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3차 대국민 담화를 마친 뒷모습. 국민들을 화나게 하는 담화를 어제까지 들어야 할까. (사진=연합뉴스)
최근 사람들에게 익숙해진 단어가 하나 있다. ‘담화(談話)’.
말씀 담(談)과 말씀 화(話)로 이뤄진 이 단어의 사전적 의미는 1. 서로 이야기를 주고 받음 2. 한 단체나 공적인 자리에 있는 사람이 어떤 문제에 대해 견해나 태도를 밝히는 일 3.둘 이상의 문장이 연속되어 이루어지는 말로 정의된다.
좀 더 자세히 살펴보자.
담(談)은 뜻을 나타내는 말씀 언(言)과 음을 나타내는 불꽃 염 또는 아름다울 담(炎)으로 이뤄졌다. ‘화롯가에 앉아서 서로 이야기를 나눈다’를 뜻하며 특히 서로 논쟁하거나 싸우지 않고 ‘조용히 함께 이야기하는 일’을 말한다.
화(話)는 뜻을 나타내는 언(言)과 음을 나타내는 혀 설(舌)의 합성어다. ‘말씀, 이야기’란 의미로 두루 쓰인다. 언(言)의 또 다른 뜻 ‘화기애애할 은’으로 인해 ‘재미있게 말한다’는 의미도 포함돼 있다.
사전적 뜻이나 한자어의 의미를 살펴봐도 담화에는 특별한 문제가 없다. 그런데 요즘 이 말을 듣는 국민 대부분은 가슴이 답답하고 짜증이 나는 기분을 경험한다.
이유가 뭘까? 담화라는 단어에는 문제가 없는데.
사과를 하지만 감성팔이, 변명 투성인 내용으로 인해 그 진심을 느낄 수 없기 때문일까. 국민들이 모여 한 목소리를 내고 있는데 눈과 귀를 막고 어떻게든 지위를 유지하려는 꼼수 때문에 그런 것일까.
3차례 진행된 담화에서 대화, 소통이 아닌 꽉 막힌 답답함을 느꼈기 때문은 아닐까.
담화는 끝났지만 변한 건 없다. 국민들은 6차 주말 촛불집회를 준비 중이고 즉각 퇴진을 요구하는 목소리는 더 커지고 있다. ‘다음 담화 때 무슨 말로 속을 뒤집어 놓을까’하는 예상만이 남았다.
담화에게 미안해해야 한다. 하긴 국민들에게 진심으로 미안해하지 않는데 고작 단어에게 미안해할까.
듣는 국민들을 ‘담’ 걸리고 ‘화’병나게 하는 그 담화는 더 이상 그만하길 바랄 뿐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