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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뉴스텔링] 드러그스토어 격전…‘CJ올리브영’ 넘보는 유통공룡들

부츠의 한국상륙작전 성공할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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cnbnews 김유림기자 |  2016.09.01 15:58:05

▲화장품, 음료, 건강보조식품 등 다양한 상품을 판매하는 ‘드러그스토어’ 시장이 급속도로 성장세를 보이고 있다. (사진=방송화면캡처)

최근 헬스&뷰티숍(H&B숍), 일명 드러그스토어(Drug Store) 시장이 가파른 성장세를 기록하면서 유통공룡들 간 경쟁도 갈수록 치열해지고 있다. 특히 세계 1위 드러그스토어 기업인 부츠(Boots)가 신세계 이마트와 손잡고 국내 진출을 본격화하자 CJ, GS, 롯데 등 이미 드러그스토어 시장에서 치열한 각축을 벌이고 있던 유통대기업들이 긴장하고 있다. (CNB=김유림 기자)

올리브영, 650개 점포 ‘독보적 1위’
신세계, 부츠와 ‘약국+뷰티숍’ 추진
‘변종 기업형 슈퍼’ 골목상권 논란

드러그스토어는 화장품과 건강식품, 여성위생용품, 식음료 등 다양한 제품을 판매하며 새로운 유통망으로 각광받고 있다.

여러 매장을 돌아다녀야 하는 백화점보다 다양한 제품을 한 곳에서 구경할 수 있으며 고가보다는 질 좋은 중저가 제품이 많은 강점을 가지고 있다.

한국 드러그스토어 시장은 2010년 2000억원 규모에서 지난해 9000억원으로 4배 이상 성장했으며 올해는 약 1조2000억원 규모로 관측된다. 편리하고 합리적인 쇼핑을 선호하는 젊은 여성 소비자들에게 인기가 높으며 중국 관광객들 사이에도 입소문을 타면서 가파른 성장세를 보이고 있는 것이다.

현재 국내 H&B숍 시장은 CJ올리브네트웍스의 ‘올리브영’, 롯데쇼핑의 ‘롭스’, GS리테일의 ‘왓슨스코리아’가 주도하고 있다. 여기에 최근 신세계가 부츠와 손잡고 시장 개척에 나선 상태다.

▲CJ네트웍스의 올리브영 홍대점. (사진=김유림 기자)

이 중 가장 먼저 사업을 시작한 곳은 전국에 총 650여개 점포를 열며 독보적인 1위 자리를 차지하고 있는 ‘올리브영’이다.

이재현 CJ그룹 회장은 한국의 생활수준이 이미 선진국에 들어선지 오래됐지만 시대의 변화에 대응할 수 있는 생활밀착형 유통망이 없다고 판단, 1999년 전폭적인 투자를 강행하며 올리브영을 시작했다. 당시 국내에서 드러그스토어 개념초자 생소했기 때문에 실패할 것으로 예측하는 시각이 많았다.

그러나 17년이 지난 지금 유통 공룡들이 뒤늦게 각축을 벌이는 시장으로 부상했으며, 올리브영은 업계 내 유일하게 흑자를 기록하고 있다. 올리브영의 차별화된 전략은 협력업체 중 국내 중소업체 비중이 70% 수준일 정도로 대기업과 중소기업 브랜드의 차별을 두지 않고 있다. 이 때문에 고품질·저가 상품을 찾는 소비자들의 발길이 끊이지 않는다.

 

▲GS리테일의 왓슨스코리아 홍대점. (사진=김유림 기자)

홍콩에 본사를 두고 있는 업계 2위 왓슨스는 2005년 ‘A.S.왓슨그룹’과 ‘GS리테일’이 50대 50의 지분비율로 합작해 한국에 문을 열었다. 당초 사명을 ‘GS왓슨스’로 시작했으며, 외국인들이 대표이사를 맡아왔다. 이후 2014년 스티븐 양 대표가 물러나고 하태승 대표가 취임하면서 글로벌 브랜드를 살리려는 취지로 GS를 빼고 ‘왓슨스코리아’로 이름을 바꾸게 됐다.

왓슨스코리아는 국내에 150여개 매장을 운영 중이며, 전세계 1만1400여개 점포의 히트 상품과 독점 상품을 판매하고 있다. 특히 화장솜, 핸드워시, 면봉, 휴대용 화장지 등 총 40여 품목의 왓슨스 브랜드를 붙인 PB제품이 소비자들에게 좋은 평가를 받고 있다.

