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근 연임에 고배를 마신 위성호 신한은행장이 자신의 ‘연임불가’를 사실상 수용하면서 전날의 고조된 분위기가 소강 국면에 접어들고 있다.
신한은행 이사회는 27일 신한금융지주의 계열사 사장단 인사를 받아들여 차기 은행장에 진옥동 신한금융지주 부사장 내정을 확정했다. 이 자리에서 위성호 현 행장은 진 내정자 인선에 동의한 것으로 알려졌다. 자신을 교체시킨 조용병 신한지주 회장의 뜻을 수용한 셈이다. 진 내정자는 내년 3월 주주총회 의결을 거쳐 공식 임기를 시작한다.
전날 위 행장은 기자들과 만난 자리에서 “왜 임기 중에 (인사를) 했을까 저도 잘 모르겠다”며 불만을 드러낸 바 있다.
이번 갈등의 발단은 신한금융이 대대적인 인적 쇄신을 단행하면서 비롯됐다.
신한금융 자회사경영관리위원회(자경위)는 지난 21일 위성호 현 행장의 퇴진을 결정했고, 그 자리에 새 행장 후보로 진옥동 신한금융지주 부사장을 추천했다. 신한금융투자 사장으로는 김병철 신한금융투자 부사장을, 신한생명 사장으로는 정문국 현 오렌지라이프 사장을 추천했다.
이렇게 된 이유로는 수년째 수성했던 리딩뱅크 자리를 KB국민은행에 빼앗겼다는 점이 꼽힌다.
신한은행은 2011년 금융권이 회계기준을 통일한 이래 매년 당기순익 1위를 지켜왔지만, 지난해 국민은행은 물론 KEB하나은행에도 밀려 당기순이익 기준 3위에 그치는 수모를 겪었다. 이로 인해 금융지주 순위에서도 신한금융이 2위로 밀려났다.
올해 구(區)금고 경쟁에서도 우리은행에 한참 밀리는 모습을 보였다. 서울시 25개 자치구 가운데 우리은행이 18곳에서 구금고 운영권을 따냈지만 신한은행은 5곳에 불과했다.
하지만 신한금융은 첫 임기 2년 동안 큰 과오가 없다면 연임을 보장하고, 연임 후 첫 1년의 성과를 평가해서 유임 여부를 결정하는 이른바 ‘2+1’ 법칙을 적용해 왔다는 점에서 위 행장의 퇴진을 놓고 일각에서는 의문이 제기됐었다.
한편 위 행장이 차기 지주회장 출마를 염두에 두고 일보후퇴 했다는 해석도 나온다.
조 회장의 임기가 2020년 3월에 끝나 내년 12월에 신한금융지주 차원의 회장후보추천위원회(회추위)가 꾸려져 2020년 1월부터 본격적으로 차기 회장 선임절차에 들어가기 때문이다.
(CNB=도기천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