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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터뷰] 대한상이군경회 김덕남 회장 “北 도발 맞서 자유민주 수호의 최첨병 역할 다하겠다”

"전우애와 봉사, 청렴이 우리의 신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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cnbnews 도기천기자 |  2016.10.19 16:00:37

▲김덕남 대한상이군경회 회장. (도기천 기자)


“국민에 대한 봉사가 조국에 대한 충성
국가유공자 예우 받는 사회풍토 만들겠다“

“北 군사도발 막으려면 우리도 핵 보유해야
사드는 유일한 방어수단…이념논쟁 안돼“


“총탄이 빗발치는 전장에서 조국을 지키다 숨진 전우가 있었기에 이 땅의 민주주의가 꽃피웠다. 내 비록 몸은 불편하지만 또 다시 국가가 위태로울 때는 조국을 위해 충성 하리라”

여의도 중앙보훈회관 2층 비서실에 내걸린 문구다. 대한민국상이군경회(이하 상이군경회)는 한국전쟁과 월남전에서 부상을 입은 전상자를 비롯, 각종 작전 수행 중에 공상(公傷)을 입은 군경(軍警) 12만여 명으로 구성된 단체다. 김덕남(73) 상이군경회 회장 또한 월남전 당시 중상을 입고 ‘진해해군병원’에서 6개월간 입원치료를 받고 제대한 상이용사다. 

김 회장은 지난 2012년부터 5년 가까이 상이군경회를 이끌고 있다. 그는 상이군경회의 정신을 전우애와 봉사, 청렴이라고 강조했다. 전선에서 생사고락을 함께 했던 전우들이 상이군경회의 뿌리며, 국민에 대한 봉사가 곧 조국에 대한 충성이며, 어떤 순간에도 청렴함을 잃어서는 안된다는 말을 인터뷰 내내 몇 번이나 힘주어 말했다. 

그의 다짐처럼 상이군경회는 과거 어느 때보다 혁신과 단결의 길을 걷고 있다. 각종 복지사업의 절차와 과정을 투명하게 바꿨고, 여러 행사들을 시대적 흐름에 맞게 변화시켰다. 

이런 신망을 바탕으로 김 회장은 올해 초 상이군경회를 비롯, 전몰군경유족회, 전몰군경미망인회, 재일학도의용군동지회, 4.19혁명희생자유족회, 6.25참전유공자회, 월남전참전자회 등 국가보훈처 산하 보훈단체들이 총망라된 중앙보훈단체안보협의회를 출범시켰고, 초대회장에 선출됐다. 

그는 무엇보다 회원들의 복지 증진이 가장 시급한 과제라고 말했다. 정부가 국가유공자를 홀대하는 문제를 놓고 쓴 소리를 아끼지 않았다. 북한의 도발에 대해서는 “죽는 순간까지 전우들과 함께 자유민주주의 수호의 첨병 역할을 다하겠다”고 다짐했다. 가을 햇살이 따사롭던 18일 서울 여의도 중앙보훈회관 집무실에서 그를 만났다. (CNB=도기천 기자) 


- 상이군경회는 1951년 창립됐다. 그동안 상이군경회가 이룬 성과 및 주요활동을 듣고 싶다.  

한국전쟁 막바지인 1951년, 당시 조국을 수호하다 부상을 입고 불구가 된 상이용사들이 국가를 위해 더 할 수 있는 일을 찾겠다고 모였다. 이들이 뜻을 모아 설립준비위원장으로 김홍일 장군을 초대회장으로 추대해 상이군경회가 첫발을 내딛었다. 그동안 대한민국 최초의 국가유공자 단체로서 보훈정책을 선도적으로 발전시켜왔으며, 국가안보의식 함양은 물론 회원복지증진사업, 장학사업, 재활체육사업, 애국심 고취를 위한 각종 기념사업을 주관해 왔다. 

