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LG그룹은 충북 청주에 창조경제혁신센터를 세우고 중소·벤처기업을 지원하고 있다. 충북창조경제센터 전경. (사진=충북창조경제센터)
LG그룹의 창조경제 핵심키워드는 ‘상생’이다. 특허개방과 기술지원에서부터 자금 마련에 이르기까지 다양한 분야에서 중소·벤처기업들을 지원하고 있다. CNB가 충북 청주에 위치한 충북창조경제혁신센터를 방문한 지난 23일에도 그곳에서는 중소기업의 기업공개(IR)를 돕는 워크숍이 열리고 있었다. LG가 꿈꾸는 상생협력의 현장을 들여다봤다. (CNB=손강훈 기자)
중소·벤처기업 활성화에 전사적 지원
“상생이 곧 혁신” 더불어 사는 세상
기술에서 자금마련까지 전과정 협력
▲지난 23일 충북창조경제센터가 진행한 비즈니스 모델 교육과정 수료식 모습. 이날 행사에 참가한 중소기업 대표 및 관계자는 기업공개(IR), 사업아이템 등을 발표하고 정보를 교류했다. (사진=손강훈 기자)
“중소기업을 운영하는 입장에서 투자자를 만나기는 정말 쉽지 않다. 투자자금 모집은 나중이고 투자자를 만날 수 있는 자리가 정말 간절하다”
1, 2부로 나눠진 이날 워크숍에는 생각보다 적은 인원이 참석했지만 그 열기는 뜨거웠다. 워크숍에 참가한 중소기업들은 IR발표, 사업아이템 발표 등을 진행했고 심사위원들의 평가를 받았다.
각각 발표에서 좋았던 점과 부족한 점을 지적받는 표정은 진지했고 다른 기업의 발표에도 귀를 기울이며 경청했다. 사업 성공을 위한 열정이 가득 찬 그들의 모습에서 동물원에 갇혀있는 생기 없는 동물의 모습은 느낄 수 없었다.
▲IR 발표 후 심사의원으로부터 평가를 듣고 있는 틴토스 장우림 대표. (사진=손강훈 기자)
이날 가장 먼저 발표를 진행했던 주식회사 틴토즈의 장우림 대표는 CNB에 “충북혁신센터와 협약을 통해 6개월 챌린지 사업 선정, 엑셀러레이터 지원 사업 선정, 크라우딩펀딩 등록 등 지원을 받았다”고 말했다.
그는 “투자자를 만날 기회조차 없는 중소기업의 상황에서 IR을 경험할 수 있다는 것이 큰 도움이 됐다”고 강조했다.
LG는 이처럼 충북을 창조경제 전초 기지로 삼아 중소기업 지원에 온 힘을 기울이고 있다.
LG가 충북과 인연을 맺게 된 지는 40여년 전으로 거슬러 올라간다. 1979년 럭키(LG의 전신)가 충북에 처음 들어서면서부터다. 현재 9개의 LG 사업장이 충북 지역내총생산(GRDP)의 50% 이상을 차지하고 있다.
이런 인연으로 LG는 지방자치단체와 손잡고 지난 2015년 2월 충북 청주에 창조경제혁신센터를 설립했다.
창조경제혁신센터는 박근혜정부가 핵심과제로 추진 중인 ‘창의력 경제(Creative Economy)’를 실행하는 컨트롤 타워다. 전국 17개 시·도에 각각 1개씩 개설돼 있다. LG를 비롯해 삼성, 현대차, SK, 한화, 롯데, 포스코, CJ, 두산, 현대중공업, GS, 한진, KT, 네이버, 농협, 카카오 등 총 16개 대기업이 한 지역씩 전담하고 있다. 주로 지역의 창의적인 인재발굴 육성, 가능성이 있는 중소벤처기업 지원 등이 이뤄지고 있다.
