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건설업계 수장들은 신년사를 통해 '수익 중심의 안정적 경영'을 전면으로 내세웠다. 이는 올해 주택시장 전망이 그리 밝지 않음을 보여준다. (사진=CNB포토뱅크, 각사)
건설업계 수장들이 바짝 몸을 낮추고 있다. 공격적인 투자를 강조했던 지난해와 달리 이번 신년사에서는 내실을 다지자고 주문했다. ‘안정’ ‘수익’이 주요 키워드로 등장했다. 그만큼 올해 주택시장은 어두울 것으로 전망된다. (CNB=손강훈 기자)
“봄날 지난 부동산, 겨울 대비하자”
‘안정’ ‘내실’이 신년사 주요 키워드
금리인상·공급과잉…곳곳이 지뢰밭
CNB가 10대 건설사 중 신년사를 발표하지 않은 삼성물산을 제외한 9개 상위 건설사의 신년사를 분석해본 결과, 대부분이 ‘수익 중심의 안정적 경영’을 내세웠다.
이는 올해 특히 전망이 좋지 않기 때문이다. 지난해 8.25 가계부채 관리방안부터 11.3 부동산 대책까지 규제로 돌아선 정부정책, 미국의 금리인상으로 인한 국내 대출금리 인상, 탄핵정국 혼란 등으로 주택 구매 욕구가 낮아져 주택시장이 침체기를 맞이할 것이란 전망이 우세하다.
실제 서울부동산정보광장에 따르면 지난달 서울의 아파트 거래 매매량은 9387건으로 전달 1만1020건에 비해 17.4% 줄었다. 지난해 4월(8460건)이후 최저치다. 이는 서울의 강남4구를 비롯한 경기도 과천 등 분양 과열 지역의 청약시장 진입 장벽을 높인 ‘11.3부동산 대책’의 결과로 보인다. 게다가 올해부터 시행된 ‘추가잔금 대출 규제’는 주택 매입을 더 망설이게 하고 있다.
이렇다보니 건설사들은 ‘안정’에 올해 사업방향의 방점을 두고 있다.
박창민 대우건설 사장은 신년사에서 “수주확대를 통한 외형성장이 우리가 목표가 아니다”며 “수익성 중심의 내실경영을 임직원 모두가 실행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단순히 매출을 올리는 경영이 아니라 돈이 되는 사업만 실행해 재무안정성을 확보하겠다는 의미다.
대림산업, 롯데건설, SK건설, 포스코건설, 현대엔지니어링 오너들 역시 ‘내실’을 다져야 한다고 한 목소리를 냈다.
이해욱 대림산업 부회장은 ‘손실을 줄이는 리스크 관리’를 첫 번째 목표로 내세웠고 김치현 롯데건설 사장은 질적 성장을 위해 재무구조를 내실화하고 안정적인 포트폴리오를 구축할 것을 선언했다.
조기행 SK건설 부회장은 ‘흑자구조를 견고화’하자는 경영방침을 밝혔고 한찬건 포스코건설 사장은 ‘우량한 수주의 적극적 확대’를, 김위철 현대엔지니어링 사장도 ‘내실경영과 리스크관리 강화’를 당부했다.
“아직 겨울 안 왔다” 자신감도
반면 ‘자신감’을 드러낸 건설사도 있다.
임병용 GS건설 사장은 신년사에서 “주택시장은 지난해만큼 좋지는 않겠지만 이런 상황에 대비한 프로젝트를 준비해 왔다”며 “시장 상황에 맞는 마케팅 전략으로 양호한 결과를 얻어낼 수 있을 것으로 본다”고 말했다. 효율적인 의사결정 시스템과 소통 시스템으로 리스크를 최소화 하겠다는 얘기다.
2016년 실적이 창사 이래 최대로 예상되는 현대산업개발도 올해 한번 더 도약하는 한 해가 될 것이라 자신했다.
김재식 현대산업개발 사장은 “그룹의 핵심가치인 정도경영, 실행, 혁신, 독창성, 고객중심, 통찰, 열정을 내재화하고 모두가 합심해 오늘의 핵심과제를 달성해 나간다면 2017년은 현대산업개발만의 새로운 가치를 창출하는 중요한 변곡점이 되어 있을 것”이라고 밝혔다.
현대건설은 ‘스마트하고 똑똑해지자’를 올해 목표로 내세웠다. 똑똑한 경영을 통해 부정적 외부환경을 넘어서겠다는 뜻으로 보인다.
정수현 현대건설 사장은 속도(Speed), 위기관리(Measurable), 달성가능한 목표(Attainable), 현실화(Realize), 시간초월(Timeless) 등 5가지 키워드 스마트(SMART)를 제시하면서 “목표를 향해 흔들림 없이 스마트하게 나아갈 때 외부환경도 분명이 우리에게 유리한 쪽으로 흘러갈 것”이라고 강조했다.
(CNB=손강훈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