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증권업계가 덩치를 키우기 위한 인수합병에 관심을 보이고 있다. (사진=CNB 포토뱅크)
증권업계에 인수합병 바람이 거세다. 대우증권, 현대증권 등 대형증권사의 인수합병(M&A)이 마무리된 가운데 이들을 놓친 금융사들은 현재 매물로 나온 중소형 증권사에 관심을 보이고 있다. ‘돈벌이’를 M&A에서 찾으려는 이유는 뭘까? (CNB=손강훈 기자)
증권사 비슷비슷한 수익구조
회사 ‘성장’ 위해 ‘규모’ 필요
M&A, 몸집 불릴 절호의 기회
현재 시장에 나와 있는 증권사 매물은 하이투자증권, SK증권, 이베스트투자증권, LIG투자증권, 골든브릿지투자증권, 리딩투자증권 등 중소형사이다. 이 중 가장 인기 있는 매물은 자기자본 7037억원의 하이투자증권(업계 16위)이다.
하이투자증권의 경우, 대우증권과 현대증권 M&A에서 잇따라 고배를 마신 한국투자증권, 종합금융투자사업자로 발돋움할 기회가 되는 신한금융투자, 지난해 아이엠투자증권을 인수하며 큰 성장을 이룬 메리츠종금증권이 눈독을 들이고 있는 것으로 전해진다.
앞서 미래에셋그룹이 업계 2위인 KDB대우증권을 인수하면서 초대형 증권사 탄생을 알렸다. 미래에셋증권과 대우증권을 합병한 ‘미래에셋대우증권’은 오는 11월 출범하는 동시에 업계 1위로 올라선다.
대우증권 인수전에 고배를 마신 KB금융그룹도 현대증권 인수 우선협상자로 선정된 지 불과 두 달여 만에 현대증권 인수를 사실상 완료하는 등 통합증권사 출범을 서두르고 있다. 올해 안에 KB 이름표를 단 거대 증권사를 출범시킬 계획이다.
현재 가장 규모가 큰 NH투자증권 역시 지난해 우리투자증권과 NH농협증권이 통합한 증권사다.
이처럼 금융권 전체가 증권사 인수합병에 매달리는 이유는 뭘까?
이는 국내 증권사 대부분이 비슷한 비즈니스 모델을 갖고 경쟁하기 때문이다. 대부분 증권사들이 브로커리지, 자산관리, 투자은행(IB)으로 수익을 내다보니 이미 굳어져있는 크기에 따라 수익이나 점유율이 결정된다.
실제로 자기자본과 매출규모는 거의 비례하고 있다. 자기자본 기준 증권사 순위(3월말 기준)는 NH투자증권(4조4710억원), 대우증권(4조2735억원), 미래에셋증권(3조4137억원), 삼성증권(3조3849억원), 현대증권(3조2093억원), 한국투자증권(3조1713억원), 신한금융투자(2조4749억원) 순이었는데, 당기순이익도 이들 증권사가 대부분 상위권을 차지했다.
비슷한 방식의 사업을 진행하고 있는 상황에서 자본이 많은 회사가 수익도 컸던 것이다. 이처럼 규모가 매출을 결정하는 구조다 보니 성장을 위한 가장 효율적인 방법으로 ‘인수합병’이 주목 받고 있는 것.
증권업계 관계자는 CNB에 “증권사가 운영하는 사업이 거의 비슷한 상황에서 수익을 내기 위해선 ‘덩치’가 더욱 중요해졌다”며 “앞으로도 활발한 M&A가 계속 될 수밖에 없을 것”이라고 말했다.
(CNB=손강훈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