변옥환기자 | 2019.04.02 14:09:54
르노삼성자동차의 부분파업이 장기화되면서 지역 협력업체의 우려와 피해가 점점 커지고 있는 것으로 전해졌다.
부산상공회의소(부산상의)는 2일 부산 르노삼성차 협력업체 30여곳을 대상으로 한 긴급 모니터링 결과를 발표했다.
모니터링 조사에 따르면 지난해 10월부터 이어온 부분파업으로 협력업체들은 15~40%에 가까운 납품 물량 감소로 대부분 조업을 단축하거나 중단하고 있는 것으로 확인됐다.
또 생산량 감소로 잔업과 특근, 교대 근무가 사라지면서 고용유지에도 큰 어려움을 겪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르노삼성차에 서스펜션(suspension)을 납품하고 있는 A사는 “최근 납품 물량이 15%가량 줄었다”며 “생산 감소로 작업 시간이 줄면서 현장 근로자들의 급여도 20% 이상 감소해 퇴사 직원도 발생하는 등 생산 현장의 동요가 심하다”고 호소했다. 심지어 르노 협력업체에 대한 취업 기피 현상마저 나타나고 있다고 현장 관계자는 전했다.
또 시트를 납품하는 B사는 “납품 시스템이 르노의 생산계획을 실시간으로 반영해 생산하는 ‘싱크로 시스템’ 방식이라 르노의 차량 생산 감소분만큼 납품 물량도 감소하고 있다”며 “납품 물량이 줄며 유휴 인력이 발생하고 있지만 통상임금은 지급되고 있어 기업 부담도 더해지고 있고 근로자들도 통상임금의 30~40%에 달하는 잔업수당을 받지 못해 불만이 크다”고 하소연했다.
이처럼 물량 감소로 고용유지에 어려움을 겪고 있는 업체가 많지만 르노삼성차의 파업이 불규칙한 상황에서 휴업계획조차 세울 수 없어 고용유지 지원금도 신청하지 못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C사는 “파업에 대한 정보가 거의 없는 상태라 예측이 어렵고 매일매일 생산과 파업 계획을 확인하는 상황이라 고용유지 지원금 신청을 3월에도 포기했다”고 말했다.
사태 장기화와 로그 후속물량에 대한 배정이 확정되지 않은데다 최근 닛산에서 올해 로그 생산물량 마저도 20% 줄이겠다고 통보한 만큼 르노에 대한 납품비중이 높은 협력업체일수록 볼안감은 가중되고 있다.
르노삼성차의 임단협 장기화로 인한 부분파업은 지난해 10월부터 지금까지 약 210시간 이상 진행 중에 있으며 추정되는 누적 손실액만 2100억원에 달하고 있다고 부산상의는 발표했다. 게다가 최근에는 협상 쟁점이 인력 전환배치와 신규인력 채용 등으로 옮겨지며 협상은 더욱 난항을 거듭하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