게임 캐릭터의 인기가 높다. 한국콘텐츠진흥원에 따르면 이 시장이 작년 기준 12조7000억원에 달한다. 이를 반영하듯 게임기업들은 전문샵을 오픈하면서 저마다의 매력을 어필하고 있다. 이에 CNB는 인기 캐릭터샵을 매주 소개한다. 두 번째는 CJ CGV의 ‘씨네샵’이다. <편집자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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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울 용산아이파크몰에 있는 CJ CGV의 씨네샵은 ‘헐리우드’로 연결되는 웜홀(우주에서 먼 거리를 이동하는 통로) 같았다. 지난 13일 이곳을 찾았다. 미국 영화 중심의 도시에 들어선 듯한 기분이 들었다.
CGV는 전국 42개 극장에서 이 가게를 운영하고 있다. 형태에 따라 정규매장과 이동형으로 구분된다. 극장 규모가 큰 곳에서는 정규매장, 작은 곳에서는 이동형으로 운영한다.
메인 개봉영화 기획전과 스테디셀러(꾸준히 팔리는 상품) 코너로 구성돼 있다. 기자가 찾았을 때는 ‘어벤져스: 엔드게임’ 기획전이 한창이었다.
가게 앞에는 이 영화의 포스터와 주요 히어로의 상품이 놓여 있다. 아이언맨, 스파이더맨, 캡틴 아메리카, 토르 등이다. 피규어(실제 모습과 거의 같은 인형)를 중심으로, 히어로가 그려진 열쇠고리, 유리컵, 마우스패드, 텀블러, 스케쥴러, 볼펜 등 다양하게 준비했다.
인기상품은 상시 판매한다. 벽면 쪽으로 디즈니와 픽사 등 헐리우드 주요 스튜디오의 이름이 적힌 선반을 세워놓았다. 디즈니 코너에는 미키마우스와 도널드덕, 푸우, 담비가 그려진 문구류와 의류 등이 있다. 픽사 코너에는 ‘토이스토리’ ‘몬스터 대학교’에 나오는 주인공들이 그려진 상품들을 선보이고 있다. 카드홀더와 뱃지, 젤펜, 파우치, 노트, 필통, 쿠션, 3D 엽서 등이다.
매장 중앙에는 다양한 인기 캐릭터 상품들이 있다. 방금 영화나 애니메이션 속에서 나온 듯이 보일 정도로 현실감이 넘친다. 니모, 덤보, 앨리스, 미니언즈, 미키마우스, 엘사 공주 등이 빼꼼히 고개를 내밀고 기자를 바라본다. 주로 문구류와 의류이지만, 틴케이스(철제 보관상자)나 액체괴물(점액질 형태의 장난감), 팝콘통 같은 특이한 상품도 있다.
한쪽 구석에는 인형뽑기기계가 자리해 있다. ‘픽 미(Pick Me)’라고 적혀 있는 이 기계 안에는 니모와 덤보 등이 가득 들어있다. 동전을 넣고, 기계손을 움직여서 원하는 인형을 뽑을 수 있다.
전시물도 재미있다. 한쪽에 애니메이션 ‘토이스토리’ 주인공의 방을 실사 크기대로 만들어놓았다. 구름이 있는 하늘색 벽지 위로 이 시리즈의 포스터가 붙어 있다. 노랑과 빨강 등 원색을 강조한 귀여운 책상 위에는 작은 모형 텔레비전과 스탠드, 공룡인형이 있다. 선반에는 작은 주인공 인형이 앉아있다. ‘토이스토리’ 속으로 들어가는 기분을 만끽할 수 있다.
푸우 캐릭터를 형광색 네온싸인으로 만들어 놓은 곳도 있다. 귀엽고 낙천적인 푸우가 꿀통을 들고 웃고 있다. 벽면에 붙어 있는 작은 모니터를 통해 ‘몬스터 대학교’ 에니메이션을 보여주기도 한다.
한 20대 여성 고객은 CNB에 “디즈니 캐릭터들을 활용한 제품들이 너무 귀여워서 자주 찾게 된다”고 말했다. 20대 남성 손님은 CNB에 “제가 살고 있는 지방 소도시에는 이런 캐릭터샵이 없다”며 “우연히 이곳을 발견하고 너무 기뻐서 들어왔다”고 강조했다.
씨네샵의 미래는 어떤 모습일까.
이곳에서는 주로 헐리우드 영화의 캐릭터를 활용한 상품을 판매한다. 디즈니, 워너브라더스 등 미국 메이저 스튜디오 작품의 정식 지적재산권(IP, Intellectual Property)을 확보했다. 공식 라이선스를 획득해 상품을 기획하고 제작한다. 이중 70%는 직접 기획해 만든 PB(Private Brand, 유통사에서 만든 것) 제품이다. 이런 노력을 통해 영화관을 찾은 시민들에게 더 큰 즐거움을 주고 있는 셈이다.
‘영화 굿즈 스토어’라는 아이덴티티에 맞게, 향후에는 헐리우드 외에 다양한 국가의 캐릭터 기획전을 진행할 예정이다.
CGV 관계자는 CNB에 “오는 6월 ‘토이스토리 4’, 12월 ‘겨울왕국 2’ 등 다양한 영화 개봉에 맞춰 기획전을 진행할 것”이라며 “높은 인기로 품절된 마블 여권 케이스처럼 이곳에서만 찾을 수 있는 시그니처 상품을 지속적으로 내놓을 계획”이라고 말했다.
현재는 국내 극장에서만 운영하고 있지만, 앞으로 해외지점(중국, 베트남, 인도네시아, 미얀마, 터키, 미국)에서도 이 가게의 매력에 빠질 수 있도록 할 방침이다. 온라인샵을 강화하는 방법도 추진하고 있다.
이런 계획에는 이재현 CJ그룹 회장의 포부가 담겨 있다. CJ그룹은 ‘그레이트 CJ’ ‘월드 베스트 CJ’를 목표로 하고 있다. ‘그레이트 CJ’는 오는 2020년까지 매출 100조원, ‘월드 베스트 CJ’는 2030년까지 3개 이상의 사업에서 세계 1위를 달성하겠다는 목표다.
이중 문화콘텐츠 사업은 큰 비중을 차지한다. CJ그룹은 크게 문화콘텐츠(CJ CGV, CJ ENM), 식품(CJ제일제당, CJ푸드빌, CJ프레시웨이), 물류(CJ대한통운, CJ올리브네트웍스) 부문으로 이뤄져 있기 때문이다. 씨네샵 사업이 국내를 넘어 세계로 확장하는 데 연결고리 역할을 할 수도 있다.
(CNB=손정호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