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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뉴스텔링] 증권사들 몸집 불리기 백태…부작용은 없나

덩치 키워야 산다? ‘구조조정’ 현실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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cnbnews 손강훈기자 |  2017.08.22 09:53:02

▲인수·합병, 증자로 몸집을 키운 대형증권사들이 올 상반기 호실적을 냈다. 특히 IB(투자은행) 분야의 수익이 크게 늘며 '덩치 키우기' 효과를 보고 있다는 분석이다. (왼쪽 위부터 시계방향)미래에셋대우, NH투자증권, KB증권, 한국투자증권 본사 전경. (사진=손강훈 기자)

인수·합병(M&A)을 거치며 몸집을 키워온 대형증권사들의 실적이 눈에 띈다. 특히 IB(투자은행) 분야의 수익이 크게 늘며 합병 효과를 톡톡히 보고 있다. 초대형 IB 도입을 앞두고 ‘대형사 강세’ 분위기가 굳어지면서 ‘몸집 키우기 경쟁’은 여전할 것으로 예상된다. (CNB=손강훈 기자) 

상반기 실적 합병효과 ‘톡톡’
초대형IB 되고자 덩치 키우기
중소 증권사 잠 못 이루는 밤

코스피가 상승세를 그리며 주식시장이 호황을 맞으면서 증권사의 실적 개선에 대한 기대감이 커지고 있다. 주식시장에 자금이 몰리면서 증권사의 주 수입원 중 하나인 주식거래 수수료가 늘어나고 있기 때문이다.

실제로 올 상반기 대형증권사들의 성적표는 놀라웠다. 자기자본순위 빅5 증권사의 각사 반기보고서에 따르면 미래에셋대우·NH투자·한국투자·삼성·KB증권의 영업이익은 모두 합쳐 1조3248억원, 반기순이익은 9536억원을 기록했다. 이는 지난해 상반기 대비 각각 124.5%(7347억원), 98.8%(4740억원)나 늘어난 수치다.  

반면, 중소형사인 교보증권(자기자본 7761억원, 14위), 현대차투자증권(자기자본 7679억원, 15위), 하이투자증권(자기자본 6891억원, 16위) 등은 실적이 부진했다. 

특히 IB(투자은행) 분야에서의 성과가 눈에 띈다. NH투자증권, 미래에셋증권, KB증권 등 M&A로 덩치를 키운 증권사들의 성적이 좋았다. 

IB는 기업공개(IPO), 증자, 회사채 발행, 구조화금융, 인수합병 등을 주간하고 자문하는 업무다. 주식시장 상황 등에 상대적으로 덜 흔들리며 안정적인 수익을 낼 수 있어, 증권사들은 사업다각화 측면에서 이 분야에 적극적이다. 

게다가 어음 발행·할인·매매·중개·인수·보증업무 등 새로운 사업을 진행할 수 있는 초대형 IB 육성방안이 발표되면서, 일부 증권사들은 인수·합병, 증자를 통한 몸집 키우기에 힘써왔다.

지난 2015년 1월 NH농협금융이 우리투자증권을 인수해 대형화의 신호탄을 쏘았던 NH투자증권은 올 상반기 IB에서 1171억원의 영업이익을 냈다. 이는 전년(824억원)보다 42.1%(347억원) 늘어난 수치다. 

미래에셋증권과 대우증권이 통합해 단숨에 자기자본 업계 1위로 올라선 미래에셋대우는 지난해 상반기(204억원) 대비 319.1%(651억원) 증가한 855억원의 IB 영업이익을 기록했으며, KB금융이 현대증권을 인수한 KB증권 역시 41.5%(210억원) 늘어난 716억원의 양호한 성적을 받았다. 

특히 전체 영업이익에서 IB가 차지하는 비중이 NH투자증권 43.8%, KB증권 32.8%, 미래에셋대우 26.9%에 달하는 등 어느 정도 수익다변화도 이뤘다.

