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SPACE(공간)」 2018년 12월호(통권 613호)가 발간됐다. 하나의 건축물을 완성하는 과정에는 고유한 치수를 지닌 재료들을 연결하는 작업이 수반된다. 구조, 기계, 전기, 토목 등 여러 분야의 시스템이 공정에 관여하고 건축가는 이들을 중재하며 공간에 질서를 부여한다. 건축 본연의 역할이 여기에 있다고 믿는 숨비건축사사무소(대표 김수영)는 재료의 구법과 원리를 이해하려고 애쓰며, 적확한 기술적 체계를 토대로 공간을 만들어왔다. 질서정연한 내부가 구축의 원리를 드러내는 가운데 조절된 빛과 어둠이 사용자에게 좋은 경험을 안긴다. 이번 프레임에서는 영주수영장, 화인링크, 소비코 공장 등 근작 3제를 통해 숨비건축사무소의 건축 언어를 살펴본다.
특집에서는 ‘국가와 건축의 관계를 전시한다’는 제목으로 최근 건축계에서 회자된 세 전시에 주목한다. <콘크리트 유토피아를 향하여: 유고슬라비아 건축, 1948~1980>, 2018 광주비엔날레의 주제전 <상상된 국가들: 모던 유토피아>, <건축의 일본: 그 유전자가 가져온 것> 등 세 전시는 공통적으로 ‘국가’와 ‘건축’의 관계를 의식하고 있다. 지금은 사라진 혹은 전쟁의 폐허 위에서 만들어야 했던 국가. 그리고 새로운 정치체제/국가를 만들기 위한 도구로 활용된 모더니즘 건축을 드러내거나, 현재의 시선으로 재해석하거나, 민족/국가의 우수한 유전자를 추적하는 방식으로 전시를 꾸린다. 각자 다른 사회ㆍ정치적 지형 위에서 변주된 건축의 모습에서 우리는 차이를 확인하기도 하고, 때로는 기시감을 느끼기도 한다. 다시 국가주의, 민족주의가 득세하는 오늘날, 과거를 회고하는 전시가 세계 각지에서 열리고 있다는 점은 과거를 반성적으로 살펴보며 미래의 방향을 고민해야 한다는 알림이란 점에서 의미 있게 다가온다. 이번 지면에서는 이 세 전시를 관통하는 주제뿐만 아니라 각 전시가 가지고 있는 형식과 내용 모두에 주목해보고자 한다.
리포트에서는 아리스티드 안토나스의 인터뷰가 실린다. 아리스티드 안토나스는 건축과 문학, 철학의 경계를 넘나드는 건축가로 그의 개인전 <무위의 집(The House for doing Nothing)>이 지난 4월 17일부터 9월 16일까지 프랑스 발 드 루아르 프락 센터(FRAC (Fonds Régional d’Art Contemporain) Centre-Val de Loire)에서 열렸다. 소설과 극본작업 등 다방면에서 활동을 펼쳐 온 그의 이야기를 주목해본다. 이어서 ‘남해돌창고 프로젝트’를 조명한다. 1960년대 경상남도 남해에서 지어진 돌창고는 지역 주민들이 만든 농업 시설로 최근 와이즈건축사사무소에서 리모델링을 했다.
구독문의 editorial@spacem.org
2018년 12월호 「SPACE(공간)」 (613호)
[프레임]
질서정연한 구축: 숨비건축사사무소
Essay│근본적인 물음_ 김수영
Project│영주실내수영장
Project│화인링크
Project│소비코 프로페셔날
Critique│공간의 구축과 장소의 생성_ 김일현
[특집]
국가와 건축의 관계를 전시하다
Essay│국가, 건축, 전시_ 배형민
Report│건축이 증언하는 유고슬라비아_ 박세미
Report│현대 건축이 공동체를 상상하게 하는가?_ 박정현
Report│아홉 가지의 국가정체성: 건축의 일본을 정의하다_ 최원준
[프로젝트]
Project│옐로우 풋 - 남정민 / 글 박인수
Project│얇디얇은 집 - 안기현 + 에이앤엘스튜디오
[리포트]
아리스티드 안토나스: 버려진 도시를 재충전하다_ 아리스티드 안토나스 × 김승덕
고쳐서 머물다: 남해돌창고 프로젝트 대정돌창고_ 김나래