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중국 간 무역분쟁과 신흥국 금융불안, 환율·금리·국제유가의 불확실성 등으로 글로벌 경기 전망이 밝지 않다. 여기에다 실업률 증가, 남북경협 교착상태 장기화, 건설·서비스업 침체로 내수시장은 여전히 한겨울이다. 이에 CNB가 주요 기업들의 ‘1분기 성적표’를 토대로 앞날을 내다봤다. 네 번째는 어려움을 겪고 있는 카드업계다. <편집자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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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분기 핫실적③] 주요 건설사 실적 '반토막'...현대건설 나홀로 '봄날'
수수료율 인하로 앞날 ‘안개속’
몸집 줄이며 각자도생 위기돌파
경기 악화로 사업다각화도 한계
1분기에 카드사들은 대체로 우울한 성적표를 받았다.
7개 전업카드사(KB국민, 삼성, 신한, 롯데, 우리, 하나, 현대카드)의 1분기 당기순이익은 4568억원으로 전년 동기에 비해 0.7%(30억원) 감소했다.
회사의 실질적인 영업성적을 가늠할 수 있는 잣대인 당기순이익을 기준으로 살펴보면, 7곳 중 4곳의 규모가 줄었다. 3곳만 성장하는 모습을 보였다.
우리카드는 240억원으로 전년 같은 시기보다 38.9%(153억원), 롯데카드는 299억원으로 35.8%(167억원) 줄었다.
하나카드와 신한카드도 상황이 비슷하다. 하나카드는 182억원으로 28.6%(73억원), 신한카드는 1222억원으로 12.1%(169억원) 하락했다.
삼성카드와 KB국민카드, 현대카드는 방어에 성공했다. 삼성카드는 1분기 당기순이익 1203억원으로 7.9%(88억원) 성장했다. KB국민카드는 780억원으로 8.8%(63억원), 현대카드는 642억원으로 146%(381억원) 증가했다.
이처럼 카드사별로 희비가 엇갈린 이유는 뭘까.
전반적으로 카드사들의 수익이 줄어든 가장 큰 원인은 가맹점 수수료가 1월 31일부터 더 낮아졌기 때문이다. 연매출 5억원 초과 10억원 이하 가맹점의 신용카드 수수료율은 2.05%에서 1.4%로, 10억원 초과 30억원 이하는 2.21%에서 1.6%로 떨어졌다.
카드업계 수익은 최근 대체적으로 조금씩 줄어왔다. 하지만 작년(2018년)에는 분기별로 차이가 있었지만, 1~4분기 종합실적(당기순이익 기준)에서는 전년 대비 소폭 상승했다. 이후 1분기 감소세로 돌아섰기 때문에 업계에서는 긴장하는 분위기다.
회사 규모에 따라 수익의 차이가 두드러졌다는 점도 주목할 필요가 있다. 전업카드사 중 수익이 감소한 4곳 중 3곳(우리, 롯데, 하나카드)은 당기순이익이 300억원 미만이다. 상대적으로 규모가 작은 회사들이 수수료율 인하에 더 취약한 경향을 보였다. 수수료 의존도가 선두그룹보다 보다 더 높기 때문이다.
반면 상위그룹들은 실적 방어에 성공했는데 이는 비용절감 효과로 풀이된다. 삼성카드는 무이자할부 등의 고비용 마케팅을 줄였다. 현대카드는 작년 200명 규모의 희망퇴직으로 인건비를 줄였고, 온라인 발급 비중이 늘어서 모집비용이 감소했다. KB국민카드는 작년 1분기 반영된 희망퇴직 비용(퇴직금) 100억원이 올해 발생하지 않았다. 전년 동기와 비교하면 성장한 것으로 집계됐다.
앞으로는 어떻게 될까. 업계에서는 2분기 이후 실적이 더 악화될 것으로 전망하고 있다. 수수료의 추가 인하분 적용시점이 1월 31일이기 때문이다. 2분기(4~6월)에는 이 인하의 영향이 온전히 반영되기 시작한다. 그렇기 때문에 이번 1분기보다 더 수익이 낮아질 것으로 예상된다.
서영수 키움증권 연구원은 CNB에 “2분기 이후에는 수익이 더 줄어들 것으로 보인다”며 “회사가 얼마나 운용비용을 효율적으로 줄여서 수익감소분을 상쇄할 것인지가 재무건전성을 가르는 잣대가 될 것”이라고 말했다. 카드사들이 이미 1분기에 모집인과 마케팅 등 비용을 많이 줄였으며, 이런 추세가 앞으로 강화될 것으로 봤다.
사업구조 다각화에 한계가 있다는 점도 불안 요인이다. 카드사들은 수수료 수입이 줄어들면서 수익성이 악화되는 문제점을 해결하기 위해 사업구조를 다각화하고 있지만 현재로는 데이터마이닝(빅데이터 속에서 유용한 정보를 발견하는 일) 등 대안사업의 수익성이 그렇게 높지 않다. 수수료 수익 감소분을 상쇄할 정도로 새로운 수익원이 크지 않다는 얘기다.
상황이 이렇다 보니 업계의 구조변화도 예상되고 있다. 한 관계자는 CNB에 “현재는 은행지주사들이 자회사로 카드사를 둘 수 없지만, 정부가 수익성 악화에 대한 대책으로 과거처럼 제도를 바꿀 수도 있다”며 “이럴 경우 카드사들이 은행지주의 자회사로 흡수될 가능성도 있다”고 예상했다.
(CNB=손정호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