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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뉴스텔링] “주식수수료는 잊어라” 증권사들 ‘절벽에서 사는 법’

‘빅5’ 지각변동 시즌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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cnbnews 손강훈기자 |  2017.03.04 12:51:56

▲증권사들이 수익성이 악화되자. 빅5를 중심으로 재편되며 활로를 찾고 있다. 여의도 증권가 전경. (사진=CNB 포토뱅크)

증권사들이 허리띠를 졸라매고 있는데도 수익이 개선될 기미를 보이지 않고 있다. 이 와중에 증권업계는 ‘빅5’ 증권사 중심으로 빠르게 재편되며 새 활로를 찾고 있다. 주식거래수수료로 배를 불리던 시절은 막을 내린 걸까. (CNB=손강훈 기자)    

‘주식하는 젊은이’ 크게 줄어
늙어가는 시장…수수료 최악
기업관리 등 새먹거리 ‘눈독’

증권사들의 지난해 성적표는 초라했다. 희망퇴직, 지점 통폐합 등 구조조정을 통해 몸집을 줄였음에도 순이익이 크게 줄었다.  

금융감독원에 따르면 지난해 53개 증권사의 당기순이익은 2조1388억원으로 전년보다 무려 33.9%(1조930억원)나 감소했다.

이는 주식·채권시장의 동반 침체에 따른 결과다. 주식거래대금이 1940조원으로 전년 대비 13.5% 줄어들면서, 수탁수수료가 19%(8697억원) 줄었다.   

자기매매이익은 2조4531억원으로 전년보다 40.9%나 축소됐다. 미국 기준금리 인상과 대선관련 불확실성 증가로 주식, 채권관련 이익이 각각 41.5%, 23.6% 감소한 데 따른 것이다.

주가연계증권(ELS)와 같은 파생상품 관련 손실도 전년보다 15.2% 늘어난 1조8439억원을 기록했다.

문제는 대대적인 구조조정을 벌였음에도 이런 결과가 나왔다는 점이다. 
 
증권사들은 지난해 판매관리비를 전년 대비 7.5%(7조3132억원) 줄였다. 지출을 줄였음에도 실적이 악화됐다는 건 그만큼 돈 벌기가 더 어려웠음을 방증한다. 

이는 대기업들의 행보와는 대비된다. 전자, IT, 자동차, 철강, 조선·해운 등 업계는 몸집과 투자를 줄이며 수익성을 개선해 ‘불황형 흑자(매출 증가율이 이익 증가율에 미치지 못하는 상황)’라도 기록했지만 증권사들은 ‘성장’과 ‘수익’ 모두 놓친 것이다.

더욱이 반전의 요소를 찾기가 더욱 힘든 상황이다. PC·모바일 주식 투자 중심화 등이 가속화되며 증권사의 수탁수수료 수입은 점차 줄어들 것으로 전망되는데다가, 그동안 증권사에 상당한 이익을 줬던 ‘채권평가손익’의 경우도 미국 기준금리 인상, 트럼프 정부의 불확실성 등으로 수익성 확보가 용이하지 않기 때문이다.

특히 주식 투자자 고령화 현상은 앞날을 어둡게 하고 있다. 

한국예탁결제원의 증권정보포털 세이브로에 따르면 삼성전자, 네이버, 현대모비스, LG전자 등 시가총액 상위 10개 종목에 투자한 20~30대 젊은층 주주 비중은 최근 10년 사이 크게 줄었다. 반면 60대 이상 고령층의 비중은 늘었다.

시장 주도주인 삼성전자의 경우, 지난해 말 기준 총 주주 6만6799명 중 40세 미만은 15.49%에 불과했다. 반면 50대 이상은 절반(49.93%)에 육박했다. 40~50대가 은퇴하는 10년 후에는 살아남을 증권사가 몇 안 될 거라는 말까지 나온다. 

▲새로운 먹거리 확보를 위한 증권사들의 인수합병, 증자 등 대형화가 빠르게 이뤄지고 있다. (왼쪽 위부터 시계방향)미래에셋대우, NH투자증권, 한국투자증권, KB증권 본사 전경. (사진=손강훈 기자)


인수·합병·증자…합종연횡 왜?

이 같은 상황이다 보니 새로운 먹거리 확보를 위한 증권업계의 ‘합종연횡’이 잦아지고 있다.  

지난 2015년 1월 NH농협금융은 우리투자증권을 인수하며 대형화의 신호탄을 쏘았고 이후 미래에셋증권과 대우증권 합병, KB금융의 현대증권 인수 등 대형증권사 중심의 재편이 진행됐다.

이는 업황이 악화되고 있는 상황에서 대형화가 자금조달 및 규제측면에서 유리할 것이란 판단에서 비롯됐다. 여기에다 정부의 초대형 투자은행(IB) 육성방안에 따라 대형증권사가 되면 어음 발행·할인·매매·중개·인수·보증업무 등 새로운 사업을 진행할 수 있다는 점도 덩치를 키우게 된 배경으로 작용했다. 

기업공개, 증자, 회사채발행, 구조화금융, 인수합병 주관·자문 등의 업무를 할 수 있는 IB는 시장상황 등에 상대적으로 덜 흔들리며 안정적인 수익을 낼 수 있다. 

IB의 최소 기준은 자기자본 4조원이다. 합병과 증자를 통해 미래에셋대우(6조6000억원), NH투자증권(4조6000억원), 삼성증권(4조1650억원), KB증권(4조1600억원), 한국투자증권(4조200억원)이 기준을 충족한 상태다. 

업계 관계자는 “대형 증권사가 갖는 유리한 시장 환경, 이들이 구축한 자본력과 네트워크 등은 다양한 사업을 할 수 있는 경쟁력을 키워 줄 것으로 기대된다”며 “이 때문에 증권사들이 대형화에 목을 매게 된 것”이라고 말했다. 

(CNB=손강훈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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