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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뉴스텔링] ‘어렵다’ 외치는 대형건설사들, 1분기 최고 실적 올린 이유

“고용 줄이려고 엄살” vs “작년 호경기 반영된 순간 효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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cnbnews 손강훈기자 |  2017.04.06 08:42:31

▲그동안 불경기를 이유로 고용과 투자를 줄이던 대형 건설사들의 올 1분기 실적이 크게 개선될 것으로 전망됐다. 이에 고용부담을 덜려고 엄살을 피웠다는 비판의 목소리가 제기되고 있는 상황이다. (사진=손강훈 기자)

대형건설사들의 올 1분기 실적이 지난해보다 늘어날 것으로 전망되면서 그동안 불경기를 이유로 고용·투자를 줄여온 건설업계에 따가운 눈총이 쏟아지고 있다. 건설사들은 “지난해 호실적이 늦게 반영된 일시적인 효과”라고 해명하고 있지만, 일각에서는 ‘고용 부담을 덜려고 엄살을 피운 것’이라는 지적도 나온다. 진실은 뭘까. (CNB=손강훈 기자) 

주택경기 구실로 투자·고용 줄여
뚜껑 열어보니 역대 최고 실적
일시 효과일뿐…앞날은 안개속

올해 대기업 건설사들은 몸을 바짝 낮추고 있다. 1월부터 3월까지 신규 아파트 분양물량은 72개단지 3만1730가구로 작년 같은 기간 대비 22%(9078가구) 줄었다. 이것도 그나마 사업성이 확보된 재건축 중심으로 진행했다. 

몸집 줄이기도 여전하다. 상반기 신규채용을 계획한 대형 건설사는 롯데건설과 한화건설 뿐이고 현대건설, 대우건설, 포스코건설, 대림산업, SK건설, 현대엔지니어링은 하반기에 인력을 충원한다는 입장이다. 현대산업개발, GS건설, 삼성물산 등은 구체적인 채용일정과 규모를 정하지 못했다.

건설사가 몸을 사리는 이유는 국내 부동산 경기 전망이 나쁘기 때문이다. 지난해 11.3 부동산 대책으로 분양시장 규제가 강화되자 시장이 얼어붙었다. 미국의 기준금리 인상 정책이 계속되면서 국내 대출 금리가 오른 것도 한몫하고 있다.

실제 올해 1분기 서울 아파트 거래량은 1만5176건으로 지난해 동기 대비 12.7%(2208건) 줄어든 반면 전세 거래는 5만1054건으로 10.5%(4872건) 늘었다. 시장이 불안해 향후 집값 전망이 불투명해지면서 매매보다는 전세를 선호하고 있기 때문이다. 

그럼에도 대형건설사의 실적은 크게 개선될 것으로 전망되고 있다. 

에프엔가이드에 따르면 상위 10개 대형건설사 중 상장기업 6곳의 올해 영업이익 추정액은 3조9800억원으로 전년(1조 7728억원) 대비 124.5% 급증했다. 

회사별로 보면 현대건설은 1조1300억원, 삼성물산 7000억원, 대우건설 6700억원, 현대산업개발 5900억원, 대림산업 5200억원, GS건설 3700억원으로 예상됐다. 대우건설의 경우 흑자전환을 이뤘고 삼성물산은 438.4%, GS건설은 164.2%나 증가했다. 현대산업개발, 대림산업, 현대건설도 두 자릿수의 영업이익 증가율을 보였다.

에프엔가이드는 증권사 리서치센터들의 의견을 종합해 추정치를 낸다. 즉 대부분의 실적 추정 기관에서 건설사의 연간 실적을 긍정적으로 예상했단 얘기다.   

▲현대건설, 삼성물산, 대우건설, 현대산업개발, 대림산업, GS건설 등 6개 상장사의 올해 영업이익은 작년 보다 2배 이상 늘어날 것으로 예상됐다. (출처=에프엔가이드)



잔치는 이번이 끝…앞날 가시밭길 

이 같은 예측이 이어지자 대형건설사의 태도에 대한 비판이 제기됐다. 부동산 경기 하강을 이유로 신규채용 등을 미루고 있는데 실상 실적은 크게 개선되고 있다는 이유에서다. 고용부담을 덜기 위해 그동안 엄살을 피웠다는 것이다. 

하지만 대형건설사들은 ‘오해’라고 밝혔다. 올해 실적이 긍정적으로 전망되는 이유는 지난해까지 지속됐던 국내 분양시장 호황과 해외사업의 손실을 털어낸 영향 때문이라고 밝혔다. 

통상 분양 자체가 곧바로 수익으로 잡히지는 않는다. 분양대금이 납부되기 시작하는 시기부터가 회계상 매출이 된다. 지난해 분양된 아파트의 매매대금이 올 1분기에 들어오면서 이 시기 영업이익이 크게 늘어난 것으로 계상(計上)됐다는 얘기다.       

10대 건설사는 최근 2년 동안 부동산 경기 호황 속에 30만3327가구를 분양해 미분양율이 한 자릿수를 기록하는 양호한 실적을 냈다. 

게다가 지난 2013~2016년간 대형건설사에게 약 9조3500억원의 손실을 끼친 해외 저가 수주가 마무리 국면에 접어든 점도 긍정적이다. 특히 지난해 핵심감사제(KAM) 도입으로 해외 악성현장 손실이 더욱 많이 반영됐기 때문에 올해부터는 해외사업 손실 영향이 적어질 수밖에 없다.

한 대형건설사 관계자는 CNB에 “올 1분기 실적은 최근 2~3년간에 분양, 수주했던 사업의 결과”라며 “해외사업 손실도 크게 줄었기 때문에 개선된 실적을 기대하고 있다”고 말했다. 

더욱이 건설업계의 위기는 엄살이 아니다. 미국의 기준금리 인상이 예고돼 있어 주택구매 결정에 큰 영향을 미치는 국내 대출금리 역시 오를 가능성이 크다. 이는 건설사의 과잉공급과 맞물려 대규모 미분양 사태를 불러일으킬 수 있다. 

이미 지난해 기획재정부는 철강, 조선, 해운, 석유화학 등과 함께 건설업을 5대 취약업종으로 선정했다 현재는 선제적 구조조정 필요성을 검토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또 다른 건설사 관계자는 CNB에 “올해 분양을 줄이고 채용규모를 축소하는 것은 향후 위축될 시장 환경에 미리 대비하려는 것”이라고 밝혔다.

(CNB=손강훈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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