특히 최근에 여러 성과가 있었다. 지난해에는 광복 70년, 분단 70년을 맞아 국민의 심장인 광화문광장에 ‘태극기 상시 게양대’를 설치하기 위해 서울특별시 행정1부시장을 면담하고 성명서를 발표하는 등 부단히 노력했다. 또 정부가 현충원의 남은 부지를 봉안담으로 조성하려 했으나 끈질기게 요구하여 봉안묘로 유지하는 성과가 있었다. 문화예술교육을 통한 정신적·심리적 재활의 일환으로 보훈복지문화대학에서 ‘제1회 창작예술제’를 개최한 것도 큰 보람이었다.    

- 상이군경회 체육대회가 올해 50주년을 맞았다. 상이군경회 재활체육 역사 50년을 소개해 달라.

전국상이군경체육대회는 척추를 다친 중(重)상이 회원들의 재활과 자활을 위해 1967년 국립 원호병원에서 처음 시작했으며, 현재는 론볼, 사격, 양궁, 탁구, 슬라롬, 컬링 등 다양한 종목으로 발전했다. 지난 50여년간 상이군경회는 회원들이 신체적 재활과 더불어 정신적·심리적 재활프로그램을 통해 전쟁에 대한 트라우마를 극복할 수 있도록 선진 재활체육을 도입해 발전시켜왔다. 재활체육을 하고자 하는 회원들을 대상으로 상시 훈련 및 매년 체육대회를 개최해 기량을 길러왔다. 매년 신규재활프로그램과 종목별 하계종목 육성사업을 통해 신규선수도 꾸준히 발굴하고 있다. 이로 인해 역대 장애인올림픽에서만 금메달을 포함해 약100여개의 메달을 획득했고, 장애인아시안게임, 세계선수권대회 등 각종 국제대회에서 수많은 메달을 획득하는 등 명실 공히 우리나라 장애인체육의 맏형 역할을 하고 있다.

지난 12일∼13일 이틀간 보훈재활체육센터에서 열린 ‘제50회 전국상이군경체육대회’에는 전국 16개 시·도 지부에서 2,000여명이 참가해 개인전(골프, 역도, 장기)과 단체전(실내 바이애슬론, 배드민턴, 장기, 슬라롬(수동휠체어, 이어달리기), 가족경기)을 가졌다. 한마디로 축제와 환호의 한마당이었다. 앞으로도 상이군경회 실정에 맞게 다양한 종목을 개발하고 선진 프로그램을 도입·접목시키는 등 회원들을 위해 최선을 다해 나가겠다. 

▲김덕남 상이군경회장이 이달초 에티오피아 아디스아바바시를 방문해 한국전쟁 당시 참전용사들과 함께 기념촬영을 하고 있다. (오른쪽에서 네 번째). (사진=상이군경회 제공)


- 상이군경회는 ‘한국전쟁 참전 UN군 전상자’를 위로하는 행사를 매년 갖고 있다. 특히 올해부터는 한국초대 행사가 아닌 현지방문 위로행사로 바뀌었다는데 이번 에티오피아 현지 방문의 성과를 듣고 싶다.  

한국전쟁 당시 우리나라를 위해 참전해 싸우다 부상을 입은 해외 전상자들을 2007년부터 매년 초청해 우리나라의 발전상을 보여주고 감사를 표하는 행사를 진행해 왔다. 올해부터는 고령으로 거동이 불편한 해외파병 전상자들을 배려하는 차원에서 우리가 해외로 찾아가기로 했다. 첫 방문지로 에티오피아를 택해 이달 초 다녀왔다. 에티오피아는 한국전쟁 당시 황제 근위병을 주축으로 한 ‘칵뉴’ 부대를 파병해 양구, 화천, 철원 지역 등에서 작전을 수행하면서 121명의 전사자와 536명의 전상자가 발생했으며, 253회의 전투에서 모두 승리하는 성과를 거둔 나라다. 특히 포로가 단 1명도 발생하지 않게 용감하게 싸웠던 참전국이다. 하지만 국가 경제가 열악해 딱한 사정에 처한 이들이 많다는 소식을 듣고 첫 방문지로 정했다. 

