부산시의회 본회의장 전경 (사진=변옥환 기자)

부산지역 경제 시민사회단체가 부산시 감사위원회의 위원을 부산시장이 임용하는 것은 모순이라며 인사 검증제도 도입을 촉구하고 나섰다.

부산경제정의실천시민연합(부산경실련)은 19일 이와 같은 내용의 성명을 내고 부산시에서 시의회에 이같은 부실한 조례안을 제출하는 것을 되풀이하면 안된다고 경고했다.

지난 18일 부산시의회 기획행정위원회는 제280회 임시회에 개정안을 발의하는 것을 부대조건으로 달아 ‘부산시 감사위원회 구성, 운영에 관한 조례안’을 원안 통과시켰다.

감사위원회는 서울, 광주, 세종, 충남, 제주 등에서 운영하고 있다. 이는 감사관이라는 시 행정조직의 감사기관을 시장으로부터 독립된 합의제 감사기구로 만드는 데 의의가 있다.

그러나 이번에 부산시가 제출한 감사위원회 운영 조례안이 이대로 본회의에 통과되면 위원장 1명을 비롯한 3~7명 이하의 위원은 모두 시장에 의해 임용, 위촉된다. 해당 조례안에 따르면 감사위원장은 시장이 개방형 직위로 임용하고 위원은 시장이 위촉한다.

이에 부산경실련은 “시장의 영향력으로부터 독립하기 위해 도입하는 감사위원회가 위원장, 위원 모두 시장에 의해 임용, 위촉되는 것은 모순”이라며 “감사위원회의 진정한 독립을 위해 인사 검증제도의 도입이 절실히 필요하다”고 제기했다.

인사 검증제도는 인사권을 독점하고 있는 시장의 임명권을 견제하는 제도다. 인사검증특위 경험이 있는 시의회가 위원장, 위원 후보들을 대상으로 인사 검증을 거치거나 시와 시의회 공동으로 인사추천위 구성을 검토할 수도 있다.

또한 부산경실련은 “시가 제출한 감사위원회 구성, 운영 조례안은 감사 대상기관이 명확히 기재되지 않아 어느 곳을 감사하는지 정확하지 않다”며 “조례안 제2조의 ‘자체감사업무’는 시 산하 16개 구·군을 포함하는지 여부를 두고 소관 업무 범위의 다툼 소지가 있다”고 문제점을 지적했다.

부산경실련 관계자는 “독립적 합의제 기관인 감사위원회가 제 역할을 할 수 없을 것이라고 기획행정위 위원들이 지적했던 것을 상기하면 수정 가결 없이 부대조건을 전제로 원안 통과시킨 건 시민을 무시한 처사”라며 “곧 오거돈 부산시정 출범 1년을 맞는다. 감사위원회에 대한 충분한 준비 시간이 있었음에도 불구하고 부실한 조례안을 제출한 것에 대해 이러한 일이 다시 되풀이돼선 안된다는 것을 강력히 경고한다”고 목소리를 높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