부산시청 (사진=변옥환 기자)

부산시가 지난 8일 부산시의회에서 처리하려는 공공기관장 보수 제한 조례를 거부했다는 지역 언론의 보도에 대해 설명 자료를 내고 부산시의 입장을 밝혔다.

부산시의회에서 논의되고 있는 공공기관장 보수 제한 조례는 소위 ‘살찐 고양이 법’으로 불리며 지역 공공기관 임원 보수를 최저임금제와 연계하고 임금 상한선을 제한하도록 규정하는 조례안이다.

어제자(8일) 지역 언론의 보도에 따르면 지난 5일 부산시는 시의회 기획행정위원장실에서 시의원들에게 “의회가 임원 보수에 적극적으로 개입하는 건 바람직하지 않다”라고 전했다고 한다.

이에 시의회 조례규칙심의위원회에서는 지난달 29일 제276회 임시회에서 원안 가결된 ‘부산시 공공기관 임원 보수기준에 관한 조례안’에 대해 재의(再議)를 요구하기로 했다고 지난 8일 밝혔다.

해당 보도가 나간 직후 부산시는 해명 자료를 내고 “그간 시의회와의 협의에서도 밝혔듯 부산시는 해당 조례의 입법 취지에 대해서는 공감한다”는 입장을 밝혔다.

그러면서도 부산시는 법적 절차상 문제가 될 소지가 있다고 해당 조례에 대해 지적했다.

시는 “법제처를 통해 의견을 물어보니 ‘단체장 권한 침해’와 ‘공공기관 경영 자율 침해’의 소지가 있다는 등의 이유로 법적인 문제가 있는 조례라는 의견을 보내왔다”며 “시가 이번에 재의 요청을 한 것은 조례의 취지에는 공감하나 행정적, 법적 절차상 문제가 있다는 지적이 있는 관계로 시의회에서 재차 검토해주길 바라는 불가피한 선택”이라고 해명했다.

시의회는 재의 요구서가 접수되면 오는 30일 열리는 제277회 임시회에서 재의 요구 조례안을 상정할 예정이다. 이는 과반수 출석과 출석 의원 3분의 2이상이 찬성해야 통과된다. 부산시는 시의회가 다시 해당 조례를 통과시키면 지방자치법에 따라 조례안 의견 무효와 집행 정지를 요청하는 소송을 대법원에 제기할 수 있다.

한편 공공기관장 보수 제한 조례는 공공기관장은 최저임금의 최대 7배까지(연봉 약 1억 4000만원), 임원은 최저임금의 최대 6배까지(연봉 약 1억 3000만원)로 각각 경영진 임금을 제한하는 것이다.

이는 선거 캠프 출신이나 고위 공무원들이 공사·공단 등 기관장의 자리에 올랐을 때 방만한 경영을 하는 것을 막고자 하는 의도가 크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