캐릭터 산업의 영토가 빠르게 확장되고 있다. 한국콘텐츠진흥원에 따르면 시장 규모가 작년 기준 12조7000억원에 달한다. 이를 반영하듯 ICT기업들은 전문샵을 오픈하면서 저마다의 매력을 어필하고 있다. 이에 CNB는 매주 인기 캐릭터샵을 소개하고 있다. 여섯 번째는 각 기업 캐릭터샵의 소규모 발전방안이다. <편집자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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게임 3사, 저마다 다양한 장단점
CGV, 토종 캐릭터상품 개발 좋을 듯
네이버․카카오, 애니메이션도 만든다면
우리 캐릭터샵이 조금만 더 성장하는 길은 없을까.
게임사들(엔씨소프트·넷마블·넥슨)은 저마다 개성이 넘치는 캐릭터 가게를 운영하고 있다. 모두 훌륭한 매력포인트가 넘치지만, 조금씩 아쉬운 면들도 있었다.
엔씨소프트가 가로수길에 문을 연 ‘스푼즈’는 자체 캐릭터 브랜드다. 가게의 겉과 내부를 모두 민트색을 중심으로 칠하는 등 통통 튀는 즐거움을 주는 장점이 있다. 아이돌그룹 뉴이스트를 활용한 콜라보레이션으로 색다른 매력을 더했다. 주된 캐릭터가 비티(BT), 신디(Cindy), 디아볼(Diabol), 핑(Ping), 슬라임(Slime)으로 ‘스푼즈’ 매장만을 위해 만들어진 점이 아쉬움으로 남는다.
엔씨소프트는 다양한 인기게임을 보유하고 있다. ‘리니지’ ‘아이온’ ‘블레이드 & 소울’ ‘길드워’ 등이 바로 그것. 이 콘텐츠들은 모두 매력적인 스토리와 등장인물을 갖추고 있다. 그 자체로 이미 하나의 멋진 예술작품이다. 하지만 ‘스푼즈’에는 이 게임들을 활용한 제품이 별로 없다. 주요 등장인물의 피규어도 만날 수 있다면 팬들에게 보다 효율적으로 어필할 수 있지 않을까.
넷마블은 신촌에 ‘넷마블스토어’의 새 둥지를 틀었다. 기존 홍익대 매장을 철수하고, 현대백화점 신촌점 지하2층으로 새롭게 오픈했다. 지하철 2호선 신촌역과 바로 연결돼 있어서 유동인구가 많다. 매장 전면이 열려 있어서 누구나 쉽게 내부를 확인할 수 있다. 자체 캐릭터인 넷마블프렌즈와 함께 인기게임 피규어 등 다양한 상품을 갖췄다.
상황이 이렇다 보니 아직 약간 어수선한 느낌이다. 유동인구가 많고 오픈 형태의 전면구조라서 그런지, 직원들이 예민해져 있다는 느낌을 받았다. 직원들이 보다 차분하고 친절하게 방문객들에게 다가서면 더 좋지 않을까. 고객들이 보다 편안한 마음으로 매장 안에 오래 머물면서 쇼핑할 수 있도록 하는 방법을 찾으면 좋을 것으로 보인다.
넥슨은 홍대 거리에 ‘네코제스토어’를 운영하고 있다. 꿀템카페 2~3층 공간에 자리해 있다. 오픈플랫폼(유저에게 무료로 참여기회를 제공하는 곳) 형태라서 가장 규모가 작다. 아직 유명하지 않은 아티스트와 팬들에게 넥슨 게임의 지적재산권(IP)을 활용한 제품을 만들어서 판매하고 있다는 점이 이상적으로 보인다.
하지만 개인 또는 소규모 그룹의 사람들이 만든 제품을 주로 판매하다보니, 프로페셔널함이 조금 부족해 보인다. 네코제스토어의 경우 오픈플랫폼 형태를 유지하면서, 회사 차원에서 기획해 만든 보다 세련된 제품을 함께 판매하면 좋을 것 같다. 이렇게 하면 개인 아티스트들의 소규모 생산제품의 한계를 극복할 수 있을 것으로 보인다. 아울러 홍보와 마케팅을 늘리면 보다 많은 사람들이 찾지 않을까.
문화업계 관계자는 CNB에 “게임사 캐릭터샵은 게임 IP를 활용한 상품이 많다”며 “앞으로는 TV 애니메이션 등 다양한 분야에서 콘텐츠를 제작하고 제품으로 만들어, 대중적으로 친숙한 브랜드를 만들기 위한 노력이 필요할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한국을 넘어 세계로…
CJ CGV는 ‘씨네샵’을 갖고 있다. 씨네샵은 전국 CGV 채널을 통해 42개의 가게를 운영하고 있다. 사시사철 다양한 국내외 영화를 소개하는 CGV는 항상 문화콘텐츠를 좋아하는 사람들이 많이 찾는 곳이다. 헐리우드 대형 스튜디오의 블록버스터 영화와 애니메이션을 활용한 제품들이 많아 뉴욕거리를 걷는 기분을 느끼게 해준다.
씨네샵은 해외 매장이 아직 없다는 점이 아쉬웠다. CGV는 미국과 중국, 베트남, 인도네시아, 미얀마, 터키에 321개의 극장을 갖고 있다. 이 극장들에도 씨네샵이 들어서면 캐릭터 사업의 규모가 지금보다 커질 것으로 보인다. CGV는 한국을 대표하는 문화기업이지만, 우리나라 문화콘텐츠를 활용한 제품이 없어서 안타까웠다. 둘리나 영심이처럼, 국민들에게 사랑받는 우리 캐릭터 상품 개발에도 박차를 가하면 좋을 것이다.
네이버의 라인프렌즈, 카카오의 카카오프렌즈는 매장이 크다. 보통 두 기업의 플래그십 스토어는 도심 속의 테마파크처럼 3층 정도의 규모를 자랑한다. 우리나라 양대 포털사이트 기업에서 운영하는 만큼, 이처럼 커다란 매장이 도심 속 곳곳에 자리해 있어서 찾기도 쉽다. 보통 1~2층에서 캐릭터 상품을 구매하고, 3층 카페에서 음료를 마시며 쉴 수 있는 장점도 있다.
라인프렌즈와 카카오프렌즈는 매출도 빠르게 성장 중이고, 해외에서도 좋은 반응을 얻고 있다. 두 기업은 자체 캐릭터 주인공들을 활용한 애니메이션으로 영역을 확장하면 좋겠다. 라인프렌즈(브라운, 코니, 샐리, 초코, 레너드, 문, 제임스, 보스, 제시카, 에드워드, 팡요), 카카오프렌즈(라이언, 어피치, 프로도, 네오, 무지, 콘, 튜브, 제이지) 등 큰 인기를 누리고 있는 친구들이 있다. 기승전결 구조의 스토리를 토대로 애니메이션을 만들 수도 있을 것이다.
문화업계 관계자는 CNB에 “라인프렌즈와 카카오프렌즈는 귀엽고 예뻐서 사람들에게 인기가 많다”며 “이를 활용해 ‘뽀로로’ 같은 스토리가 있는 장편 애니메이션과 만화 등을 만들어도 좋은 반응을 얻을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CNB=손정호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