하지만 국내 기업과 외국 기업이 공동으로 소유한 지분구조 상 빠른 의사 결정이 어렵고, GS리테일이 편의점 사업에 치중한 탓에 만년 2위 자리와 오랜 기간 적자에서 벗어나지 못하고 있다. 특히 한국에 진출한지 11년이 지나 올해 4월에야 공식 온라인몰과 모바일 앱을 오픈했으며, 매장 확대속도도 상대적으로 올리브영의 절반에도 못 미치고 있다.

▲롯데쇼핑의 롭스 홍대점. (사진=김유림 기자)

롯데는 2013년 서울 홍익대 상권에 ‘롭스’를 열며 드러그스토어 시장에 뛰어들었다. 당초 롯데쇼핑 내에서 사업을 시작했지만, 지난해 6월부터 별도의 사업본부로 독립하며 그룹 내에서 전폭적인 지지를 받고 있다. 롭스는 현재 전국에 74개 점포가 있으며, 올해 100호점까지 늘릴 계획이다.

롭스가 가장 돋보이는 부분은 고가 화장품 브랜드 ‘크리니크’를 입점 시켰다는 점이다. 

백화점에서 판매되고 있는 뷰티 브랜드들은 로드샵에 입점하면 브랜드 이미지가 실추될 우려가 있어, 드러그스토어 입점을 꺼려한다.

하지만 롭스는 지난해 11월 크리니크 유치에 성공했다. 크리니크는 가로수길점, 왕십리점, 선릉점 등 총10개 매장에 입점한 상태다. 이밖에 부르주아, 스틸라 등 백화점에서 판매되고 있는 다양한 해외 메이크업 브랜드를 내세우며 2030 여성 소비자들을 유혹하고 있다.

후발주자 신세계, 사촌기업 간 재대결

유통공룡 신세계 이마트는 지난 7월 영국의 월그린 부츠 얼라이언스와 파트너십 계약을 체결했다. 부츠는 1982년 영국 노팅햄에서 존 부츠가 설립한 약국이 모태이며, 전세계 11개국에 1만3100여개 매장을 갖고 있는 세계 1위 규모 드러그스토어 체인업체다.

▲태국의 수도 방콕 수완나폼 공항에 입점해 있는 부츠 매장. (사진=김유림 기자)

당초 정용진 신세계 부회장은 2012년 자체 브랜드 ‘분스’를 론칭하며 드러그스토어 시장에 진출했지만, 매장이 5개에 불과할 정도로 부진을 면치 못했다.

재계에서는 정 부회장과 이재현 CJ 회장이 모두 고 이병철 삼성 창업주의 손자라는 점에서, 사촌 간 대결에서 정 부회장이 완패했다는 얘기까지 나왔다.

이에 정 부회장은 부츠를 한국에 들여오기 위해 별도의 태스크포스(TF)까지 꾸리며, 20년 이상 해외사업을 담당해 온 정준호 신세계디에프 부사장을 발령 낼 정도로 공을 들였다.

결국 유치에 성공했고 신세계표 부츠 1호점은 내년 상반기 중 오픈 할 예정이며, 분스는 정리수순을 밟고 있다.

유통업계와 의료계가 가장 주목하고 있는 부분은 한국 부츠의 ‘약국 입점’ 여부다. 드러그스토어는 원래 약국과 잡화점을 합친 가게를 뜻한다.

그러나 한국은 소수의 일반 의약품을 제외하고 약국이 아닌 곳에서 약을 판매하지 못하도록 규정하고 있어, 국내는 화장품과 건강식품 위주의 ‘헬스&뷰티 숍’ 형태로 운영되고 있다. 사실 한국의 드러그스토어는 진정한 드러그스토어가 아니라는 얘기다.

신세계는 약국이 모태인 부츠의 특점을 살리기 위해 매장 내에 약국을 별도로 입점시키거나, 월급을 주고 약사를 고용하는 등 국내 약사법에 맞춰 약국을 안고 갈 가능성이 높다.

이처럼 드러그스토어는 ‘작은 백화점’이라고 불리며 급속도로 성장하고 있지만, 갑을 논란에선 자유롭지 못하다. 입점 업체들이 매출의 최대 45%를 수수료로 내고 있기 때문. 규모가 작은 중소 입점업체들은 과도한 수수료 탓에 마진을 남기기 어렵다고 호소한다.

신규 출점시 거리 제한도 없고 의무휴업의 대상도 아니다. 대형마트나 기업형 슈퍼마켓에 적용되는 모든 규제를 피해 간다. 때문에 ‘변종 기업형 슈퍼마켓’으로 불리며 ‘골목상권 침해’라는 논란이 늘 따라다니고 있다.

(CNB=김유림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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