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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생생르포] “내가 죽어도 주식은 오른다” 버크셔 해서웨이 주총 10가지 키워드

재미 금융블로거 임성준씨 주총 참관기…워런 버핏을 말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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cnbnews 도기천기자 |  2017.05.17 10:38:28

▲1. 미국 네브래스카주 오마하에서 위치한 버크셔 해서웨이 본사. (사진제공=재미 블로거 임성준)

지난 5~7일(현지시간) 미국 네브래스카주 오마하에서 열린 버크셔해서웨이(이하 버크셔) 주주총회는 축제나 다름없었다. 87세의 워런 버핏 회장, 93세의 찰스 멍거 부회장이 4만여 주주들과 하루 종일 토론했고 쇼핑데이, 칵테일 파티, 피크닉, 마라톤이 3일 간 펼쳐졌다. 버핏은 “내가 오늘 죽으면 내일 버크셔 주식은 더 오를 것”이라며 자신감을 드러냈고 주주들은 환호했다. 찰스 멍거는 “실수한 것도 많고 기회를 놓친 것도 많지만 과거는 과거일 뿐 기회는 언제든지 온다”고 역설했다. 

버크셔 주총은 이 회사 주식을 단 1주만 갖고 있어도 입장권 4장을 받을 수 있다. 보유주식 수와 관계없이 선착순으로 좋은 자리에 앉을 수 있다. 

CNB는 미국 라스베이거스에서 금융전문 블로거로 활동 중인 임성준(46·닉네임 베가스풍류객)씨가 미국 현지에서 보낸 온 3일 동안의 주총 참관기를 바탕으로 당시 행사장의 생생한 분위기를 재구성했다. 또 워런 버핏과의 주요 질문·답변과 임씨의 개인적인 소견도 함께 싣는다.

임씨는 16일 CNB와의 전화통화에서 “버핏이 주주총회에서 보여준 자신감과 솔직함은 주주들의 믿음을 더욱 확고하게 만드는 계기가 됐다”며 “미국은 전세계 GDP의 25%를 차지하며 전 세계 1위 소비시장으로 지속적으로 성장해온 나라로, 주가가 비싸다는 얘기가 늘 나왔지만 그럼에도 주가는 멈춤없이 올랐다. 장기투자라면 지금이라도 늦지 않았다”고 말했다. (정리·구성=도기천 기자)

4만 주주, 쇼핑·칵테일·마라톤 ‘축제’ 
87세 워런 버핏 종일 주주들과 토론
나쁜기업 베팅·AI 분야 투자 등 화두

지난 4일 저녁 라스베이거스에서 사우스웨스트(South West) 항공 직항 편으로 오마하로 향했다. 버크셔 해서웨이 주주라서 사우스웨스트 항공권을 구매한 이유도 있지만 대부분의 항공사들은 오마하와 같은 소도시에 직항 편을 취항하지 않는다. 

만약 다른 항공사를 이용하면 시간도 더 걸리고 한번 내지는 두 번 환승해야 하는 번거로움이 있다. 라스베이거스에서 오마하까지는 2시간 30분이 소요되는 비행거리이다. 사우스웨스트는 다른 항공사들이 취항하지 않는 소도시 직항 편을 단일 기종(B-737)으로 서비스하며 다른 항공사들과 차별을 꾀하고 있다. 

소프트 랜딩 후 내린 오마하 공항은 그야말로 시골 냄새(?) 물씬 풍기는 달랑 A와 B 게이트 2개를 보유한 단층 건물이었다. 인구 40만의 소도시여서 당연히 공항은 아주 한산했다. 

주주총회 첫째 날인 5월 5일은 주주들을 위한 쇼핑데이와 칵테일파티가 열렸다. 아침에는 워런 버핏의 집과 버크셔 해서웨이의 본사를 방문했다. 

▲2. 워런 버핏이 자주 찾는다는 맥도날드 가게(위)와 그의 집. 집으로 들어가는 자동차가 그의 딸이 탄 차량이 아닐까 추측 해본다. (사진제공=재미 블로거 임성준)


버핏이 자주 찾는다는 맥도날드 가게(버핏의 다큐멘터리에 등장하는 그곳)에서 드라이브 쓰루를 이용해 아이스커피를 주문하며 버핏 회장이 자주 오냐고 물어봤다. 점원은 “자주 오는데 요즈음은 뜸하다”고 답했다. 아마 주주총회 준비로 바빠서 그럴 거라고 개인적으로 추측해 본다. 

