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원석기자 |
2016.08.01 13:47:34
▲(사진제공=부산경찰)
전자화폐 판매사업을 빙자해 투자자 5100여 명에게 가상 포인트만 적립시켜 주고 투자금을 가로챈 신종 다단계 사기조직이 검거됐다.
부산지방경찰청 지능범죄수사대는 가상화폐(힉스코인)를 마치 중국 국영은행에서 발행한 전자화폐인 것처럼 속여, 이를 구입시 큰 돈을 벌 수 있다고 현혹한 후, 투자자들로부터 314억 원 상당을 가로챈 전국단위 다단계 사기조직을 적발해 5명을 구속하고 40명을 불구속 입건, 2명을 지명수배했다고 1일 밝혔다.
경찰에 따르면, 이들은 `14년 12월부터 올 5월까지 서울 삼성동에 자칭 '힉스코인' 한국지부격인 '㈜히그스베네'를 설립하고 전국에 힉스코인 판매센터 79개소를 개설한 후, 실체도 없는 가상화폐인 '힉스코인'이 마치 중국 정부가 승인하고 중국 국영은행이 직접 발행한 정상적인 전자화폐인 것처럼 꾸며, 이것을 구입해 두면 현재 개당 100원 하는 코인이 향후 2년 내에 100만 원(1만배 상승)이상으로 가치가 상승한다고 속여 투자금을 가로챈 혐의를 받고 있다.
특히, 이들은 많은 투자자를 유치하기 위해 코인을 구매한 피해자들에게 또 다른 투자자들을 모집해 오면 그 실적에 따라 각종 성과수당을 지급하겠다고 유인하는 수법으로, 전국에 걸쳐 약 5100여 명을 다단계 판매원으로 등록시킨 후 이들로부터 총 314억 8천만원 상당을 가로채 왔던 것으로 확인됐다.
또한, 전자화폐 투자 사업이라는 생소한 아이템을 거짓 홍보하기 위해 A은행에서 21년간 근무한 금융전문가 이모(남·61)씨를 홍보이사로 영입해 힉스코인 사업설명회 홍보자료를 제작·배포하고, 현직 국립대학교(구미 소재) 교직원인 박모(남·52)씨를 경제학 교수로 사칭한 후, 투자설명회를 개최하기도 했다.
뿐만 아니라, 이들은 중국인 B씨를 국내로 불러 중국 공산당 당간부 서열 7위이자 힉스코인 중국대표라고 거짓 소개한 후, 서울 강남구 소재 C호텔에서 특별강연회를 개최하기도 했고, 일반 주부 신분인 중국인 첸씨를 힉스코인 한국지사장으로 법인등기한 후, 중국본사와 활발히 사업 교류 중인 것처럼 위장함으로써, 마치 힉스코인이 중국 정부가 공인한 유망한 투자처인 양 속이는 희대의 사기극을 벌여 온 것으로 확인됐다.
경찰조사 결과, 이들은 회원들이 접속할 수 있는 웹사이트 서버만 중국에 두고, 서울 역삼동에 있는 비밀 전산실에서 위 웹사이트의 관리자 계정을 통해 회원 및 수당 관리를 해 왔으며, 피의자들이 현혹된 전자화폐 사업은 단순히 전산상 수치만 인위적으로 조작되어 올라갈 뿐, 실제로는 아무런 가치나 실체가 없는 사업으로서, 결국 후순위 투자금으로 선순위 투자자들에게 고율의 수당을 지급하는 전형적인 다단계식 사기 행각이었음이 드러났다.
경찰 관계자는 “국내에서는 아직 정식으로 전자화폐로 허가되어 발행된 것이 없으므로, 시중에서 현금으로 환전될 수 없거나, 현금처럼 유통이 불가능한 화폐임에도 마치 새로운 투자 사업처인 양 현혹하는 경우, 이는 다단계 수신의 수단에 불과한 가짜 가상화폐임을 유념해 투자를 권유 받은 즉시 경찰이나, 금융위 등 관계 기관에 제보해 줄 것”을 당부했다.
(CNB=최원석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