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동통신사들이 아이돌을 활용한 콘텐츠 강화와 함께 신사업 개발에 나서 주목된다. SK텔레콤은 한류스타가 대거 속한 SM엔터테인먼트와 함께 AI 기반 차세대 미디어 사업을 공동 추진키로 했고, LG유플러스는 좋아하는 그룹의 무대를 생생하게 보여주는 앱을 선보여 수십만 팬심을 사로잡았다. KT는 오는 27일 워너원의 고별 공연을 단독 생중계한다. 이동통신 시장을 달구는 K팝 열기를 CNB가 담았다. (CNB=선명규 기자)
‘우리 오빠’는 화면 밖에서 뭐할까?
팬심 저격한 ‘U+아이돌Live’ 인기
KT는 워너원 마지막 공연 생중계
앱을 켜자 각종 음악방송과 콘서트 목록이 떴다. 그중 이달 초에 진행된 가요 시상식 하나를 골라 터치했다. 당시 무대에 오른 아이돌들의 명단이 나열됐다. 이날 엔딩을 장식한 그룹 방탄소년단을 선택했다. 실제 방송된 화면과 함께 안내문구가 나왔다. ‘멤버별 영상’. 7명의 멤버 중 한명을 찍었더니 화면이 분할되며 한쪽 영상은 오로지 ‘그’로만 채워졌다. 그가 방송에 잡히지 않았을 때 어떻게 다음 안무를 준비하고, 호흡을 가다듬는지 알게 됐다. TV로는 보지 못했던 장면들이다.
LG유플러스가 지난해 10월 선보인 ‘U+아이돌Live’의 기능 중 일부다. 이 앱은 내가 좋아하는 멤버만 골라보는 ‘멤버별 영상’ 외에도 무대 정면, 옆, 후면에서 촬영한 영상을 골라보는 ‘카메라별 영상’, ‘지난 영상 다시보기’, 내가 좋아하는 아이돌이 나오면 바로 알려주는 ‘방송 출연 알림 받기’를 제공한다. 팬심(心)을 제대로 자극한 이 앱은 출시 두 달 만에 다운로드 건수 50만을 넘겼다.
최근 이 앱에는 ‘입체적인 기능’이 추가됐다. 좋아하는 가수를 180도로 감상할 수 있는 2D·3D VR 영상 업데이트를 통해서다. 무대에서 관객석까지 원하는 각도로 회전하며 감상하는 ‘2D VR 영상’, VR 기기를 이용한 ‘3D VR 영상’이 탑재됐다. LG유플러스는 강화된 콘텐츠를 바탕으로 상반기에 다운로드 100만건을 달성한다는 계획이다.
이정우 LG유플러스 뮤직서비스팀장은 “올해는 초고화질, AR 등 5G에서 가능한 기술을 대거 접목해 진화된 공연 콘텐츠를 선보일 것”이라고 말했다.
SK텔레콤, SM엔터테인먼트와 신사업 골몰
SK텔레콤은 슈퍼주니어, 엑소 등 한류스타가 속한 SM엔터테인먼트와 신사업을 위해 머리를 맞댄다. 지난 11일 미국 라스베이거스에서 막을 내린 ‘CES 2019’에서 양사는 공동 전시 부스를 마련했는데 주제가 의미심장했다. ‘5G x Next Entertainment’, SK텔레콤의 5G와 SM의 콘텐츠가 만들 차세대 엔터테인먼트이란 의미로 전시를 마련해 눈길을 끌었다.
양사가 선보인 새로운 서비스는 기술과 노래의 만남이었다. SK텔레콤의 가상현실 플랫폼 ‘소셜 VR’과 SM엔터테인먼트의 노래방 플랫폼 ‘에브리싱(everysing)’을 결합한 콘텐츠 ‘소셜 VR X 에브리싱’이다. VR 기기를 쓰고 가상현실에서 다른 참여자와 함께 노래 부르기 등을 즐기는 서비스로, 시공간의 제약 없이 전 세계인과 어울릴 수 있다는 점이 ‘킬링 포인트’다. 특히 전시장에서는 SM엔터테인먼트 소속 한류 스타인 NCT 127의 멤버 재현이 ’에브리싱 VR‘을 시연해 색다른 볼거리를 제공하기도 했다.
전시 기간, SK텔레콤은 SM엔터테인먼트와 음원 분리 기술과 ICT 기술을 접목한 차세대 미디어 사업을 공동 추진한다는 내용의 양해각서도 체결했다. 음원 분리 기술은 오디오 신호 분석 기술과 딥 러닝(Deep Learning) 기술을 결합해 음원에서 보컬, 반주 등의 구성 요소를 분리해내는 SK텔레콤의 독자적인 AI 기술이다. 이를 SM엔터테인먼트의 다양한 콘텐츠와 결합시켜 신규 사업을 개발 및 추진할 계획이다.
공연 실황을 안방으로 가져오기도 한다. KT는 이달 27일 공연을 끝으로 해체하는 그룹 워너원의 마지막 무대를 실시간으로 내보낸다. 이날 서울 구로구 고척스카이돔에서 열리는 ‘2019 워너원 콘서트 [Therefore]’를 올레 tv와 올레 tv 모바일에서 단독 생중계하는 것. 다음달 15일 출시되는 주문형 비디오(VOD) 패키지를 구매하면 멤버별 개인 영상(직캠) 11편과 비하인드 영상도 볼 수 있다는 게 KT 측 설명이다. 이 그룹 멤버 유행어처럼 “내 마음 속에 저장”할 기회다.
이렇듯 이동통신업계가 아이돌에 주목하는 이유는 그들이 보유한 강력한 팬덤이 곧 잠재적 고객이기 때문이다.
업계 한 관계자는 CNB에 “아이돌을 잡으면 그들을 향한 팬심까지도 사로잡는 게 된다”며 “인기 그룹이 등장하는 콘텐츠를 강화하면 단시간에 주목도를 높이고 가입자를 확보하는 데 유리한 측면이 있다”고 말했다.
(CNB=선명규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