규 투자 유치에 따른 고용 창출 효과보다 기존 국내 동종업계의 가동 중단에 따른 대규모 실직 타격이 더 클 것이란 전망이다.
그러나 오 의원은 “우리 지역업체가 아닌 창원, 포항업체가 부산까지 와서 기업 유치를 하라마라 하는 건 결코 옳게 보이지 않기 때문에 부산시는 객관적이고 현명하게 판단해야 한다”며 “우리 지역이 아닌 타지역의 업체가 외압으로 간섭하는 것에 흔들리거나 밀리지 말고 오직 부산 경제 살리기에 초점을 두고 부산시가 현명하게 대처하길 바란다”고 입장을 굳건히 밝혔다.
부산시에 따르면 시는 아직 청산강철 합작 유치에 대해 내부 검토 단계에 있어 최종 결재까지 올라간 상황은 아니다. 지금까진 중국 철강 공장 유치 추진 또는 취소 여부에 대한 큰 움직임은 보이지 않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