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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생생현장] 이정헌 넥슨코리아 대표 “정말 재미있는 게임 만들고 싶다”

기업문화에 방점 둔 ‘신임경영진 미디어토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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cnbnews 손강훈기자 |  2018.04.27 09:08:38

▲넥슨의 신임경영진은 지난 25일 미디어토크 행사를 갖고 앞으로 넥슨의 경영방향에 대해 자유롭게 이야기했다. (왼쪽부터)이정헌 넥슨코리아 대표, 정상원 부사장, 강대현 부사장. (사진=손강훈 기자)

“다양성·창의성이 우선돼야”
‘기업 문화’ 강조한 경영진
임기 내 ‘실적 목표’ 없어

“다양성을 표방한 게임 개발이 잘 진행될 수 있도록 하는 것이 내 역할이다” (이정헌 넥슨코리아 대표)

넥슨코리아를 이끌고 있는 이정헌 대표의 고민은 ‘게임’이다. 지난 25일 진행된 넥슨의 ‘신임경영진 미디어토크’ 현장은 이런 고민을 함께 나누는 자리였다. 이날 행사는 넥슨이 매년 열고 있는 ‘넥슨개발자컨퍼런스(NDC)’의 한 프로그램이다.
 
게임을 개발하고 유통시키는 회사의 리더로서 새로운 게임개발에 많은 시간을 할애하고 있다는 이 대표의 모습에서 넥슨이 가는 길을 엿볼 수 있는 자리였다.  

이 대표와 정상원 부사장, 강대현 부사장이 참석해 넥슨 조직경영 및 사업방향을 대담형식으로 풀어냈다.

경영, 계획, 포부를 말하는 자리임에도 ‘KPI(매출, 비용 등 재무성과)’ 등의 목표는 제시하지 않았다. 

경영진들은 “세계적으로 사랑받는 IP(지적재산)개발, 사람들에게 욕먹지 않는 게임을 선보일 수 있으면 좋겠다”며 다양성과 창의성을 바탕으로 한 ‘넥슨의 기업문화’를 여러번 강조했다.

‘실적 목표’ 없이 문화와 게임 만을 말하는 그들이 모습에 ‘다소 뜬구름 잡는 거 아닌가’하는 생각도 들었지만, 이들의 믿음에서 넥슨의 방향을 짐작할 수 있었다. 

경영진이 이날 강조한 포인트는 ‘다양성’과 ‘창의성’으로 요약된다. 인재를 볼 때도 스펙이 아닌 ‘나와 다른 생각을 하는 사람’, ‘새로운 걸 실행하는 사람’이 좋은 평가를 받는다고 밝혔다.

이정헌 대표는 “김정주 NXC(넥슨지주회사) 대표와의 면담에서 ‘내가 당신에게 권한을 넘기는 이유는 나와 다르기 때문’이라는 뉘앙스를 느꼈다”며 “당신의 생각과 철학을 임기 내에 마음껏 펼치라는 메시지를 받은 것 같다”고 말했다. 김정주 대표가 이정헌 대표를 선임할 때 ‘나와 다른 생각’을 중요한 기준으로 삼은 것이다. 

이 대표도 김 대표와 마찬가지다. 그는 다양한 사람이 상호작용하면서 의사결정을 할 때, 좋은 회사가 될 것으로 봤다. 이 대표는 “나 혼자 의사결정을 하지 말자고 다짐한다”며 “기업구조도 그런 식으로 가고 있다”고 말했다.

▲이날 경영진 미디어토크는 대담형식으로 진행됐다. 경영진들은 넥슨의 다양성을 강조했다. (사진=손강훈 기자)


이는 게임개발에서도 그대로 드러났다. 좋은 게임은 다양성이 보장될 때 나온다는 것이다. 

넥슨은 최근 게임개발조직을 ‘데브캣 스튜디오’, ‘왓 스튜디오’, ‘원스튜디오’와 스튜디오 형태로 운영되는 자회사 ‘띵소프트’, ‘넥슨지티’, ‘넥슨레드’, ‘불리언게임즈’로 개편했다. 각 스튜디오 별로 운영 전반에 대한 재량권을 부여, 자율과 독립성을 강화했다.

신규게임 개발을 총괄하는 정상원 부사장은 “외부에 공개될 수준만큼 게임이 만들어질 때까지의 판단과 결정은 스튜디오 조직이 각자 결정한다”며 “자신들의 생각을 현실화해 달라는 주문이다”고 말했다.  

현재 국내 게임시장은 인기IP를 활용한 모바일 MMORPG(다중접속역할수행게임) 중심으로 흘러가고 있지만 넥슨은 그 흐름을 좇지 않고 있다. 시장이 어떻게 변화할지 모르는 상황에서 하나에만 집중한다가 큰 위험을 겪을 수 있다는 것이 이들의 판단이다.

지난 1월 출시된 ‘야생의 땅:듀랑고’는 이 같은 넥슨의 생각이 잘 드러난 결과물이다. 개척형 오픈월드 MMORPG를 표방하며 공룡을 이용한 자체 IP활용과 지나치게 과금을 유도하지 않는 시스템으로 돌풍을 불러일으켰다. 인기에 비해 매출이 적다는 지적이 있음에도 흔들리지 않고 있다.

이 대표는 “개인적으로 천년만년 랜덤 아이템으로 수익을 낼 수 있을 것이라 생각하지 않는다”며 “듀랑고는 10년 이상 서비스할 것을 목표로 치열하게 고민하고 있다”고 말했다.

요즘 업계의 핫이슈로 떠오는 ‘AI(인공지능)’ 역시 넥슨은 ‘게임을 재미있게 만드는 도구’로서 연구·개발한다.  

지난해 5월 출범한 ‘인텔리전스랩스’에서 그동안 게임서비스를 해온 노하우를 신규게임에 적용해 사람들이 게임을 제대로 즐길 수 있도록 돕는 기술을 중점적으로 개발하고 있다.

인텔리전스랩스를 총괄하고 있는 강대현 부사장은 “당장 돈을 벌기위해 AI를 이용한다면 게임 수명이 짧아지게 된다”며 “무형으로 가지고 있는 우리의 노하우를 시스템화하는 것이 가장 큰 목표”라고 밝혔다.

이정헌 대표는 5년 후 넥슨의 모습을 묻는 질문에 “기업문화는 지금처럼 유지하면서 세상에 없는 것을 탐구하고 만들어내는 회사였으면 좋겠다”고 말했다. 그 바람을 이루려는 그의 뚝심 있는 경영이 주목된다.

(CNB=손강훈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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