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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뉴스텔링] 넷마블·엔씨소프트·넥슨…빅3 게임사 ‘워라밸’ 나선 이유

그들만의 잔치? 중소업체는 ‘딴나라 얘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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cnbnews 손강훈기자 |  2018.03.24 08:59:31

▲업무량이 높은 게임업계에서도 워라밸 바람이 강하게 불고 있다. 빅3 대형사를 중심으로 근무환경을 개선하려는 시도가 이어지는 중이다. (왼쪽부터)넥슨, 넷마블, 엔씨소프트 본사 전경. (사진=각 사)

‘일과 생활의 조화’가 중시되는 사회 분위기 속에 업무량이 높은 게임업계에도 ‘워라밸’ 바람이 강하게 불고 있다. 넷마블, 넥슨, 엔씨소프트 등 대형게임사를 중심으로 ‘탄력근무제’, ‘유연출퇴근제’ 등 근무환경을 개선하려는 시도가 이어지고 있다. CNB가 달라진 업계 풍경을 들여다봤다. (CNB=손강훈 기자)

야근·주말근무 대명사격 게임업계
‘1조클럽’ 들며 사회적요구 높아져
탄력 근무로 창의성·복지 ‘1석2조’

‘크런치 모드’라는 용어가 있다. 게임 등 소프트웨어 개발 업체들이 마감을 앞두고 수면, 영양 섭취, 위생, 기타 사회활동 등을 포기하고 근무하는 것을 말한다. 이 같은 신조어가 생겨날 만큼, 게임업계의 노동 강도는 상당한 것으로 알려졌다.

국내 게임사들도 이 문제에서 자유롭지 못했다. 직원들의 과로사, 연장근로 수당지급 문제, 게임사 건물의 불이 꺼지지 않는 것을 빗댄 ‘판교·구로의 등대’ 등 논란이 이어져 왔다. 

하지만 ‘빅3’ 대형사를 중심으로 직장 문화 개선이 이뤄지고 있다. 

넷마블게임즈(넷마블)는 선택적 근로시간제를 시행 중이다. 이 제도는 월 기본 근로시간 내에서 직원들 간 업무 협업을 위한 코어타임(10~16시, 점심시간 1시간 제외)을 제외하고 나머지 업무시간을 자율적으로 선택, 조절할 수 있다. 개인의 선택에 따라 직원들은 오후 4시 퇴근도 가능하다.

야간시간 및 휴일은 물론, 월 기본 근로시간을 초과하는 연장근무도 일체 금지한다. 만약 연장근무가 필요하다면 ‘사전연장근로 신청’을 해야 한다. 또 임신할 경우 근무시간을 2시간 단축해주는 ‘임신기 근로시간 단축제’도 운영하고 있다. 

엔씨소프트는 출근시간을 오전 7시부터 10시까지 30분 단위로 개인이 선택할 수 있는 ‘유연출퇴근제’를 도입했다. 한 주 40시간 근무를 원칙으로 하루 근무는 최소 4시간에서 10시간까지 선택적 조정이 가능하다. 

연장근무는 한 주 12시간 이내로 제한했고, 집중적인 야근이나 휴일근무를 할 경우 ‘대체휴가’를 사용할 수 있다. 

넥슨 역시 탄력적 출퇴근제를 실시하고 있다. 오전 8시부터 10시 사이에 출근하거나 맡은 업무에 따라 자유롭게 근무 시간을 정할 수 있다. 예를 들어 서버점검 등으로 새벽에 일을 해야 하면 일찍 출근해 근무량을 채우고 바로 퇴근 하는 식이다.

▲대형게임사들은 그동안 직원복지를 크게 신경써왔다. (왼쪽 위부터 시계방향)엔씨소프트의 메디컬센터, 푸드코드, 어린이집, 실내체육관. (사진=엔씨소프트)


사회공헌 강화 이어 직원복지 “왜”

사실 그동안 게임업계는 게임 출시 준비, 업데이트, 서버점검 등 시간에 구애받지 않고 집중적으로 일해야 하는 ‘업무 특성’을 내세우며 근무시간 관련 문제제기에 소극적으로 대처해왔다. 

그러나 사회 전반적으로 번지고 있는 ‘워라밸(Work and Life Balance, 일과 생활의 균형)’ 열풍과 회사 성장에 따른 사회적 책임 요구 목소리가 커지면서 더 이상 변화를 무시할 수 없게 됐다.

특히 넷마블, 엔씨소프트, 넥슨 3사는 지난해 6조원이 넘는 매출을 올리며 승승장구했다. 규모·수익 등에서 업계를 이끌고 있는 만큼, 이들의 회사 운영을 주목하는 시선은 더욱 많아졌고 이 점이 변화를 이끌어낸 주요 요인으로 작용한 것으로 보인다.  

일부에서는 이번 노동환경 개선과 사회공헌 활동 강화를 같은 맥락으로 보기도 한다. 최근 대형 게임기업들은 잇따라 복지재단을 설립하며 사회공헌 확대를 선포했는데, 이런 분위기가 직원복지 개선과 맞닿아 있다는 해석이다.  

직장 문화 개선이 창의력이 중요한 직원들의 업무효율을 높일 수 있어, 게임사가 적극적으로 나서고 있다는 의견도 있다. 실제 대형사들은 그동안 직원복지를 상당히 중시해왔다.

엔씨소프트는 회사 내에 메디컬센터, 피트니스센터, 사내 어린이집, 엔씨푸드코드 등을 운영 중이다. 넥슨은 어린이집, 다양한 편의시설과 더불어 문화교육·동호회 활동을 지원하고 있다. 공간적 제약이 있는 넷마블은 2020년 신사옥이 완공되면 직원 편의시설들을 개설할 예정으로 전해졌다.

이와 관련 한 게임사 관계자는 CNB에 “그동안 노동시간을 이유로 게임사의 근무환경이 나쁘다는 인식이 있었지만, 다양한 편의시설 제공과 교육지원 등 직원 복지에 상당히 신경써왔다”며 “탄력적 근무제 도입으로 업무 효율성이 더욱 높아질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고 밝혔다.

다만 대형사에 치중된 근무환경 개선 바람이 업계 전반으로 퍼질지는 의문이다. 근무 시간이 줄면 그만큼 인력이 더 필요하게 되는데, 수익 규모면에서 대형사에 밀리는 중·소형사들에게는 추가인력 충원 등이 부담스럽기 때문이다.

또 다른 업계 관계자는 “대형업체와 중소형업체 간 실적 간극이 더 커지고 있는 상황에서 직원복지까지 이런 분위기로 간다면 빅3 쏠림 현상은 더 심해질 것”이라고 말했다.

(CNB=손강훈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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