현지에서 열린 오찬 위로연 행사에는 에티오피아 칵뉴 부대 전상자 및 가족 100여명과 주 에티오피아 한국대사, 아디스아바바 시장 등이 참석했다. 이들에게 시계를 기념품으로 증정하고 개인별 위로금을 전달했다. 특히 에티오피아 한국전 참전용사협회가 ‘칵뉴-한국 광장’ 조성을 위해 확보한 부지가 방치돼 있다는 소식을 듣고 이들에게 1만 달러의 지원금을 전달해 착공식을 거행했다. 또 한국전 참전용사에게 무료진료를 제공하고 있는 현지의 명성병원(MCM)을 방문해 발전기금을 전달했다. 
     

▲김덕남 대한상이군경회 회장은 전우애와 봉사, 청렴이 상이군경회의 정신임을 강조했다.


- 평소 생활 신조를 듣고 싶다. 

첫째도 둘째도 셋째도 청렴이다. 40여년간 상이군경회에 몸담으면서 늘 깨끗한 삶을 살아야겠다고 다짐해왔다. 조직의 말단부터 시작해 지부장 17여년, 본부 이사직을 거쳐 23대, 24대 회장을 맡고 있는 만큼 회원들의 가려운 곳이 어디인지 무엇을 원하는지 잘 알고 있다. 우리 회원들의 복지증진과 화합, 단결에 힘을 쏟아 우리 상이군경회가 국민에게 존경받고 사랑받는 단체로서의 위상을 정립하고 올바른 국가유공자상을 정립할 수 있도록 최선을 다하겠다는 일념이다.  

- 최근 북한의 미사일 도발이 갈수록 대담해지고 있다. 상이군경회장으로서 심정이 어떤가.
 
북한은 핵실험, 장거리 미사일 시험 발사 등에 따른 국제사회의 대북제재에도 불구하고 연일 미사일 발사를 강행하고 있다. 계속되는 북핵 위협과 대남군사도발을 저지하기 위해서는 강력한 대북억제력인 핵무기 보유만이 북핵에 대응하는 유일한 수단이라 생각한다. 우선은 유엔 안보리의 대북제재 결의안이 제대로 이행될 수 있도록 정부는 유엔 각 회원국에게 긴밀한 협조를 구해야 한다. 북한의 핵 및 대량살상무기 개발 자금을 차단하는 차원에서 꼭 필요한 조치다. 더 이상 북한에 햇볕정책이란 명목 하에 무분별한 도움을 주어서는 안된다. 

국민의 안보의식도 더욱 강화해야 한다. 북핵을 머리에 이고 사는 우리가 나라를 걱정하지 않는다면 결과는 불 보듯 뻔하다. 확고한 안보의식으로 정신 무장을 새롭게 해서 단합된 힘을 보여줘야 한다. 

▲김덕남 상이군경회장이 보훈병원을 방문해 옛 전우를 위로하고 있다. (도기천 기자)


- 상이군경회원이 12만여 명인 것으로 알고 있다. 보훈연금은 이들의 생활안정에 절대적으로 필요한 요소인데 만족할만한 수준인가.

‘국가유공자’란 단어조차 모르는 국민이 꽤 있는 현실이다. 법을 집행하는 공무원조차 ‘사회적 공헌자’와 ‘사회적 배려자’를 구분하지 못하고 있어, 우리 회원들이 장애인보다 못한 대우를 받고 있다. ‘국가유공자 등 예우 및 지원에 관한 법률’에는 국가유공자에 대한 예우를 국가적 책무로 규정하고 있지만 현실은 그렇지 못하다.
 
한 가지 예로, 국가보훈처에서 상이군경에게 지급하는 ‘보훈급여금’(보훈연금)을 보건복지부에서는 소득으로 산정해 기초생활수급자 선정 배제는 물론 공공근로의 기회마저 박탈하고 있다. 우리 단체는 보건복지부가 장애수당, 장애아동부양수당 등은 소득으로 잡지 않으면서 보훈급여금은 예외 항목으로 인정할 수 없다는 이중적인 태도에 대해 끊임없이 문제를 제기하고 있다. 조국을 위해 싸우다 상이를 입은 회원들이 보훈급여금을 받는다고 기초생활수급자가 될 수 없다는 게 말이 되나. 

