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의 대표 힙합 가수 에미넘의 곡 ‘루즈 유어셀프’(Lose Yourself)와 방탄소년단(BTS)의 앨범 ‘러브 유어셀프 결 앤서’(LOVE YOURSELF 結 Answer) 수록곡 ‘앤서:러브 마이셀프’. 비슷한 제목의 두 노래는 어떻게 다를까?
“에미넘의 곡은 승패 구도에서 결국 성공해야 한다는 경쟁 서사를 벗어나지 못한 반면, 방탄소년단 곡은 승자가 되긴 어려워도 '난 날 사랑해'라고 말한다” 문학평론가인 신형철 조선대학교 문예창작학과 조교수의 설명이다.
신 교수는 26일부터 3일간 강남구 삼성동 슈피겐홀에서 열리는 ‘BTS 인사이트 포럼’에 강연자로 참여해 이같이 말했다.
‘BTS 인사이트 포럼’은 문화마케팅그룹 머쉬룸이 주최한 행사로, 방탄소년단 신드롬을 사회적인 현상으로 규정하고 문학, 미술, 인문학 등 여러 분야에서 조명했다. 국내외 학자, 마케터, 크리에이터 등이 강연자로 나섰다.
신 교수는 방탄소년단이 유엔 연설에서도 설파한 '러브 유어셀프'란 '만트라'(주문)가 신자유주의 시대의 세계 청년들에게 갖는 의미를 분석했다.
그는 "유엔 연설 영상에 우는 팬들을 보며 감동했다"며 "방탄소년단이 팬들에게 '이 주문으로 갑옷을 입혀줬구나, 방탄 된 영혼을 만들어줬구나'란 생각을 했다. 밖에서 승자가 되긴 어려워도, 집에 돌아와 '난 날 사랑해, 상관없어'라고 한다면 얼마나 대단한 것인가. 방탄소년단은 '져도 된다'라고 얘기한다"라고 설명했다.
그러면서 "방탄소년단 만트라가 세계를 바꾸는 구호로 재설정된다면 이들은 혁명적 예술가가 되지 않을까"라고도 기대했다.
영국 킹스턴대 콜레트 발메인 영화·미디어학부 교수는 방탄소년단이 새로운 남성성을 제시하며 서구 젊은이들에게 해방감을 줬다고 분석했다.
발메인 교수는 "남녀 성 역할이 이분법적인 서구에서 남성은 자기감정 표출을 두려워한다"며 "그러나 방탄소년단은 노래, 옷이나 멤버들 간의 친밀한 모습 등 여러 루트를 통해 감정을 자유롭게 표현하며 헤게모니 적인 남성성의 관념에서 벗어났다"고 설명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