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인 1표’를 원리로 하는 민주주의와, ‘1달러 1표’를 기본원리로 하는 자본주의는 상충하기 쉽다. 그래서 “민주주의보다는 자본주의가 더 중요하다”는 신자유주의적 주장이 나오며, 이 세상의 그 무엇보다도 사유재산 보호를 최상위 가치로 올려놓는 이데올로기가 서양의 유산계급 엘리트로부터 줄기차게 생산돼 왔다.
이 책은 김성수 한양대 정치외교학과 교수가 정치와 경제(시장), 민주주의와 자본주의의 관계와 상호작용에 초점을 맞추어 주요 정치경제학자들의 쟁점과 흐름을 고찰한 뒤 나름의 결론을 내린다. 책의 결론에는 자본주의, 민주주의, 자유주의의 가치가 골고루 균형있게 서로 힘을 발휘하며 상생하는 사회를 지향하자는 취지의 벤다이어그램이 실려 있다. 이 세 요소 중 그 어느 것이 전권을 발휘하면서 다른 가치들을 배척하면 안 되고 상생과 균형을 이뤄야 한다는 주장이다.
정치경제학의 시각에서 플라톤, 아리스토텔레스부터 홉스, 로크, 루소 같은 대표적인 근대적 자유주의자들, 그리고 벤담과 밀 등의 공리주의자, 미국 건국의 아버지들을 거쳐 롤스와 좌파 자유주의자에 이르기까지 정치경제학과 관련한 다양한 쟁점과 주요 흐름들을 성찰하고 나름 결론을 내린 책이니만큼 자본주의와 민주주의의 상충되는 가치 및 그 절충을 위한 노력을 살피는 데 도움을 준다.
김성수 지음 / 박영사 펴냄 / 1만 6000원 / 290쪽