정부의 보편적 복지정책에 따라 일반장애인, 기초생활수급자, 다자녀 가구 등에 대한 복지는 점점 확대 되어가고 있으나, 국가유공상이자에 대해서는 20여년 전에 수립된 정책이 그대로다보니 상대적 박탈감이 커지고 있다. 대한민국은 정전 상황임을 명심해야 한다. 정전협정이 체결된 지 63년이 지났지만 전쟁이 끝난 게 아니다. 최근 휴전선 지뢰도발 사건으로 국군 장병의 발목이 절단된 것을 보라. 상이군경은 지속적으로 발생할 수밖에 없는 현실이다. 이들에 대한 처우도 당연히 개선돼야 한다. 

- 회원들 중 고령자가 증가하고 있다. 의료복지와 주택지원정책도 강화돼야 할 것으로 보인다. 

국가보훈대상자(국가유공자와 그 유족 등)는 필요한 진료 등을 받을 수 있도록 법률에 명시돼 있다. 이에 따라 현재 5개 보훈병원과 전국 312개 위탁병원에서 국가보훈대상자의 진료를 진행하고 있다. 하지만 위탁병원에는 종합병원(대학병원 포함)이 제외돼 있어 수준 높은 의료서비스를 제공받지 못하고 있다. 종합병원을 위탁병원으로 지정하는 등 의료지원 개선이 시급하다. 

또한 정부는 국가유공자의 생활안정을 위해 일정부분 임대주택을 제공하고 있다. 하지만 보훈급여금이 소득으로 잡혀 임대주택 공급대상에서 제외되는 경우가 많다. 고령의 국가유공자들의 주거생활 안정을 위해 임대주택 공급대상자 선정 시 국가보상금은 소득 산정에서 제외해야 한다.

▲김덕남 상이군경회장이 지난 12일∼13일 이틀간 보훈재활체육센터 열린 ‘제50회 전국상이군경체육대회’에서 인사말을 하고 있다. (사진=상이군경회 제공)


- 향후 계획하고 있는 핵심사업을 듣고 싶다.  

국가유공자가 예우 받는 사회 풍토를 만들겠다. 대한민국은 국가유공자보다 장애인이 더 우대받는 사회다. 국립공원을 예로 들면 장애인은 입장료 혜택을 받지만 국가유공자는 홀대받는 곳이 빈번하다. 국가보훈기본법은 ‘국가와 지방자치단체의 책무’를 명시해 국가보훈대상자를 우선 배려토록 하고 있다. 지방자치단체에서 조례로 시행 중인 국가유공자에 대한 지방자치단체 시혜를 확대하고자 한다.

상이군경이 매월 받고 있는 보상금은 국가를 위해 희생·헌신한 예우에 대한 금전적 보상이다. 급여가 아니다. 보건복지부는 이를 알아야 한다. 상이군경회는 이러한 폐해를 개선하고자 다양한 방법으로 국회와 정부를 설득해 왔으며, 이미 상정돼 있는 개정 법률안의 통과를 위해 총력을 쏟겠다. 보상금의 소득 산정이 해제되어 정부가 정한 최저생계비 이하로 비참한 노년을 보내는 우리 회원들에게 조금이나마 보탬이 되었으면 한다.
   
- 북의 도발로 전쟁 위험이 고조되고 있지만 사드 배치를 두고 국론이 분열되고 있다. 국민들께 하고 싶은 말은.
 
북한은 오로지 김정은 체제 유지를 위해 핵과 탄도미사일 개발에 집착하고 한반도 위기상황을 지속적으로 조장하고 있다. 그간 북한이 저지른 천안함, 백령도 포격 등 대한민국 국민의 생명을 앗아간 천인공노할 짓을 아직도 조작이라 믿는 사람들이 있다. 이제는 ‘사드 괴담’으로 또 다시 국론분열과 남남갈등이 재현되고 있다. 북한이 보유하고 있는 약 1,000여발의 탄도미사일이 대한민국을 겨냥하고 있음을 직시해야 한다. 주변국이 반대한다고 우리의 주권과 안보를 포기해서는 안 된다. 특히 사드는 방어무기체계다. 대한민국의 국권과 국민의 생명을 보호하는 유일한 방어수단이다. 방어무기까지 반대한다면 그냥 앉아서 죽자는 것인가. 국민의 생명을 지키는 안보에 너와 내가 있을 수 없다. 
 
(CNB=도기천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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