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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뉴스텔링] 유전자조작식품(GMO) 수입국 1위, 밥상위의 옥시인가

“안전하다”는 식품기업들, ‘쉬쉬’ 하는 이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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cnbnews 김유림기자 |  2016.10.07 12:05:57

▲CJ제일제당, 대상 등 대기업들이 5년 6개월간 1000만 톤이 넘는 유전자변형농산물(GMO)을 수입해 온 사실이 밝혀졌다. (표=식약처)


그동안 영업기밀이라는 이유로 유전자조작식품(GMO) 수입 내역 공개를 거부해오던 식품 대기업들의 자료가 최근 공개돼 논란이 계속되고 있다. 주요 선진국들은 가공제품에 GMO 함량 ‘완전표시제’를 시행하고 있지만, 한국은 수천만톤이 수입됐음에도 시행되지 않고 있어 국민들의 불안감이 커지고 있는 상황이다. (CNB=김유림 기자)

학계 “불임과 암 발병…인체 치명적”
기업들 “과장된 얘기, 안전 이상 無”
‘GMO 완전표시제’ 도입, 찬반 팽팽

GMO(Genentically Modified Organisms)는 불임과 기형아의 증가, 암 발병 등 각종 부작용을 두고 전 세계적으로 논란이 되고 있는 먹거리다. 자연 상태에서 서로 교배하지 않는 생물들로 하여금 종의 벽을 뛰어넘어 유전자를 교환하도록 조작해 탄생한다.

자연의 곡물보다 성장 속도가 빠르고 병충해와 제초제 등에 강한 새로운 품종이다. 인간이 인위적으로 DNA를 조작해 이 세상에 존재하지 않았던 새로운 식물이 만들어진 것. 한국에서는 학계와 단체에 따라 GMO를 유전자변형생물체, 유전자재배열생물체, 유전자재조합생물체, 유전자조작생물체 등 다양한 이름으로 지칭하고 있다.

GMO의 원조는 1994년 미국의 다국적 농약·종자 기업 몬산토에서 개발한 토마토다. 한국에는 1997년부터 국내 식품 대기업들을 중심으로 GMO가 대량 수입돼 유통되고 있다.


▲유럽환경과학(Environmental Sciences Europe)에 게재된 프랑스 캉 대학의 세랄리니 박사의 논문에는 GMO옥수수를 먹은 쥐에서 종양 발생률이 높다는 결과를 발표했다. (사진=세랄리니 교수 논문 캡처)

식약처 통계에 따르면 지난해 들여온 식용 GMO는 220만톤 규모로 세계 1위 수입국이다. 하지만 식품 기업들의 수입 현황은 영업비밀을 이유로 수십년간 공개 되지 않았다. 이에 경제정의실천시민연합은 식품의약품안전처를 상대로 1년8개월 동안 정보공개 소송을 진행했고, “소비자의 식품선택권을 보장해야 한다”는 대법원 판결에 따라 처음으로 공개됐다.

경실련이 지난달 공개한 자료에 따르면 2011년부터 2016년 6월까지 총 1067만721톤의 GMO 농산물들이 수입됐으며, CJ제일제당이 전체 수입량의 32%에 달하는 약 340만 톤을 수입하며 1위를 차지했다.

뒤이어 청정원으로 유명한 대상그룹 236만 톤, 사조해표 177만 톤, 삼양사 172만 톤, 인그리디언코리아 140만 톤을 각각 수입해, 이들 식품 대기업 5곳이 99% 달하는 1066만 8975톤을 수입한 것으로 드러났다. 마트에서 팔고 있는 콩기름, 고추장, 된장, 간장, 올리고당, 빵, 과자, 참치캔, 샐러드드레싱, 카놀라유 등 거의 모든 가공식품에 GMO가 들어가고 있다는 얘기다.

이처럼 GMO는 이미 소비자들도 모르게 식탁을 점령하고 있었지만 전세계적으로 GMO의 안전성에 대한 우려의 목소리가 높다.

그린피스 등 환경단체들은 “GMO는 이제까지 지구상에 존재하지 않았던 생물체를 인간이 창조한 것으로 그 역사가 20여년 밖에 되지 않았기 때문에, 장기간 섭취시의 안전성이 아직 과학적으로 입증되지 않은 상태”라고 우려하고 있다. 예측할 수 없는 유해성이 출현할 가능성이 높다는 것이다.


특히 영국의 푸스타이 박사를 시작으로 프랑스의 세랄리니 교수, 미국의 스미스 박사 등 주요 선진국의 과학자들은 GMO가 아닌 GMO 전용제초제인 ‘몬산토사의 라운드업(Round Up)’이 “불임과 난임, 각종 암, 파킨슨병 등을 유발한다”고 지적하고 있다.

GMO는 신의 영역?

라운드업의 주요 성분인 글리포세이트는 GMO를 재배할 때 대량으로 살포되며, 유전자 조작이 된 GMO곡물 이외에 모든 식물을 죽일 정도로 강력한 농약이다.

