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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뉴스텔링] 해외로 가는 건설사들, 빈익빈부익부 “왜”

중동 훈풍 불지만 중소건설사들 ‘그림의 떡’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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cnbnews 손강훈기자 |  2017.11.07 11:06:21

▲해외수주에 대한 긍정적 전망이 잇따라 나오면서 건설사의 새로운 돌파구가 될 수 있을지 주목된다. 현대건설의 태국 파타니나라티왓 고속도로 공사 현장. (사진=현대건설)

정부의 강력한 규제 정책으로 향후 부동산 시장이 침체될 것으로 예상되면서 주택분양에 수익을 의존하고 있는 건설사들의 걱정이 커지고 있다. 다만 해외수주에 대한 긍정적인 전망이 잇따라 나오고 있어, 그동안 부진했던 해외사업이 건설사의 새로운 돌파구가 될 지 관심이 쏠린다. (CNB=손강훈 기자)

부동산 시장 규제에 국내 건설 꽁꽁
돌파구는 해외사업…문제는 자금력
향후 업계 빈익빈부익부 본격화 전망

건설업계가 올해 나쁘지 않은 실적을 기록하고 있음에도 한숨을 쉬고 있다. 정부의 지속적인 부동산 규제 정책으로 인해 향후 전망이 어둡기 때문.

문재인 정부는 출범 이후 6.19, 8.2, 10.24 등 3번의 굵직한 부동산 대책을 발표했다. 목표는 투기를 억제하는 것. 특히 재건축·재개발이 부동산 시장 과열을 부추긴다고 판단해 서울 전 지역 투기과열 지구 지정, 분양가 상한제, 입주권 거래 금지, 재건축에 대한 초과이익환수제(정상적인 주택 가격의 상승분을 넘어서는 이익에 대해 세금을 걷는 것) 도입, 주택담보대출 자격 기준 강화 등 규제를 강화하고 있다.

이는 재건축·재개발에 주력해온 건설사들에게 치명타가 되고 있다. 건설사들은 도심의 택지공급이 크게 줄어들면서 몇 년 전부터 노른자위의 도시정비사업에 참여해 수익을 올려왔다. 

재건축의 경우 이미 교통·교육·생활·문화시설 등이 갖춰진 곳에 위치한 곳이 대부분이라 청약 완판 행진이 이어지는 등 사업성이 보장돼 있는데다가 이전 정권의 재개발, 부동산 부양책이 힘을 보탰기 때문이다. 지금도 서울 강남권에서는 현대건설, GS건설, 대우건설, 대림산업, 롯데건설, 현대산업개발 등 대형건설사들이 치열한 경쟁을 벌이고 있다.  

하지만 이제 상황은 변했다. 분양가 상한제나 초과이익환수제 등으로 수익확보가 힘들어진 재건축 조합들의 사업 추진은 더뎌질 것으로 보인다. 또한 대출 관련 규제로 인해 주택구매자들의 분양 참가가 쉽지 않아 청약흥행에도 영향을 미칠 수 있다.

더구나 정부가 사회간접자본(SOC) 예산을 축소하면서 도로, 항만, 철도, 통신, 전력, 수도 등 공공시설 건설이 줄어들게 돼 건설사의 또 다른 먹거리에도 타격이 예상된다. 

▲정부가 재건축·개발에 대한 규제 방안을 내놓으면서 그동안 사업성이 보장된 도시정비사업을 적극적으로 진행해온 건설사들의 타격이 예상된다. 서울의 한 재건축 아파트 공사현장. (사진=손강훈 기자)


중동 오일머니, 돌파구 될까

다만 건설사들에게 반가운 소식도 있다. 그동안 부진했던 해외사업에 대한 긍정적 전망이 연이어 나오고 있다. 국제유가가 오르면서 해외건설 경기가 회복될 것이란 얘기다.

사실 해외사업은 그동안 국내 건설사의 발목을 잡았다. 해외건설협회에 따르면 올 1월부터 10월까지 국내 건설사들은 해외에서 총 226억달러를 수주했다. 이는 작년 같은 기간(215억달러)보다 11억달러 많은 수준이지만 지난해 역대 최악의 해외사업 수주 성적을 기록했던 것으로 볼 때, 올해도 부진이 이어지고 있다고 볼 수 있다. 

한국석유공사에 따르면 2일(현지) 기준 서부텍사스유(WTI)는 1배럴당 54.54달러, 두바이유는 58.87달러, 브렌트유는 60.62달러로 거래됐다. 석유수출기구(OECD)의 원유 감산합의기간 재연장에 대한 기대감 때문이다.

한 때 배럴당 40달러대까지 떨어졌던 국제유가가 1배럴당 50달러 이상을 유지하자, 그동안 오일머니를 바탕으로 큰 손 역할을 했던 중동국가들의 발주가 늘 것이란 예상이 우세해졌다.

실제 지난달 무함마드 빈 살만 사우디아라비아 제1왕위 계승자는 최근 미래형 주거·사업용 신도시 ‘네옴’을 건설하겠다는 계획을 밝혔다. 이 사업은 서울 면적의 약 44배에 이르는 첨단미래형 도시를 개발하는 것으로 2025년까지 모두 5000억달러(약 562조원)가 투입되는 초대형 사업이다. 

1973년 삼환기업이 알울라~카이바 간 고속도로 공사를 따낸 후 국내 건설사들은 지금까지 사우디에서 총 1789건 1391억달러(약 156조원)에 달하는 공사를 수주했다. 우리나라 건설이 지금까지 해외에서 벌어들인 외화 중 18%를 차지한다. 현재 포스코건설, 대우건설, 한화건설을 중심으로 특수를 누릴 것이란 예상이 나오고 있다.

증시 전문가들은 내년 중동 훈풍으로 해외수주가 회복될 것이란 전망을 내놓고 있다. 

백광제 교보증권 연구원은 “국제유가 회복 등 글로벌 시장환경 개선이 진행 중인 점은 건설사에 긍정적”이라고 밝혔고, 채상욱 하나금융투자 연구원은 “유가흐름과 중동국가의 투자계획 등을 살펴볼 때 국내 건설사들이 내년에 해외에서 400억달러 이상의 일감을 따낼 것”이라고 예측했다.

반면 우려도 여전하다. 해외사업은 덩치가 큰 만큼 대형건설사들은 수주가 원활하겠지만, 국내 중소건설사들에게는 ‘그림의 떡’이 될 수밖에 없다. 

건설업계 한 관계자는 “해외사업은 초기 투자비용이 크고 공사대금 회수에도 시일이 오래 걸려 대붑분 건설사들이 엄두를 못 내고 있다”며 “건설업계 전체적으로 보면 해외사업보다 국내분양이 훨씬 안정적이지만 주택경기 전망이 어두워서 걱정이 크다”고 말했다.  

(CNB=손강훈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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