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8 전국 장애학생 e페스티벌에서 VR(가상현실) 게임을 체험 중인 참가학생 모습. (사진=선명규 기자)
넷마블문화재단과 국립특수교육원, 한국콘텐츠진흥원이 함께 주최한 ‘2018 전국 장애학생 e페스티벌’이 지난 4, 5일 열렸다.
이날 행사를 직접 다녀온 기자는 장애학생 e페스티벌을 통해 두 가지 ‘편견’이 깨졌다는 생각이 들었다.
우선 장애학생이 갖고 있는 ‘불편함’에 대한 것이다. 페스티벌이라는 이름과 사전자료 등을 통해 갖게 된 이번 행사의 이미지는 즐거움을 체험하는 ‘축제’였다. 행사장 군데군데 준비된 공간에서 참가들이 여러 게임과 IT기기들을 경험하는 모습을 볼 때까지만 해도 이에 대한 확신이 들었다.
하지만 대회장에서 경기를 준비하는 참가 학생들의 모습은 보니, 단순한 축제의 즐거움만 느껴지는 건 아니었다. 여느 대회와 다름없는 긴장감과 뜨거운 열기가 상당했다.
참가자들은 점자정보단말기 타자검정, 한글엑셀, 아래한글(ITQ) 파워포인트 작성, 로봇코딩 등의 종목 경기가 치러진 ‘정보경진대회’에서 비장애 학생들에 밀리지 않는 수준 높은 결과물을 만들 수 있다는 것을 증명했다.
또한 마구마구, 모두의마블 등 넷마블의 게임과 스타크래프트, 하스스톤, 오델로 등 PC게임, 카메라를 통해 플레이어의 모션을 인식하는 키넥트 스포츠 육상·볼링 등의 종목으로 구성된 e스포츠 대회에서도 뛰어난 실력과 협동력을 선보였다.
이들의 불편함을 동정의 시선으로 바라보면서 ‘경쟁보다는 참가에 의의가 있다’라고 여긴 무지함을 확실하게 부순 것이다.
두 번째는 일반적으로 갖고 있는 ‘게임’에 대한 인식이다.
게임은 부정적 평가가 강하다. 청소년 게임 과몰입·중독 등은 사회적 문제로 자리 잡았고, WHO(세계보건기구)는 국제 질병 분류에 게임 장애를 추가하는 방침을 검토하고 있다.
그러나 이번 행사로 게임이 갖고 있는 장점이 드러났다. 특히 장애로 인해 여러 경험이나 활동이 제한되는 학생들이 게임을 통해 성취감을 얻고 협동심을 배울 수 있다는 부분은 이들의 사회화에 큰 도움이 될 것으로 보였다.
더구나 기술의 발전으로 모션인식, VR(가상현실) 등의 게임이 나오면서 디지털 환경 내에서 육체적 제약을 뛰어넘는 경험도 할 수 있게 돕는다.
실제 개회식에서 진행된 오픈 퍼포먼스 ‘꿈의 시작’의 주인공인 구족화가 겸 하모니카 연주자 표형민 씨와 울산 혜인학교 김민수 교사는 예전 열렸던 e페스티벌에 선수로 참가했고 이를 통해 얻는 용기와 자신감이 새로운 꿈을 꾸는데 큰 힘이 됐다고 강조했다.
지난 2009년 시작된 전국 장애학생 e페스티벌은 조금씩 천천히 제약과 편견을 깨가면서 세상을 변화시키고 있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