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빅3 대형게임사가 사회공헌활동을 더욱 강화하고 있다. (왼쪽부터)넥슨, 넷마블게임즈, 엔씨소프트 본사 전경. (사진=CNB 포토뱅크)
넥슨, 넷마블게임즈, 엔씨소프트 등 빅3 게임사들이 앞다퉈 사회공헌을 강화하고 있어 주목된다. 이미 수년전 재단을 설립해 활발한 나눔활동을 펼쳐온 엔씨소프트는 재단기금을 크게 늘리기로 했으며, 넷마블은 최근 문화재단을 출범시켰다. 넥슨도 조만간 재단을 세울 예정이다. 게임업계에 ‘나눔문화 열풍’이 불고 있는 이유는 뭘까. (CNB=손강훈 기자)
게임 부정적 인식, 사회봉사로 개선
빅3 매출액 6조…사회적 요구 커져
사회공헌활동 전문성·지속성 ‘기대’
현재 게임업계를 이끌고 있는 넥슨, 넷마블게임즈, 엔씨소프트는 그동안 사회공헌활동을 적극적으로 펼쳐왔다.
빅3 중 가장 먼저 재단을 선보인 곳은 엔씨소프트다. 지난 2012년 6월 창립 15주년을 기념으로 엔씨소프트재단을 만들었다.
출범한지 5년이 넘은 만큼, 그동안 ▲보완대체의사소통 프로그램 제작·보급 ▲발달장애인 세계스포츠대회 스페셜 올림픽 후원 ▲퀴즈게임 기부플랫폼 개발 ▲소외계층 과학특별프로그램 ▲학술·연구활동 지원 ▲게임사전 출판 등 다양한 활동을 해왔다.
엔씨소프트는 작년 9월에는 창립 20주년을 맞아 오는 2020년까지 500억원 규모의 기금을 재단에 지정 기부하기로 하며 사회공헌활동 강화 의지를 내비쳤다.
지난달 23일 넷마블은 ‘건강한 게임문화 가치확대 및 미래인재 양성, 나눔문화 확산 등을 위해 ’넷마블문화재단‘을 공식 출범했다.
이들은 재단을 통해 그동안 자신들이 해오던 사회공헌을 ‘고도화, 전문화’해 나갈 방침이라고 밝혔다. 2020년 신사옥 완공 시기에는 게임박물관, 대규모 도서관, 게임 캐릭터 공원, 게임 교육기관재단 등 프로그램을 본격적으로 시행할 방침이다.
넥슨은 지주회사 NXC를 통해 올해 안에 사회공헌사업 재단을 설립한다. 이를 위해 주무부처인 문화체육관광부로부터 비영리 공익재단 설립에 대한 인가를 받은 것으로 알려졌다.
이는 그동안 펼쳐왔던 다양한 활동을 더욱 강화하기 위한 조치로 보인다. 넥슨은 프로그래밍 인재양성, 도서관 지원은 물론 지난 2014년 푸르메재단에 200억원을 기부해 국내 최초 장애 어린이 재활병원인 ‘넥슨어린이재활병원’ 개관에 동참했다.
앞으로 ‘빅3’의 재단이 모두 활동하게 된다면, 사회공헌 분야에서 게임업계의 규모는 더욱 커질 것으로 보인다.
▲넷마블게임즈는 게임에 대한 부정적 인식을 바꾸기 위해, 초등학교 학생과 학부모가 건전한 여가로서 게임의 가치를 이해하고 소통할 수 있도록 돕는 '넷마블 게임소통교육'을 진행 중이다. 지난해 6월 열린 행사에 참가한 가족들의 기념사진. (사진=넷마블게임즈)
‘사회요구·인식개선’ 다 잡는다
이들 대형사가 재단을 만들면서 사회공헌을 강화하는 이유는 ‘사회적 요구’가 커졌기 때문이다.
넥슨, 넷마블, 엔씨소프트의 지난해 매출액은 6조원에 육박한다. 3사 모두 모바일게임 분야에서 성과를 냈다. 넥슨과 넷마블은 연매줄 2조원 돌파가 확실시되고 있고 엔씨소프트는 1조8000억원이 넘을 것으로 예측된다.
올해 전망도 밝다. 새해부터 쏟아져 나온 기대작들은 호성적을 기록 중이다. 게다가 작년 중국의 한한령 타격이 있었음에도 5조원을 넘어선 우리나라 게임 수출액은 올해 6조원 돌파가 기대되고 있다. 기업의 사회적 책임을 강조하는 목소리가 나올 수밖에 없다.
또한 사회공헌을 통해 게임에 대한 좋지 않은 인식을 개선하고자 하는 게임사의 의도도 있다.
게임은 대표적인 한류 콘텐츠 사업으로 자리 잡았다. 지난해 게임수출액은 대표적 한류 상품인 화장품(5조3500억원)과 비슷한 수준으로 예상되고 있다.
하지만 국내에서 게임은 규제 대상이다. 지난 2011년 11월20일부터 게임에 대한 부정적 인식을 바탕으로 한 게임 셧다운제(게임 과몰입을 막기 위해 일정시간 게임을 못하도록 차단하는 제도)가 시행되고 있으며, 2013년에는 게임을 술, 도박, 마약과 함께 4대 중독 물질·행위로 규정하는 법안이 발의돼 논란이 되기도 했다.
산업발전 저해, 실효성 등을 이유로 셧다운제의 폐지 요구가 계속해서 나오고 있음에도 ‘과몰입(중독)’ 등을 이유로 논의는 제자리걸음 상태다.
실제 게임사들의 사회공헌활동을 보면 인식 개선에 중점을 두고 있음을 알 수 있다.
넥슨은 넥슨어린이재활병원 발전기금 지원, ‘넥슨 청소년 프로그래밍 챌린지’ 개최 등 도움과 인재양성에 적극적으로 나서고 있고, 넷마블은 ‘게임소통교육’을 통해 학부모와 아이의 관계개선, 건전한 여가 문화 정립을 돕는 활동 중이다. 엔씨소프트는 장애인 소통 프로그램 등 공익 콘텐츠를 개발·무료 배포함으로써, 긍정적 이미지를 심고 있다.
게임사의 비영리공익재단 설립 이유를 경영적 측면에서 보는 시각도 있다. 재단이 있으면 기금마련, 회계 투명성 등에서 이점을 얻을 수 있기 때문이다.
이와 관련, 업계 관계자는 CNB에 “재단 설립은 사회공헌 활동의 전문성과 지속성을 높이기 위한 것이 목적”이라며 “회사 규모가 커짐에 따라 자연스럽게 진행되는 것으로 보면 된다”고 말했다.
(CNB=손강훈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