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국 최초로 전통 회화를 주제로 열린 2018전남국제수묵비엔날레가 시장에서, 학교에서, 광장에서 지역민과 함께 호흡, 수묵의 대중화를 이끌었다는 평가를 받는 가운데 개막 한 달 만에 14만 6000여 명이 방문한 것으로 집계됐다.
지난 9월 1일 개막한 2018전남국제수묵비엔날레는 ‘오늘의 수묵, 어제에 묻고 내일에 답하다’라는 주제에 걸맞게 전통 수묵에 현대 옷을 입히는 등 다채로운 표정을 보여주면서 수묵의 재발견과 재창조로 대중화라는 목표를 실현하고 있다.
이 때문에 유치원생부터 미대생, 은퇴부부, 아마추어 화가 등 폭넓은 관람객이 몰려와 수묵의 참신한 상상력에 감탄사를 연발한다. 개막 당일 1호 관람객이었던 일본 아마추어 화가 요코 나카가와 씨를 비롯해 중국 장시성 대표단, 베트남 단체관광객, 외국인 유학생, 한국 회사에 다니는 직장인 등 이날까지 7700여 명이 다녀가 국제행사임을 보여주고 있다.
이들은 목포와 진도의 수려한 경관에 한 번 놀라고 그 속에 펼쳐진 수묵의 향연에 또 한 번 탄성을 지른다.
체험학습장으로도 각광받고 있다. 전남지역 학교에서만 100개 팀 1만여 명이 사전예약을 해 관람하고 있다.
부채나 머그컵 등에 직접 수묵화를 그려보는 체험과 VR수묵체험이 인기다. 홍익대, 이화여대, 부산대 한국화과 학생들의 단체관람 등 수묵의 미래를 이어갈 젊은 화가들의 발길도 이어져 수묵비엔날레의 앞날을 밝게 했다.
서울대, 중앙대, 경희대, 동덕여대, 조선대, 전남대, 목포대 등 22개 전국 미술대 학생들이 ‘수묵-아트월’을 직접 꾸미기도 했다.
전라남도지사 시절 국제수묵비엔날레를 기획했던 이낙연 국무총리는 목포문화예술회관과 진도 운림산방 전시관을 관람하고, 목포 수묵 체험관에서 ‘국제수묵비엔날레 남도 藝魂(예혼)을 깨우다’라는 글을 남겼다. 이해찬 더불어민주당 대표와 박주민, 김태년, 윤호중, 박지원, 윤소하, 손혜원 국회의원도 전시관을 관람하며 큰 관심을 보였다.
수묵이라는 한 가지 주제로 진행되지만 전시, 체험, 공연 등 풍성한 볼거리가 있어 동시대 대중과 호흡하는 미술축제로 자리잡아가는 모습이다.
이처럼 수묵비엔날레가 당초 예상보다 성황을 이루는 것은 미술인들만의 행사에 머물지 않고 대중의 일상 속으로 파고들었기 때문이라는 분석이다.
전라남도는 5월부터 목포와 진도 초‧중학교에서 ‘수묵놀이교실’을 운영해 만들어진 작품을 비엔날레1관의 수묵체험장에 전시했다. 구 갓바위미술관 체험장에는 어린 아이들의 거리낌없는 붓길이 만든 작품들이 체험장 벽면을 채웠다.
지난 8월 목포 자유시장에서는 지역 수묵작가 20명이 참여해 국화, 매화 등 20점을 그린 앞치마 1천 점과 장바구니용 에코백 500점을 배부하며 비엔날레를 홍보했다. 가장 전시장답지 않은 곳에서 깜짝 미술제를 열면서 수묵의 정신이 역사책 속에나 존재하거나 화가들의 전유물이 아님을 당당하게 선언한 것이다.
전남국제수묵비엔날레 사무국은 앞으로 남은 한 달 동안 가을철 관광객과, 본격적인 현장체험학습이 시작되는 초․중학생 등을 대상으로 흥행몰이에 박차를 가할 계획이다. 10월 2~14일 ‘2018 미술주간’을 십분 활용한다는 방침이다.
추석 연휴 귀성객들에게 인기가 있었던 수묵퍼포먼스 공연을 10월 9일 목포 평화광장에서 한 차례 더 진행한다.
10월 초 예정된 목포항구축제와 남도음식문화큰잔치 등 전남지역 축제 현장을 찾아 홍보활동도 펼친다. 온라인 서포터즈와 코레일 ‘내일로’ 홍보단 등 SNS 홍보도 강화해 젊은 층을 끌어들일 계획이다.
수묵이라는 단일 주제로 묵직한 울림을 던지며 깊어가는 가을을 수놓고 있는 2018전남국제수묵비엔날레는 10월 31일까지 목포와 진도에서 펼쳐진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