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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생생현장] OB·롯데주류…맥주와 영화의 콜라보

‘술 광고’에 ‘술’이 없는 이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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cnbnews 김수식기자 |  2019.07.19 09:23:44

맥주업계가 유투브를 활용해 영화와 웹드라마는 제작, 발표하고 있다. 사진은 오비맥주의 영화 '아오르비'(왼쪽)와 롯데주류의 웹드라마 '괜찮아 안죽어'. (사진=각 사)

맥주업계의 마케팅이 진화하고 있다. 유투브와 손잡고 영화와 웹드라마 등을 제작, 콘텐츠로 소비자들의 마음을 두드리고 있다. 오비맥주는 국내 최초의 인터렉티브 영화 ‘아오르비’(AORB)를 제작했고, 롯데주류는 유투브에 채널 ‘맥주클라쓰’를 오픈해 맥주 자체를 소재로 한 웹드라마를 선보이고 있다. 맥주업계가 직접 콘텐츠 제작에 나선 이유는 뭘까? (CNB=김수식 기자)

오비맥주, 영화 자체로 승부수
롯데주류, 드라마에 맥주 녹여
달라진 세태에 광고전략도 진화
청소년들, 술과 친근해질 우려도


맥주업계가 콘텐츠 제작에 직접 뛰어들었다. 유투브를 활용해 영화와 드라마를 만들어 공개하고 있는 것.

오비맥주의 대표 브랜드 카스는 지난 15일 유투브와 협업해 제작한 인터랙티브 영화 ‘아오르비’(AORB)를 공개했다.

아오르비는 한 남성의 내레이션과 함께 시작된다. 주인공역을 맡은 최우식은 선택의 자유가 없는 ‘선택통제국’에서 정부가 지어준 ‘최Z-163’이라는 이름으로 수많은 사람들과 똑같은 삶을 살아간다. 어느 날 그는 의문의 여성을 만나고, 통제 사회를 탈출해 ‘야스랜드’를 찾아 나선다.

이 과정에서 시청자는 개당 약 1분 30초의 영상이 끝나면 마지막에 줄거리 진행이 달라지는 2가지 경우 중 하나를 선택하게 된다. 5번의 선택 과정을 거치면 영화는 끝난다.

이 영화는 사소한 결정을 내릴 때조차 주변의 의견에 의존하는 결정장애 세대들에게 자신의 선택을 믿고 그 선택을 즐기라는 ‘야스(YAASS)캠페인’의 일환으로 기획됐다. 제목인 아오르비는 A 또는 B를 선택하라는 뜻의 ‘A or B’를 밀레니얼 세대의 어법으로 표현한 것이다.

 

오비맥주는 유투브와 손잡고  인터랙티브 영화 ‘아오르비’(AORB)를 제작했다. (사진=영화 아오르비 캡처)

특이한 점은 영화에는 맥주 카스가 단 한번도 나오거나 언급되지 않는다. 제품 홍보보다는 메시지 전달에 집중하기 위해서다.

지난 12일 아오르비 시사회에서 남은자 오비맥주 마케팅 전무는 “밀레니얼 문법에 다가가려고 많은 고민을 했고, 그 고민의 결과가 선택희비극 아오르비”라고 말했다. 이어 “지금의 20대들은 사소한 선택을 할 때에도 주변의 시선이나 편견에 신경을 쓴다고 한다”며 “일명 ‘메이비 세대’라고 불리는 선택 장애 세대인데, 카스는 이번 영화를 통해 ‘무엇을 선택하든 너만의 선택을 응원한다’는 메시지를 전달하려고 한다”고 덧붙였다.

영화·드라마로 볼거리 제공

오비맥주가 영화를 제작했다면, 롯데주류는 ‘웹드라마’를 만들어 유투브를 통해 공개하고 있다.

롯데주류는 지난 6월 25일부터 엔터테인먼트 유투브 채널 ‘맥주클라쓰’를 운영하고 있다. TV 광고, 온라인 캠페인 영상 등 제품과 브랜드 홍보 목적의 영상들이 주가 됐던 기존 맥주 브랜드 채널들과는 달리, 소비자들이 브랜드와 관계없이 공감할 수 있도록 ‘맥주’ 자체를 소재로 한 웹드라마가 주력 콘텐츠다.