사람에게도 각종 질병을 발생시켰다. 세계 3대 GMO콩 수출국인 아르헨티나의 시골 마을 차코에서는 1990년대 중반 대량으로 살포된 글리포세이트 때문에 주민들이 각종 암과 뇌성마비, 이상질병에 시달렸고 신생아의 30%가 기형아로 죽어갔다.

▲지난해 방송된 MBC ‘신비한 TV 서프라이즈’에서는 몬산토사의 제초제 라운드업 때문에 각종 질병에 시달렸던 아르헨티나 사람들의 고통을 담고 있는 ‘차코의 눈물’ 편을 방송했다. 사진은 2013년 아르헨티나에서 온몸에 점이 퍼진 아이샤 카노라는 이름의 한 소녀. (사진=MBC 서프라이즈 캡처)

또 올초 페루 북부의 한 초등학교 학생 92명과 교사 3명이 한꺼번에 두통, 구토, 메스꺼움 등을 호소하며 입원치료를 받는 일이 발생했는데, 학교 근처 농토에서 비행기가 라운드업을 공중 살포했기 때문이었다.

이같은 사실은 CNN, BBC 등 전세계 유력 언론에서 대대적으로 다큐멘터리로 제작돼 보도된 바 있다.

결국 지난해 3월 WHO(세계보건기구) 산하의 국제암연구소는 라운드업의 주성분인 글리포세이트를 2A등급 발암성 물질로 공식 규정했으며, 현재 유럽연합에서는 글리포세이트 사용연장이 거부된 상태다.

▲CJ제일제당이 판매하고 있는 백설 식용유 앞면에는 “콩 100%로 국내에서 직접 만든 기름”이라고 적혀있다. 그러나 실제로 백설 식용유는 “GMO콩을 수입해 국내에서 가공한 식용유”를 교묘하게 말을 바꾼 것이며, 제품 표기면에는 ‘수입산 콩’이라고 표기돼 있다. (사진=김유림 기자)

반면 몬산토 등 식품기업들과 유전 공학 일각에서는 GMO는 인류의 식량문제를 해결하는 대안이며, 반대론자들이 주장하고 있는 글리포세이트 부작용에 대한 문제제기는 과학적인 근거가 없다는 입장이다.

미국 국립과학원도 올해 5월 발표한 ‘유전자변형식품 경험과 전망’ 보고서를 통해 GMO가 암, 비만, 자폐증에 영향을 준다는 주장은 근거가 없다고 밝혔다.

이 같은 입장은 국내 식품기업도 마찬가지다. CJ제일제당 관계자는 CNB에 “GMO가 인체에 유해하다는 실험 결과는 이미 학계에서 퇴출된 논문이며, 독성과 알러지 등 안전성 검사에서도 문제가 없는 것으로 나온다”며 “현재 수입하고 있는 GMO로 자사는 식용유와 가축용 사료를 제조하고 있으며 안전하다고 100% 확신한다”고 밝혔다.

진짜 논란은 지금부터

GMO와 글리포세이트 안전성을 두고 전세계 각계각층의 시각이 엇갈리고 있는 가운데, 최근 국정감사에서 정부가 곡물에 남아있는 ‘글리포세이트’를 제대로 검사하지 않은 사실이 밝혀져 소비자들을 불안하게 만들고 있다.

김현권 더불어 민주당 의원은 지난 4일 열린 농림축산식품해양수산위원회 국정감사에서 “수입해 들여오는 GMO에 글리포세이트 잔류량 검사를 정부가 제대로 하지 않은 채 방치해오다가, 지난해 3월 WHO의 발암물질 분류 조치 이후 검사에 나섰다”고 폭로했다. 우리도 모르게 글리포세이트 범벅의 GMO를 먹었던 것이다.

이 때문에 국내에도 GMO ‘완전표시제’ 도입이 시급하다는 목소리가 나오고 있다.

▲지난달 21일 서울 종로구 동숭동 경실련 강당에서 ‘업체별 GMO 수입현황 공개 기자회견’이 열렸다. 왼쪽부터 고계현 경실련 사무총장, 박성용 경실련 소비자정의센터 운영위원장, 박지호 경실련 소비자정의센터 간사. (사진=경실련)

현재 한국은 ‘제한적표시제’를 시행하고 있는데, GMO를 원료로 사용했어도 최종 가공식품에 유전자 단백질 DNA가 남아 있지 않으면 제품에 표기를 하지 않아도 된다.

반면 유럽에서는 이미 수년전부터 식품 뿐만 아니라 사료까지 ‘완전표시제’를 시행하고 있으며, 세계 최대의 GMO 생산국이자 수출국인 미국도 7월부터 도입했다.

경실련 소비자정의센터 박지호 간사는 CNB에 “식품 대기업들은 잔류 성분만 표시하면 된다고 주장하고 있지만, GMO대두유와 NON-GMO대두유는 엄연히 다른 것”이라며 “원재료가 무엇인지 기업들만 알고 있고, 소비자들은 알아야 될 권리가 없다는 것은 비정상이며, 소비자의 선택과 알권리를 위해 완전표시제는 꼭 필요하다”고 말했다.

(CNB=김유림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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