수소차는 아직 낯설다. 대중화가 덜 돼서다. 최근 현대자동차는 이 생소한 수소차의 이해를 돕는 전시장을 부산 벡스코 야외광장에 마련했다. 수소에너지의 원리 설명과 직접 작동해 보는 체험 등 이론과 실제를 섞어 부스를 꾸몄다. 지난 16일, 해운대구 우동에서 개관 3일째를 맞은 ‘수소전기하우스’를 찾았다. (CNB=선명규 기자)
부산 바다 앞에 수소차 전시장
자체 공기필터, 미세먼지 걸러
절개 모형 통해 구동원리 설명
어린이 대상 체험 교실도 열어
완성차가 늘어선 전시장을 상상하고 갔다. 예상은 입구에서부터 빗나갔다. 느닷없이 잘 가꿔진 정원이 나타났다. 진녹색 잎사귀들 사이에 귤, 오렌지, 방울토마토 따위가 주렁주렁 달렸다. 공들여 관리한 소담한 농장 같은 모습이다. 잎은 푸르고 열매는 탐스러운데 재배 과정에 비밀이 숨어 있다고 했다. 무엇을 먹여 키웠냐면, 수소전기차에서 배출된 물이다. 내부에 자동차의 날카로운 쇠붙이 냄새 대신 눅진한 토양의 내음이 진동하는 이유다.
현대차는 총 528m2(약 160평) 규모로 ‘수소전기하우스’를 꾸렸다. 친환경을 전체적인 콘셉트로 네 개의 ‘존(Zone)’을 구성했다. 들머리에 있는 정원, 즉 라이브 팜(Live Farm)은 ‘그린 존(Green Zone)’이다. “친환경 수소 사회를 직접 체험”하는 경험을 제공하고자 마련한 곳이다. 여기선 과일 외에도 상추, 블루세이지 등 식물이 자라고 있다.
‘클린 존(Clean Zone)’에는 현대의 수소전기차 넥쏘가 앞뒤로 둥근 풍선을 물고 서 있다. 앞에는 탁하고 매캐한 공기가 가득하다. 미세먼지다. 어두운 공기가 차를 통과해 나가자 뒤의 풍선이 맑고 투명한 공기로 채워졌다. 수소전기차는 바깥 공기를 내부로 들여 수소와 결합해 에너지로 전환시키는데, 다시 나갈 때는 깨끗해진다는 것을 보여주기 위해 설치됐다. 공기청정필터가 내장돼 있어 탁한 공기를 걸러 배출해준다.
‘익스피리언스 존(Experience Zone)’에선 수소전기차가 겉옷을 벗고 내부 모습을 그대로 노출하고 있다. 실제 크기의 절개 모형이다. 수소탱크, 공기공급 시스템, 공기 압축기 제어기 등 속살을 드러낸 채 실물 크기로 바로 서있다. 그 앞으로 모니터가 지나가면서 해당 부속이 어떤 역할을 하는지 설명해준다. 작동 원리를 엑스레이(x-ray)처럼 앞뒤로 훑어가며 알려준다.
수소전기차를 움직여 볼 수도 있다. ‘키즈 존(Kids Zone)’에서 운영하는 ‘어린이 과학체험교실’을 통해서다. 어른 손바닥만 한 모형차에 물을 부어가며 수소와 산소가 만나 에너지가 만들어지고 실제 구동하는 과정을 체험할 수 있다. 전체적인 수소전기차의 원리를 배워 볼 수 있는 것으로, 실습은 사전 신청을 통해 가능하다.
한편 현대차가 부산에서 오는 24일까지 여는 ‘수소전기하우스’는 시즌2다. 앞서 지난 2017년 서울 여의도, 광주, 울산, 창원 등에서 시즌1을 운영해 성황을 이뤘다. 현대차는 부산을 시작으로 서울, 인천 등 전국에 추가로 개관할 예정이다.
현대차 관계자는 CNB에 “지자체와 연계해 수소전기차 및 수소 충전 관련 인프라 확대를 위한 노력을 지속적으로 하고 있다”며 “수소전기하우스를 통해 수소에너지가 미래를 얼마나 깨끗하고 살기 좋게 만들 수 있는지 직접 체험해보는 시간이 되기를 바란다”고 말했다.
(CNB=선명규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