HBO 다큐멘타리에 의하면 버핏은 주로 아침을 맥머핀으로 떼우는 것으로 알려졌다. 주변인들 말로는 그는 매일 아침 그는 2.61, 2.95, 3.17 3개의 숫자 중 하나를 택한다. 전날 증시가 올라 기대 이상의 수익을 올렸다면 맥도널드 아침메뉴 중 가장 비싼 3.17달러를 주문한다. 베이컨, 달걀, 치즈비스킷으로 구성된 메뉴다. 여기에 콜라 한 잔을 더한다. 

하지만 증시가 하락했을 때는 2.95달러나 2.61달러 짜리로 ‘등급’이 내려간다. 달걀이 빠진  소시지 버거다. 그러고보니 점원에게 해야할 질문을 못했다. “버핏이 3.17달러짜리를 찾는 날이 더 많지요?”라고.

버크셔 본사로 이동했다. 건물 2층 창문에 방문자들을 위해 만들어 놓은 워런 버핏의 그림이 인상적이었다. 

오마하 센츄리 링크 건물에서 열린 쇼핑데이는 버크셔가 보유한 자사 제품들을 전시, 판매하는 행사다. 식품회사 크래프트 하인즈, 건전지 회사 듀라셀, 보험회사 GEICO, 코카콜라 등 많은 버크셔의 자회사들이 매년 참여하고 있다. 

▲3. 지난 5~7일(현지시간) 미국 네브래스카주 오마하에서 열린 버크셔 해서웨이 주주총회. (사진제공=재미 블로거 임성준)


버핏 “중국 증시, 미국 추월할 것” 

둘째 날 버크셔 주총이 열리는 행사장에는 새벽부터 많은 사람들이 줄을 서서 기다리며 조금이라도 가까이에서 워런 버핏을 보고자 경쟁했다. 행사장은 아침 7시 30분에 개방하지만 그 전부터 많은 사람들이 대기 중이었다. 

버크셔에서 만든 광고물과 다큐멘터리를 시청한 후 50여 가지의 질문이 이어졌고 버핏과 그의 동업자 찰리 멍거는 한 치의 흐트러짐도 없이 일일이 질문에 답변했다. 점심시간 및 휴식 이후에도 질문은 계속 이어졌다. 꽤 인상적인 모습이었다. 

주주들 중에 특이한 점은 많은 중국인들이 단체로 참가한 것이다. 중국어 통역서비스 또한 실시간으로 진행하는 것이 아주 이채로웠다. 주총 행사장에서 만난 한국에서 온 페이스북 친구 덕분에 운이 좋아 워런 버핏이 앉아 있는 중앙무대와 가까운 거리인 1층 앞줄에서 행사를 참관할 수 있었다. 

행사장에서는 사진 촬영 및 녹화는 금지되므로 짧게 한두 컷 정도만 몰래 촬영했다.  

마지막 날에는 마라톤이 열렸다. 마라톤을 통해 모은 기금은 모두 기부를 한다고 해서 참여했다. 5Km의 거리를 뛰기도 하고 걷기도 했다. 완주하면 각자 메달을 받는다. 내년에 다시 올 수 있을지 모르지만 기회가 된다면 다음에는 다른 투자자들처럼 가족과 함께 참여하고 싶다. 

한편 이번 주총에서 다뤄진 주제들 중 인상적인 10가지를 뽑아봤다. 버핏의 주장(질문·답변)과 필자의 단상이다.

1. 웰스파고(WFC)의 가짜 계정 스캔들과 문제점은 무엇인가?
 
이 질문에 워런 버핏은 웰스파고의 판매 관행의 문제와 과도한 인센티브 시스템에 대한 문제점을 꼬집었다. 또한 사임한 웰스파고 CEO가 사실을 인지했음에도 적절한 조치를 취하지 않은 것을 비판했다. 

모든 회사는 예상치 못한 리스크에 노출된다. 하지만 이것을 인지하고 적절한 조치를 취한다면 위기는 극복 된다고 본다. 일시적인 리스크로 인한 과도한 주가 하락은 오히려 매수의 기회라고 생각해 본다.

2. 현재 개발 중인 자율주행차는 버크셔 해서웨이가 영위하는 보험업과 철도사업에 어떤 변화를 가지고 올 것인가? 

워런 버핏은 분명히 보험과 철도사업에 20년 내에 악영향을 끼칠 것이라고 예상했다. 또한 그는 See's Candies와 같은 사업모델을 영위하는 회사를 계속 찾고 있는 중이라고 답했다. 