첫 번째 웹드라마인 ‘괜찮아 안죽어’는 직장 생활에서 벌어지는 다양한 사건들을 다룬 ‘오피스 드라마’로 이상과 현실의 괴리, 업무 스트레스, 직장 내 인간관계 등 누구나 쉽게 공감할 수 있는 주제들로 내용을 구성했다.

총 7편으로, 매회 10분 내외로 유투브에 게재된다. 웹드라마 외에도 맥주와 관련된 흥미로운 상식을 소개는 영상들도 주기적으로 게재된다.

롯데주류 웹드라마는 오비맥주와 달리 ‘클라우드’, ‘피츠’ 등 자사 제품들을 전면에 내세우고 있다. 각 편마다 ‘깊고 진한 첫 인상’, ‘풍부함이 필요해’, ‘맥주잔을 기울이는 방법’, ‘내 안의 맥덕 본능’ 등의 제목은 물론, 다양한 이야기의 흐름이 맥주와 깊게 관련돼 있다.

 

롯데주류는 유투브 채널 '맥주클라쓰'를 개설, 주력 콘텐츠인 웹드라마 '괜찮아 안죽어'를 공개했다. (사진=웹드라마 '괜찮아 안죽어' 캡처)

롯데주류 측은 “광고의 느낌을 최소화한 콘텐츠를 통해 소비자들이 콘텐츠 자체를 즐기며 자연스럽게 브랜드에 친숙해 질 수 있도록 유투브 채널을 개설했다”며 “앞으로도 소비자 트렌드에 맞춰 부담 없이 즐길 수 있는 다양한 마케팅 활동을 기획할 것”이라고 말했다.

방송심의 피하려는 의도?

이렇듯 맥주업계는 소비자 트렌드에 맞춰 브랜드 이미지를 강화하기 위한 홍보 통로로 TV가 아닌 유투브를 활용하고 있다.

여기에 또 하나의 이유가 있다. 정부의 주류 광고 제한이다. 청소년들이 주로 시청하는 시간대인 오전 7시부터 오후 10시까지는 주류 광고가 금지돼 있다.

아울러 보건복지부가 2017년 발표한 ‘절주문화 확산을 위한 미디어 음주장면 가이드라인’에는 ▲연예인 모델의 영향력 고려 ▲불필요한 음주 장면 최소화 ▲폭음·만취 등 해로운 음주 행동 묘사 금지 등의 내용이 담겼다.

지난해 군 휴가 중 음주운전 차량에 숨진 고 윤창호 씨의 이름을 딴 ‘윤창호법’ 영향을 받아 같은 해 11월 광고모델이 술을 마시는 장면을 전면금지하기로 했다. 보통 술을 마시면서 내는 ‘캬~’와 같은 감탄사도 안 된다. 이 법안은 내년부터 시행될 예정이다.

비슷한 이유로 맥주업계의 유투브 활동에 우려의 시선을 보내는 사람도 있다. 유투브 이용자 중에 10대 청소년들이 많아서 자칫 악영향을 미칠 수 있다는 것. 이에 대해 맥주업계 관계자는 “유투브에는 다양한 콘텐츠가 공존하고 있다”며 “맥주업계에서 만든 영상에 법적 문제점은 없다”고 설명했다. 아울러 “술을 권하는 광고가 아닌 하나의 콘텐츠로 봐주길 바란다”고 덧붙였다.

 

미디어 콘텐츠 제작 모습. (사진=김수식 기자)

유투브 관계자도 CNB에 “이제 광고성 콘텐츠만으로 고객들의 소비심리를 자극하는 건 한계가 있다. 더구나 주류업계는 방송심의로 광고에 제약이 있다. 이런 이유로 주류업계가 밀레니얼 세대의 입맛에 맞춰 새로운 도전에 나서고 있는 것”이라고 말했다.

(CNB=김수식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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