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북 영양산촌생활박물관은 2019년 8월 개관 제13주년을 맞아 지역의 유명한 특산물 중의 하나였던 ‘영양 숫돌’의 생산에 얽힌 이야기를 담은 '돌구데이에서 다듬은 영양 숫돌'을 발간했다고 13일 밝혔다.
박물관은 소규모 지방박물관임에도 불구하고 2006년 개관한 이후 매년 지역의 역사와 문화를 조사한 결과를 한 권의 책으로 출판해 배포함으로써 지역민의 정체성 함양에 기여하고 있다.
특히 박물관의 출판물은 타 박물관의 출판물과 달리 2012년부터 남녀노소 누구라도 한글만 알면 흥미를 갖고 읽을 수 있도록 한글 우선의 동화책 형태로 제작하여 지역민에게 크게 환영받고 있다.
박물관에서는 2017년 발간한 '소나무 그을음을 빚는 송연먹방'에 이어서 올해에는 지역의 특산물에 대한 2번째로 영양군 청기면 산운리와 일월면 가곡리 일대에서 1990년대까지 생산됐던 ‘영양 숫돌’에 대한 이야기를 담았다.
‘영양 숫돌’은 숫돌 제작에 적합한 광맥이 형성돼 있는 청기면 산운리 일원에서 채석되기 시작했으며, 19세기 말에 편찬된 '영양읍지(英陽邑誌)'에 해당 기록이 전하는 것으로 보아 최소 조선시대부터 생산돼 인근 지역에 보부상을 통해서 유통됐다.
19세기 말까지 소규모로 생산됐던 '영양 숫돌'은 일제강점기인 1925년 경 지역의 재력가인 정만규(1893~1946) 씨가 '저석 생산 조합[砥石 生産 組合]'을 설립해 일월면 가곡리까지 생산을 확대함으로써 전국에 보급돼 특산물로 알려지기 시작했다.
'영양 숫돌'은 1970년대 이후 농약과 농기구의 보급 등으로 인해 수요가 감소됨으로써 침체기에 들어갔으며, 기계화 시설을 갖춤으로써 대응했지만 1990년대 이후 값싼 수입산 숫돌이 대량으로 보급돼 결국 생산이 중단됐다.
오도창 군수는 “숫돌은 농산물의 수확량이 낮았던 1970년대 이전까지만 해도 보릿고개를 넘게 해준 특별한 생계수단이었으며, 현재까지 유일하게 전통적인 생산기술이 조사 및 보고됐기에 박물관에서 발간한 이 책은 지역사는 물론 한국사에 있어서도 매우 중요한 의미를 갖는다”라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