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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뉴스텔링] 롯데 신동빈 연전연승, 신동주 6월 대반격 가능할까

주총 완패로 동력 잃은 신동주, 마지막 카드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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cnbnews 도기천기자 |  2016.03.10 14:42:22

2년 가까이 계속돼온 롯데가(家) 집안 분쟁이 신동빈 롯데그룹 회장의 완승으로 끝날 가능성이 높아지고 있다. 롯데그룹의 지주회사 격인 일본 롯데홀딩스 주주총회에서 신 회장이 형인 신동주 전 일본롯데홀딩스 부회장을 누른 데 이어, 신 전 부회장 편에 서 있던 아버지 신격호 총괄회장이 롯데제과 등기이사직에서 밀려났다. 남은 변수는 신 총괄회장의 후견인 지정 재판과 6월 주주총회다. ‘신동빈호 롯데’로 굳혀지는 분위기지만 신 전 부회장의 반격 조짐도 감지된다. (CNB=도기천 기자)   

▲신격호 롯데그룹 총괄회장이 롯데제과 등기이사직에서 물러난 자리에 신동빈 롯데그룹 회장의 최측근인 황각규 롯데 정책본부 운영실장(사장)이 선임될 예정이다. 신동빈 회장이 작년 9월 국회 정무위원회의 공정거래위원회 국정감사에서 황각규 사장(오른쪽)과 이야기하고 있다.(사진=연합뉴스)


신동빈, 불리한 지분 불구 롯데맨들 장악
신동주 마지막 카드 ‘아버지 후견인 재판’ 
신격호 정신감정 결과, 6월주총 향배 결정

2014년 연말 신동주 전 일본롯데홀딩스 부회장(SDJ코퍼레이션 회장)이 급작스레 부회장직에서 해임되면서 시작된 롯데그룹 경영권 분쟁이 종점에 다다르고 있다. 

신 총괄회장은 롯데의 모(母)기업과도 같은 롯데제과를 떠나게 됐다. 롯데제과는 7일 이사회에서 1967년부터 49년간 이사로 재직해온 신 총괄회장의 이사직을 더 이상 연장해주기 않기로 결정했다. 

임기가 만료되는 오는 21일 이후에는 회사 등기부등본에서 이름이 사라지게 된다. 이 자리에는 신동빈 롯데그룹 회장의 최측근인 황각규 롯데 정책본부 운영실장(사장)이 선임될 예정이다.

롯데제과는 신 총괄회장이 1967년 세운 회사로 한국 롯데그룹의 모태 기업이라는 상징성이 있다. 신 총괄회장은 늘 책상 위에 롯데 껌을 올려놓을 정도로 애정을 가졌던 것으로 전해진다. 

지배 구조상으로도 상당히 중요한 위치다. 롯데칠성과 롯데푸드, 롯데리아 등 식음료 계열사를 지배하고 있으며, 그룹 핵심인 롯데쇼핑의 지분도 7.9% 갖고 있다. 한때 신 회장과 신 전 부회장이 롯데제과 지분 매입 경쟁을 벌였던 이유도 이 때문이다. 

롯데제과 측은 9일 CNB에 “신 총괄회장이 94세 고령이라 경영활동에 어려움이 있을 것으로 판단했다”고 전했다. 이는 표면적인 이유일 뿐이다. 재계에서는 신 회장과 대척점을 이루고 있는 신 전 부회장을 압박하기 위한 카드로 보고 있다. 

▲경영권 분쟁을 벌이고 있는 신격호 롯데그룹 총괄회장의 장남 신동주 전 일본 롯데홀딩스 부회장(왼쪽)과 차남 신동빈 롯데그룹 회장. (사진=연합뉴스)


롯데제과, 신격호 건강이상설 측면지원

신 전 부회장은 신 총괄회장과 함께 한·일 양국에서 신 회장 등을 상대로 해임무효, 손해배상청구, 가처분, 업무방해, 재물은닉, 명예훼손 등 무려 9건의 소송을 벌이고 있다. 

특히 롯데그룹의 운명을 결정지을 가장 중요한 재판이 신 총괄회장의 후견인 선정 여부를 결정하는 재판이다. 성년후견제도는 장애·질병·노령 등으로 인해 도움이 필요한 성인에게 법원이 후견인을 지정해 재산관리 등을 맡기는 제도다.  