이에 대한 증권가의 평가도 긍정적이다. 박혜진 교보증권 연구원은 “이번 분기 주목할 만한 부분은 IB수익 증가”라며 “최근 대형증권사의 IB수익은 한 단계 레벨업 했다. 이러한 추세로 볼 때 앞으로 대형사 위주의 실적증가가 가속화 될 것”이라고 전망했다.

▲자기자본 기준 빅 5 증권사의 상반기 실적을 보면 영업이익은 3배 가까이, 반기순이익은 2배이상 크게 늘었다. (표=각사 반기보고서)


주식거래로 먹고살던 시절 ‘끝’

이 같이 대형증권사들의 실제 성과를 내기 시작하고, 증권사의 새로운 먹거리인 ‘초대형 IB’ 도입이 눈앞으로 나가오자, 증권사들의 자본 확충 노력이 더욱 거세지고 있다.

‘초대형 IB’는 금융당국이 금융시장 선진화를 내걸고 추진하고 있다. 일정규모 이상의 자기자본을 갖춘 증권사에 한해 어음 발행·할인·매매·중개·인수·보증업무 등 새로운 사업을 허가 하겠다는 것이다.  

한국금융투자협회에 따르면 지난 6월말 기준 증권사들의 자기자본 순위는 미래에셋대우 7조1498억원, NH투자증권 4조6925억원, 한국투자증권 4조3450억원, 삼성증권 4조2232억원, KB증권 4조2162억원, 메리츠종금증권 3조1680억원, 신한금융투자 3조1503억원, 하나금융투자 1조9242억원, 대신증권 1조6864억원, 키움증권 1조3712억원 순이었다.    

초대형 IB 선정기준은 자기자본 4조원 이상이다. 미래에셋대우·NH투자·한국투자·삼성·KB증권의 경우 이미 그 조건을 충족한 상태다. 한국투자증권과 삼성증권의 경우 이 조건을 맞추기 위해 지난해 각각 1조7000억원과 3500억원의 대규모 증자를 단행했다.

이유는 간단하다. 초대형 IB가 되면 운신의 폭이 커진다. 업계에선 초대형 IB 인가를 9~10월 안팎으로 예상하고 있다. 즉, 빠르면 다음달부터 발행어음 업무가 가능해져 또 다른 수익원 확보가 가능하다는 의미다. 

이렇게 되자, 자기자본 3조원을 유지하고 있는 메리츠종금증권과 신한금융투자가 주목받고 있다. 4조원 돌파가 가시권이기 때문이다. 실제 두 곳은 3년 내 초대형 IB 진입을 목표로 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메리츠종금증권의 경우 2015년 6월말 자기자본은 1조2000억원에 불과했지만 약 2년만에 3조원을 넘어섰다. 아이엠투자증권 인수, 자회사인 메리츠캐피탈 100% 완전 자회사 편입, 약 7500억원대 유상증자 등을 통해 빠르게 몸집을 키웠다.

신한금융투자는 모회사인 신한금융지주가 작년 5000억원을 출자하며 자본 3조원을 돌파했다. 내부적으로는 조직개편 등을 통해 IB부문을 강화, 초대형 IB를 준비 중이다. 특히 지주 계열사들과의 시너지를 자신하고 있다. 

대형증권사들이 올 상반기 실적을 통해 덩치를 키운 이유를 분명이 보여준 상황에서 업계 환경도 점점 이들에게 유리하게 변화하고 있어, 앞으로 증권업계에 ‘대형화’ 바람이 여전할 것으로 보인다. 

이에 대해 부작용을 우려하는 목소리도 나온다. 문재인 정부가 고용안정과 일자리 창출을 국정운영의 핵심과제로 밀어붙이고 있는 상황에서 중소 증권사들의 구조조정이 현실화될 가능성이 높기 때문이다. 금융시장 다각화 측면에서도 대형사 중심으로 증권업계가 재편되는 것이 소비자에게 유리하지 않다는 지적도 있다.    

한 증권업계 관계자는 “올 상반기 실적은 ‘대형사 강세, 중소형사 약세’로 볼 수 있다”며 “대형화가 중요해진 만큼 중소형사들의 고민은 더욱 커질 것”이라고 말했다.

(CNB=손강훈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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