버핏의 이런 생각은 어쩌면 훨씬 더 빠른 시일 안에 현실이 될 수 있다. 자율주행차가 상용화가 된다면 철도를 이용한 운송 사업과 사고의 경감으로 인해 보험업은 빠르게 위축될 것이다. 버핏이 생각하는 20년이 아닌 더 빨리 변화의 물결이 우리에게 다가오지 않을까 생각해 본다. 

FORD나 GM를 비롯한 여타 자동차 업체들은 앞다투어 자율주행차 상용화를 2021년으로 잡고 있다. 자동차 업체들의 바람대로 된다면 먼 미래의 이야기가 아닌 불과 5년 정도의 시간만 남은 것이다. 여기서 이런 변화를 잘 포착하고 연구한다면 자율주행차와 관련한 투자의 아이디어를 얻을 수 있다고 생각한다.  

▲4. 주주총회 장소인 센츄리링크 컨벤션 센터. (사진제공=재미 블로거 임성준)


3. IBM 주식 일부 매각과 애플을 매수한 이유는 무엇인가. 버크셔는 테크 주식에 대한 관점을 바꾼 것인가? 

워런 버핏은 IBM 매수가 실수였다고 인정 했으며, 스마트폰은 테크이기 보다는 필수소비재로 바라본 것이므로 애플 주식에 대한 투자는 평소 투자철학과 반하지는 않는다고 말했다. 찰리 멍거는 우스갯소리로 버핏이 기술주를 바라보는 관점이 미쳤거나 아니면 배우고 있는 건지 모르지만 후자일 것이라고 했다.

개인적인 예상은 현재 물밑에서 진행되고 있는 버크셔의 후계자로 지목되는 인물 중의 한 명이 애플 매수를 주도했을 가능성이 있을 듯하다. 파이퍼 제프레이 보고서에 따르면 미국 청소년의 80%가 애플의 아이폰을 원하고 있으며, 현재 애플은 전 세계 스마트폰 영업이익의 90%를 가져가고 있다. 이런 점에서 미래 가능성에 베팅한 사례로 볼 수도 있다. 필자도 비슷한 생각으로 작년에 애플을 매수했기 때문이다.

4. 올해 주총에 많은 중국인들이 참여했다. 중국 주식시장의 미래는? 

워런 버핏과 찰리 멍거는 중국 주식시장의 미래는 밝다고 예측했다. 현재 중국 주식시장은 미국 시장보다는 저렴한 가격에 거래되고 있다. 하지만 성장의 고통은 수반 돼야 한다고 했으며, 이후 중국 주식시장이 미국 주식시장 보다 우위를 점할 것이라고 내다봤다. 

필자도 같은 생각이다. 중국의 인구와 현재 바뀌고 있는 중국의 잠재력 및 자원들을 보면 결코 미국 못지않은 무한한 발전을 할 것이다. 국가 주도로 창업이 장려되고 스마트폰을 기반으로 삶이 바뀌고 있으며 2자녀 정책의 시행으로 폭발적으로 늘어날 젊은 세대들의 소비로 인해 수십 년 안에 많은 변화를 몰고 올 것으로 예상된다. 하지만 리스크가 아예 없는 것은 아니므로 조심스럽게 접근할 필요는 있다. 

▲5. 버크셔가 보유한 자사 제품들이 주총 행사장인 센츄리 링크 건물에서 전시, 판매되고 있다. (사진제공=재미 블로거 임성준)


5. 미국의 4대 항공사를 매수한 이유는 무엇인가? 

워런 버핏은 메이저 4대 항공사가 경쟁력을 갖고 있다고 판단해서 매수했다고 밝혔다. 이 4대 항공사는 미국 전체 항공시장의 85%를 점유하고 있다. 이들 항공사는 버핏의 투자 철칙인 독과점적이고 경제적 해자를 지닌 기업들로 볼 수 있다.
 
필자도 큰 틀에서 이견은 없다. 하지만 개인적으로 항공주는 매력도가 떨어진다고 보고 있다. 항공 산업이 경기에 민감하고 원유가격 등 고려할 변수가 많으므로 개인적인 투자 측면에선 버핏과 다른 관점으로 접근하고 있다.

6. 코카콜라가 영위하는 청량음료 사업에 대해서는 어떻게 생각하며, 건강에 좋지 않은 설탕에 대한 생각은? 

