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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뉴스텔링] 재계, ‘4월 위기’ 넘고 ‘5월 분수령’ 맞을까

‘깜짝 실적’ 기대감 솔솔…‘위기’ 정말 넘겼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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cnbnews 손강훈기자 |  2017.04.07 11:19:19

▲삼성전자를 비롯한 반도체 기업들에 대한 기대가 어느 때보다 커지고 있다. 하지만 반도체 의존율이 높아 내수 전반에 온기가 퍼지지 않고 있다. 서울 서초구 서초동 삼성전자 사옥. (사진=연합뉴스)

상당수 기업들이 올 1분기 어닝시즌을 기록할 것으로 예상되면서 경기 회복에 대한 기대감이 높아지고 있지만, 대외적인 변수가 워낙 커 낙관하긴 이른 상황이다. 모처럼의 경기회복 조짐을 활황의 전주곡으로 보는 시각과 일시적인 현상으로 보는 시각이 엇갈리고 있다. 한국호(號)는 어디를 향해 가고 있는 걸까. (CNB=손강훈 기자)

삼성만 바라보는 韓경제, 내수는 ‘캄캄’
글로벌경제 회복세지만 곳곳 ‘지뢰밭’
5월 새정부 출범 후 방향타 결정될듯
 
‘춘래불사춘(봄은 왔지만 봄 같지가 않다)’이란 말이 무색해졌다. 증권사 리서치센터와 실적추정기관에서 내놓고 있는 1분기(1~3월) 실적 추정치를 보면 그렇다. 

금융정보업체 에프엔가이드는 214개 상장기업의 1분기 영업이익을 41조4450만원으로 추정했다. 작년 같은 기간보다 23.35%(7조7613억원)나 늘어난 수치다.

또 다른 업체 와이즈에프앤은 168개 상장사의 1분기 영업이익을 지난해 1분기보다 18.78%(6조5253억원) 증가한 41조2711억원으로 전망했다.

이 같은 어닝시즌을 주도한 업종은 단연 ‘IT’다. D램, 낸드플래시 등 메모리반도체 수요가 꾸준히 늘고 있는데다 스마트폰 탑재용량 증가와 메모리 단가 상승이 계속되고 있다. 일각에서는 반도체 호황기인 슈퍼사이클에 진입할 것이란 분석도 나오고 있다.

이에 따라 에프엔가이드는 삼성전자의 올 1분기 영업이익을 9조3044억원으로 예측했다. 작년 1분기(6조6758억원)보다 3조원 가까이 늘어난 것이다. 메리츠종금증권과 KTB증권 등도 10조원이 넘는다고 예상했다.

반도체 기업인 SK하이닉스 역시 영업이익 예상치가 2조1745억원으로 전년 같은 기간(5618억원)보다 4배 이상 증가할 것으로 추정됐다.

LG이노텍, LG디스플레이 등 IT기기 부품을 생산하는 기업들의 영업이익도 글로벌 수요증가로 인해 크게 개선될 것으로 전망됐다.

IT와 함께 국내 수출의 한 축을 담당하고 있는 화학업계도 성장세를 이어갈 것으로 보인다. 화학 ‘빅3’인 LG화학, 롯데케미칼, 한화케미칼의 1분기 영업이익 추정액은 1조7144억원으로 지난해보다 59.6%(6403억원) 늘었다.

지난해 잇따른 반덤핑 관세 처분을 받았던 철강업계도 올 1분기 개선된 실적이 예고됐다. 포스코는 지난달 30일 올 1분기 영업이익은 작년에 비해 82% 증가한 1조2000억원을 기록했다고 발표했고, 현대제철은 약 20% 이상 늘어난 3300억원의 영업이익을 낼 것으로 예상됐다.

이런 호황 추세는 글로벌 경기의 완만한 회복세에 힘입어 한동안 계속될 것으로 예상되고 있다. IT의 경우 반도체, 디스플레이 등의 수요 증가가, 화학·철강은 관련 제품의 가격상승으로 인한 수익 개선이 이어질 전망이다.  

▲현대차 완성품들이 울산항에 정박 중인 현대글로비스 선박 앞에서 해외시장 진출을 기다리고 있다. (사진=도기천 기자)


1분기 어닝시즌, 대세 회복? 

하지만 장밋빛 미래만 예상되는 것은 아니다. 아직 곳곳에 존재하는 ‘불안요소’도 여전하다.

