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문재인 대통령(오른쪽)과 북한 김정은 국무위원장이 지난달 27일 '판문점 선언문'에 서명한 뒤 맞잡은 손을 높이 들고 있다. (사진=연합뉴스)
남북정상회담 이후 대북경제협력에 대한 기대감이 커지고 있다. ‘경협 성과’를 전망하는 기사들이 쏟아져 나왔고, 증권시장에서는 ‘경협 관련주’들이 강세를 띄는 상황이다.
지난달 27일 판문점 선언에서 ‘동해선(강릉·고성·제진·금강산)’ 및 ‘경의선(서울~신의주)’, ‘경원선(서울~원산)’ 철도 연결이 가시화 되자, 철강과 건설 등이 주목 받았다.
실제 정부의 ‘한반도 통합철도망 마스터플랜’에 따라 북한 7개 노선의 개량·신설 및 유라시아 철도 연계에 38조원 가량이 투입될 것으로 알려지면서, 국내에서 유일하게 철도레일을 생산·판매하는 현대제철과 철도차량을 공급하는 현대로템은 주가가 남북정상회담을 전후로 1만원 가량 올랐다. 또한 대북사업 경험이 있는 현대건설도 주가가 오름세를 기록 중이다.
하지만 북한 경제개방의 수혜가 대한민국의 것이라는 생각은 버려야 한다.
한반도 종전, 북한 개방의 전제 조건은 ‘핵 폐기’다. 그리고 이를 논의하는 당사자는 북한과 미국이다. 우리에게는 협상 주도권이 없다. 경제 개방과 관련, 우리나라가 들러리에 그칠 수도 있다는 얘기다.
미국의 트럼프 대통령은 미국의 이득을 최우선으로 한 ‘미국 우선주의’를 표방하고 있다. 협상 과정에서 경제적 이익을 위해 미국 기업의 진출이나 자국제품 수출, 건설·자원개발 사업권 등을 요구할 수 있다. 북한의 경우도 미국이 국내에 투자를 하는 것만큼 확실한 체재보장은 없기 때문에 긍정적으로 검토할 가능성이 크다.
더구나 북한에게는 전통적인 우방국인 중국이 있다. 중국 기업의 진출이 얼마든지 가능하다.
이는 경협과 관련해 다른 나라 기업들과 경쟁을 할 수 있다는 것을 의미한다. ‘북 경제개발의 수혜는 한민족인 우리가 누린다’는 안일한 생각에 큰 코 다칠 수도 있다는 말이다.
경협은 침체된 우리경제에 큰 힘이 될 수 있다. 다만, 그러기 위해서 경쟁력 확보를 위한 준비에 소홀해서는 안 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