▲충북창조경제혁신센터는 중소·벤처, 스타트업 기업 지원에 힘을 쏟고 있다. 충북창조경제혁신센터 현판. (사진=충북창조경제혁신센터)
상생이 곧 ‘윈윈’
LG가 주도하고 있는 충북혁신센터는 중소기업 지원이 최우선 과제다. 이를 위해 혁신센터는 지난해 보유한 5만8000여건의 특허를 개방했다.
단순히 개방하는데 그치지 않고 특허기술을 중소기업들과 함께 공유하고 있다. 지난 8월까지 특허 상담 270건, 특허 이전 273건, 특허 권리화 63건, 특허 분쟁 5건을 지원하는 등 제조기술이나 설비는 있지만 특허 부담으로 인해 제품개발에 어려움을 겪고 있는 중소기업에게 힘이 돼 줬다.
또 작은 기업들이 경쟁력을 갖고 스스로 힘으로 성장할 수 있도록 ▶생산기술 및 스마트공장 구축지원 ▶연구개발 및 판로지원 ▶펀드 운용과 크라우드 펀딩 지원 등 단계별 지원 프로그램을 구축했다.
직접적인 ‘노하우 전수’도 이뤄지고 있다. LG전자 생산기술원의 전문인력 30여명이 정기적으로 혁신센터를 방문해 중소기업을 상대로 생산·공정기술 지원, 전문 컨설팅 등 기술력을 전수하고 있다. 지금까지 이렇게 ‘협동 생산’된 시제품이 53개에 이른다.
제조공장에 정보통신기술(ICT) 접목한 스마트공장 도입 자금을 50% 지원하는 프로그램도 지원 중이다. 연구개발 및 판로지원의 경우 ‘6개월 챌린지 프로젝트’라는 특화프로그램을 통해 전문인력과 자원을 짧은 기간에 집중 투입, 조기에 사업을 정상화하고 제품 개선도 돕는다.
▲지난 3월 충북창조경제혁신센터를 방문한 황교안 국무총리와 이시종 충북도지사가 대기업과 중소기업이 공동개발한 구슬화장품을 발라보고 있다. (왼쪽부터)황교안 국무총리, 메타바이오메드 오석송 대표, 이시종 충북도지사, 홍남기 미래부1차관, 이재욱 (주)KPT 대표. (사진=LG그룹)
“혁신은 혼자 힘으론 안 된다”
기술과 생산력이 받쳐준다고 해도 ‘자금’이 없으면 소용없는 일이다. 그래서 마지막 단계에서의 지원은 ‘펀딩(funding)’이다. 직접적인 자금지원보다는 투자자들이 해당 중소기업이 가능성을 보고 베팅하는 식의 펀드와 크라우드펀딩(crowd funding)을 지원하고 있다.
지금까지 혁신센터가 중소기업 지원을 위해 조성한 펀드는 1500억원 규모에 이른다. 뷰티, 바이오, 에너지 등 주로 특화 산업분야 육성에 집중돼 있다. LG는 또 비즈니스모델 재정립, 크라우드 펀딩용 동영상 제작, 재무적 가치평가 등을 중소기업에 무료로 제공해 해당 기업이 투자자를 모으는데 도움을 주고 있다. 이날 열린 워크숍 역시 중소기업의 크라우드펀딩을 지원하는 행사다.
이처럼 LG는 중소기업이 성장할 수 있는 자생적인 환경 조성을 궁극적 목표로 두고 기술력, 생산력, 자금력에 기반을 둔 단계적이고 체계적인 지원을 진행하고 있다.
이런 근저에는 ‘상생이 곧 동반성장’이라는 기업정신이 깔려있다. ‘더불어 사는 세상’이 경제를 살리게 된다는 신념이다.
지난해 충북혁신센터를 방문한 구본무 LG 회장은 “혁신은 혼자 힘으로 하는 것보다 상생협력을 통해 더 많이 이뤄질 수 있다”고 강조했다.
충북혁신센터 관계자는 “투자하기 좋은 기업이 많아지면 투자자가 관심을 가질 것이고 여기에 양질의 인프라를 잘 지원하면 작은 기업들이 빠르게 성장할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CNB=손강훈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