그동안 우리경제는 ‘환율조작국 지정’과 ‘대우조선해양 유동성 문제’로 인해 ‘4월 위기설’에 시달려왔다.

미국은 4월과 10월 1년에 두 차례 환율보고서를 내고 여기서 환율조작국을 지정한다. 우리나라의 경우 지난해 10월 중국, 일본 등과 함께 ‘환율 조작 관찰 대상국’으로 지정돼 있다. 이번에 환율조작국이 될 가능성이 있다. 

환율조작국은 자국의 수출을 늘리고 자국 제품의 가격경쟁력을 확보하기 위해 정부가 인위적으로 외환시장에 개입해 다른 나라 통화와 자국통화 간 환율을 조작하는 국가를 이른다. 

미국 트럼프 정부는 한국, 중국 등이 수출 환차익을 높이기 위해 인위적으로 자국 화폐를 평가절하해 왔다고 보고 있다. 따라서 환율조작국으로 지정되면 원화가 강세(달러 약세)를 보일 가능성이 높다. 이렇게 되면 달러를 벌어들이고 있는 수출기업은 큰 타격을 입게 된다. 환차손(환율변동에 다른 손해)과 가격경쟁력 하락으로 이어지기 때문이다. 

위기설의 또 다른 한 축은 대우조선해양이다. 4월 4400억원을 시작으로 오는 11월까지 약 9400억원 규모의 회사채 만기가 돌아오는데 이를 자체 유동성으로 막을 수 없어 부도가 예상되고 있다. 

정부가 회생에 중심을 둔 추가 지원 방안을 내놓은 상황이지만 채권단이 지원안 수용을 망설이고 있다. 

대우조선해양 회사채에는 국민연금, 우정사업본부를 비롯한 시중은행, 보험사, 증권사 등이 얽혀있다. 지원안이 통과되면 출자전환을 통해 일정 부분 손실을 감소해야 하고 만약 통과되지 않아 ‘플랜P’(법정관리 형태)가 적용되면 투자금액 전부를 손해 볼 수도 있다. 어느 쪽이 됐던 간에 강도 높은 구조조정에 따른 대규모 실업 사태, 지역경제 침체 등의 문제는 피할 수 없는 상황이다. 

▲대우조선해양의 유동성 문제가 한국경제에 상당한 부담을 주고 있다. 경남 거제시 아주동 대우조선해양 옥포조선소 서문으로 직원들이 출근하고 있다. (사진=연합뉴스)


여기에다 국내 내수 경기는 아직도 얼어붙어있다. 고용불안, 가계부채 급등세 등이 맞물려 소득이 제자리걸음이기 때문이다. 
더 큰 문제는 이런 분위기가 반전될 조짐이 보이지 않는다는데 있다.

통계청에 따르면 지난 1월 300인 이상 대기업 취업자 수는 241만6000명으로 1년 전보다 4만6000명 감소했다. 취업포털사이트 잡코리아는 올해 상반기 채용규모는 107개 기업 총 8465명으로 지난해 상반기보다 8.8% 줄어든 것이라고 밝혔다. 여전히 고용시장은 꽉 막혀있다.

또한 가계부채 역시 계속 늘어날 가능성이 높다. 국내 대출금리에 큰 영향을 미치는 미국 기준금리 인상이 앞으로 두 차례 더 예고돼 있기 때문이다.

정대희 한국개발연구원 연구위원은 “여러 업종 가운데 호황이라고 할 수 있는 건 반도체 뿐이어서 수출 경기 전체가 개선된다고 보기는 시기상조”라며 “최근 취업자 수가 늘어나는 것은 정규직 일자리를 잃고 일용직이나 자영업자가 되는 경우가 많기 때문으로 소비 여건이 좋은 상황이 아니다”라고 진단했다.

다만 그동안 ‘박근혜-최순실 게이트’로 인한 정치불확실성이 해소 국면에 접어든 만큼, 5월 대선 후 새 정부가 들어서면 한국경제가 도약의 발판을 마련할 것이라는 기대감은 커지고 있다. 

재계 한 관계자는 CNB에 “지금은 사실상 경제정책 컨트롤타워가 붕괴된 상황이지만 5월 이후에는 경기회복을 위한 여러 정책이 탄력 받을 수 있을 것으로 보고 있다”며 “여러 국책사업들의 향배가 그 시기에 결정되는 만큼 기업들도 그 즈음에 본격적인 투자에 나설 것으로 예상된다”고 내다봤다. 

(CNB=손강훈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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