주총 현장에서 약간의 소동이 있었다. 독일에서 온 주주인지 1인 시위자인지 모르겠으나 코카콜라의 폐해에 대해 질문을 던졌다. 이런 와중에 행사장에 있던 주주들이 야유를 보내는 소동이 벌어졌다. 

이후 장내가 정리된 뒤 버핏은 “1년을 더 살고 싶어 브로콜리나 아스파라거스를 먹는 것보다 자기가 좋아하는 음식을 먹는 게 낫다. 체리 콜라 5캔을 매일 마시고 있지만 현재까지 내 건강에 문제는 없다”고 말했다. 

이는 결국 개인적인 선택의 문제다. 담배가 대표적인 예다. 다른 사람에게 피해를 주지 않는다면 아무런 문제가 없다고 생각한다. 필자 또한 코카콜라의 주주이지만 코카콜라 역시 사업의 다각화를 고민하고 있으며 현재 몬스터 지분 확대를 통해 에너지 드링크 사업과 건강 음료 또한 고민하고 있다. 코카콜라의 기업역사가 100년이 넘으므로 잘 헤쳐 나가리라고 믿는다. 

▲6. 주총 행사가 개최된 센츄리링크 건물의 내부모습. 많은 참가자들이 행사장으로 걸어가고 있다. (사진제공=재미 블로거 임성준)


7. 버크셔는 왜 구글과 아마존을 매수하지 않나? 

버핏은 아마존의 전자상거래와 클라우드 사업을 펼치고 있는 제프 베조스에게 칭찬을 아끼지 않았다. 자신이 멍청해서 제대로 회사의 본질을 보지 못했으며, 베조스는 훌륭하게 아마존을 운영해 성공했다고 평가했다. 

노련한 투자자로서 자신의 실수와 안목을 쿨하게 인정한 점은 인상적이다. 실수를 반면교사로 삼아 부단히 자기의 투자관을 발전시켜야 한다는 교훈을 얻었다. 

8. 버크셔가 생각하는 인공지능이 몰고 올 미래는?

버핏은 향후 10년간 큰 변화가 있을 것이라고 내다봤다. 인공지능으로 인한 생산성 향상은 긍정적이지만 짧은 기간 동안 변화되는 모습은 파괴적이고 불확실성이 증대될 것이라고 본다고 했다. 특히 고용 문제를 우려했다. 

필자의 생각도 비슷하다. 하지만 단점 보다는 장점이 더 많을 것이라고 본다. 아마 좋은 투자처가 아닐까라는 생각을 해본다. 나무가 아니라 숲을 바라보며 달라질 미래사회의 변화상을 투자의 기회로 삼아야 되지 않을까.

▲7. 주총 마지막 날에는 마라톤이 열렸다. 5Km의 거리를 완주하면 각자 메달을 받는다. (사진제공=재미 블로거 임성준)

9. 워런 버핏 사후와 후계자 문제는? 

버핏은 “자신이 오늘 죽더라도 내일 버크셔 해서웨이의 주식은 올라갈 것”이라고 말했다. 만약 매력적인 가격까지 하락한다면 좋은 투자의 기회며 아마 이사회에서 자사주 매입 결정을 내릴 것이라고 했다. 후계자 문제는 ‘오직 이사회만 알고 있다’며 말을 아꼈다.

필자 또한 시스템을 잘 구축해 뒀기 때문에 버핏이 사망하더라도 별문제는 없을 것이라고 생각한다. 버핏이 자신의 유훈대로 투자철학을 계승할 수 있는 인재를 물색하고 있을 것이라는 생각이 든다. 

10. 이번 주총을 투자에 접목할 부분

새롭게 대두되는 트렌드와 기술을 잘  파악하고 공부 한다면 좋은 회사를 성장하기 전에 발굴해 투자할 수 있다. 경제적 해자를 가진 회사에 투자하면 좋은 성과를 낼 수 있다는 것을 재확인하는 자리였다. 

누구나 투자를 하면서 실수와 실패를 반복한다. 하지만 그것을 인정하고 무엇을 잘못했는지 파악하고 교훈을 찾으면서 자신의 만들어 놓은 포지션을 바꾸는 것은 더 힘든 일이다. 오마하라는 작은 시골 도시에서 산전수전 다 겪은 노령의 투자자인 워런 버핏을 통해 투자의 유연성을 배웠다. 끊임없는 자기계발과 공부만이 현명한 투자의 지름길이며, 투자의 세계에 왕도는 없다는 것을 다시 한번 절실히 확인시켜 준 자리였다. 

(CNB=도기천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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