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근 주요 카드사들이 대출상품 금리를 내렸지만 그 폭이 너무 적어 빈축을 샀다. (사진=신한카드 홈페이지)
시중 금리가 역대 최저치로 내려갔음에도 카드사들이 대출상품 금리를 찔끔 내려 빈축을 사고 있다. 최근 대형카드사들이 금리 인하 추세에 맞춰 잇따라 대출상품(현금서비스, 카드론, 리볼빙) 금리를 내렸지만 대부분 1% 안팎이라 생색내기라는 비난이 일고 있다. (CNB=손강훈 기자)
시장 포화상태…수익 갈수록 악화
중소형가맹점 수수료 인하 ‘직격탄’
이자 1.5%시대에 연리 25% 대출
한국은행 기준금리는 2015년 6월 11일 1.5%로 사상 최저를 기록한 후 현재 계속 유지되고 있다. 이에 따라 시중 예금대출 금리도 크게 내려가는 추세다. 기준금리가 연 5%에 육박했던 2008년 시중은행 신용대출 평균금리는 한때 8%를 넘었지만 현재는 4%까지 내려갔다.
하지만 카드사들은 요지부동 분위기다. 카드사들의 대출상품 최고 구간 금리는 지난 2008년경 평균 27~30%였다. 현재 기준금리가 1.5%로 떨어졌지만 카드사 대출상품금리의 최고 구간은 여전히 25% 안팎을 유지하고 있다.
최근 몇몇 대형카드사들이 대출상품 금리 인하 방침을 밝혔지만 대부분 1%포인트 내외로 소폭이다.
신한카드는 지난 2월부터 현금서비스와 리볼빙 최고금리를 각각 0.44%포인트, 0.04%포인트 인하했다. 카드론과 할부수수료 연체이자율은 변동이 없었다.
KB국민카드는 다음 달 18일부터 카드론, 현금서비스, 리볼빙 최고금리를 0.5% 내리고, 현대카드는 다음 달 15일부터 현금서비스와 일시불 리볼빙 최고금리를 각각 1%포인트, 현금서비스 리볼빙 최고금리를 2%포인트 내린다.
나머지 카드사들도 대출상품 수수료율 인하를 검토한다는 방침이지만 인하 폭이 적어 피부로 느끼기엔 부족한 실정이다.
이에 카드사들은 2가지 이유를 들었다.
기준금리로 대출상품금리의 금리를 비교하는 것은 억울하다는 입장이다. 안정적 자금운용을 위해 1~2년 전 조달된 자금을 현재 사용하고 있어 기준금리가 인하가 반영되기까지는 시차가 걸린다는 것이다.
하지만 카드사들의 사업보고서에 따르면 최근 3년간 자금조달에 든 비율은 평균적으로 2~3%대에 불과했다. 2~3%로 자금조달 해 20%가 넘는 대출금리(최고금리 기준)를 적용하고 있는 것이다.
카드사들은 손실(대손)비용도 감안해야 한다는 입장이다. 대출금 연체에 따른 손실분, 기회비용 등을 고려해야 한다는 것.
하지만 최근 몇 년 새 여신심사가 강화되면서 카드 고객들의 연체율이 줄어들고 있는 추세다. 실제로 지난해 카드사의 총채권 연체율은 1.47%로 사상 최저를 기록했다. 2010년부터 1%대를 계속 유지하고 있어 건전성도 상당히 좋은 것으로 나타났다.
이처럼 카드사들은 대손비용, 조달금리 문제 등을 대출금리를 ‘시원스럽게’ 내리지 못하는 이유로 꼽고 있지만 실상은 전반적인 수익 악화와 연관이 있는 것으로 분석된다.
신용카드 발급 포화, 체크카드 활성화, 소액결제 대중화로 점점 수익이 감소하고 있는 상황에서 올해부터 중소가맹점 수수료 인하까지 시행됐기 때문이다.
지난해 중소형가맹점 수수료 인하 정책을 발표할 당시 금융위원회는 이로 인한 카드사의 연간 손실을 6700억 원으로 추정했다. 실제 올해 1분기 대부분 카드사의 수익이 감소했다.
여기다 현재 대형가맹점과의 수수료 협상이 진행 중인데, 앞서 시행된 중소형가맹점 수수료 인하 여파로 협상이 순조롭지 않을 것으로 전망되고 있다.
익명을 요구한 한 카드업계 관계자는 “카드업계의 수익성이 정체되고 있는 상황에서 중소가맹점 수수료 인하는 큰 타격일 수밖에 없다”며 “카드론, 현금서비스 등의 수수료를 비싸게 받는다고 지적받고 있지만 이런 환경에선 금융 상품 수수료를 파격적으로 낮추긴 힘들다. 결국 금융당국이 카드사를 옥죈 결과가 풍선효과를 초래한 셈”이라고 말했다.
(CNB=손강훈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