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3일 김임권 수협중앙회장이 '적폐청산'을 위한 긴급 현안회의를 진행하고 있다. (사진=수협)
수협중앙회는 23일 임직원들이 김임권 회장 주재로 긴급 현안회의를 개최하고 바닷모래 채취문제를 비롯한 어촌과 수산업계에 해묵은 고질적 병폐들을 청산하는데 앞장서기로 결의했다고 24일 밝혔다.
오는 25일과 26일에는 수협중앙회 천안연수원에서 인사제도개선워크샵을 열고 새 정부가 적극 추진하는 비정규직 철폐 정책을 반영하기 위한 방안을 논의키로 했다.
수협 본부청사에서 열린 이번 긴급 현안회의는 최근 출범한 새 정부가 적폐청산에 박차를 가하는 것과 관련해 수산업 발전을 저해하는 문제점들도 함께 청산해 나가야 한다는 어촌 현장의 목소리를 반영한 것이다.
이 자리에서 김 회장은 “바닷모래 채취문제는 사회적 약자인 어민에 대한 골재업자들의 착취와 폭력이 일상화 된 대표적 적폐”라고 지목하고 “어민을 짓밟으며 잇속 챙기기에만 급급한 극소수 골재업자만을 위한 정부정책은 청산 대상”이라며 강도 높게 비판했다.
이에 따라 수협은 바닷모래 채취 중단을 위해 정부와 지방자치단체에 대한 건의활동을 강화하는 한편 국회와 지방의회에 지원을 요청해 나갈 방침이다.
이와 함께 수산정책의 혁신적인 전환을 정부에 건의하기로 했다.
김 회장은 “정부가 매년 1200억원 이상의 예산을 들여 인공어초, 치어방류, 바다숲 조성 등 자원증강정책을 적극 추진했지만 정작 지난해 연근해생산량은 44년만에 100만톤에 못미치며 반세기 전으로 퇴보하는 참담한 결과를 낳았다”고 지적했다.
“이는 바다라는 공유지에서 영위하는 수산업의 특성을 간과했기 때문이며, 정부의 정책은 어떻게 하면 ‘공유지의 비극’을 막아 지속가능한 수산업을 만들 것인가에 초점을 맞춰야 한다”고 해법도 제시했다.
김 회장은 “기존의 무의미한 수산정책은 모두 용광로에 쓸어넣고 완전히 새로운 틀로 정책을 찍어내야 한다”며 구체적으로 어업인 스스로 감척과 휴어기에 참여하고 정부가 어민의 손실을 보전해주는 자율적 수산자원관리 방안을 대안으로 지목했다.
아울러 “관행적으로 계약직을 채용했던 지금까지의 관행 역시 적폐이고, 이를 철폐하려는 정부의 정책 방향에 적극 공감한다”며 “빨리 개선 방안을 마련해서 시대정신에 부합하는 인사채용시스템을 갖추라”고 지시했다.
이 밖에도 김회장은 ▲어촌계 진입장벽으로 인한 귀어귀촌 부진 ▲중국어선의 불법조업 ▲조합장 및 중앙회장 선거제도의 불합리성 등을 청산해야 할 적폐로 꼽고 임직원들에게 적극적인 대응을 주문했다.
특히 임직원들에게 수협인으로서의 사명감을 거듭 강조했다.
김 회장은 “어민이 쓰러져 가는데 보고도 못 본 척 하고 아무 것도 하지 않는 수협이라면 더 이상 존재의 가치가 없다”며 “어민이 존재하기 때문에 수협도 존재하는 것이며, 어민이 지금 진정으로 원하고 간절하게 바라는 것이 무엇인지를 깨닫지 못한다면 수협 또한 어민들에게는 적폐가 되고 청산의 대상으로 전락할 수밖에 없다”고 강조했다.
이어 “새 정부가 출범한 지금이 수협과 수산업에 쌓인 적폐를 털어내고 새롭게 출발할 수 있는 마지막 골든타임”이라고 전제하고 “더 늦기 전에 수협이 면모를 일신하고 수산업이 재도약하는 기틀을 마련할 수 있도록 우리 모두가 함께 힘과 정성을 모아나가자”고 당부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