신 총괄회장은 법원 결정에 따라 정신건강을 점검받기 위해 4월말까지 서울대병원에 입원할 예정이다.

법원이 신 총괄회장의 정신건강 상태가 온전치 못하다고 판단할 경우, 신 총괄회장은 경영에 관여할 수 없게 된다. 신 총괄회장이 신 회장 측을 상대로 낸 각종 민·형사소송에도 불리한 영향을 끼친다. 

후견인이 신 총괄회장을 대신해 롯데계열사 지분 등 재산을 관리하게 되면, 이는 사실상 신동빈 회장의 경영 장악을 의미한다. 반대로 아버지를 등에 업고 경영복귀를 노리는 신 전 부회장은 치명상을 입게 된다. 

따라서 이번 신 총괄회장에 대한 롯데제과의 재신임 철회는 신 회장 측이 유리한 여론 환경을 조성하기 위해 아버지를 ‘사실상 해임’ 한 것으로 볼 수 있다. 롯데 이사회가 신 총괄회장의 재신임을 거부하면서 ‘건강 문제’를 이유로 내세운 것도 이 때문이다. 

▲신동주 전 부회장은 일본롯데홀딩스 최대주주인 광윤사의 지분을 50%나 갖고 있었음에도 종업원지주회가 등을 돌리는 바람에 지난 6일 열린 일본롯데홀딩스 주총에서 신동빈 회장에게 완패했다. 광윤사-일본롯데홀딩스 지분구조. (SDJ코퍼레이션 제공)


종업원지주회, 신동주 손 떠나

신 전 부회장은 지난 6일 일본 도쿄에서 열린 일본롯데홀딩스(한·일 롯데그룹의 실질적 지주회사) 주주총회에서도 신 회장에게 참패했다. 신 전 부회장이 요청한 신 회장 등 현 경영진 해임 및 본인에 대한 이사 선임 안건이 부결된 것. 

신 전 부회장은 지난해 8월 주총 때도 뜻을 이루지 못했다. 당시 주총에서는 신 회장이 요청한 사외이사 선임 등 ‘신동빈 체제’를 인정하는 내용의 안건이 통과됐다. 

두 차례의 주총에서 일본롯데홀딩스 종업원지주회(지분 27.8%)가 신 회장의 손을 들어준 점은 롯데 구성원들의 분위기를 엿볼 수 있는 대목이다. 종업원지주회는 한국의 우리사주조합과 비슷한 형태로 근로자가 자사 주식을 보유해 경영에 참여하는 제도다. 

일본롯데홀딩스의 지분은 ▲광윤사 28.1% ▲종업원 지주회 27.8% ▲관계사 20.1% ▲투자회사 LSI 10.7% ▲오너일가 7.1% ▲임원지주회 6.0% ▲롯데호텔 5.5% ▲롯데재단 0.2%로 이뤄져 있다.  

이 중 광윤사는 일본롯데홀딩스 위에 군림해온 신 총괄회장 일가의 가족회사다. ▲신동주 전 부회장 50% ▲신동빈 회장 38.8% ▲신격호 총괄회장 0.8% ▲시게미쓰 하츠코(重光初子·88) 여사(신 총괄회장 부인) 10% 등 신 패밀리가 100% 소유하고 있다.  

따라서 지분 구도로만 보면 광윤사 최대주주인 신 전 부회장이 결코 불리하지 않다. 광윤사를 통해 롯데홀딩스를 지배할 수 있기 때문이다. 

하지만 주총 결과는 예상 밖이었다. 신 전 부회장은 종업원지주회에 “이번 주총에서 승리하면 롯데홀딩스 상장을 전제로 지주회원 1인당 25억원 상당의 지분을 배분하고 개인이 팔 수 있게 해주겠다”, “사재 1조원을 출연해 일본 롯데그룹 사내 복지기금을 조성하겠다” 등 파격적인 제안을 했지만 종업원지주회는 신 회장의 손을 들어줬다. 

이는 사내 구성원들이 신 회장을 실질적 경영권자로 봤기 때문으로 보인다. 이미 롯데그룹 주요계열사의 임원진은 신 회장 편에 선 상태다. 이들은 지난해 하반기 계열사 사장단 회의, 주주총회 등에서 신 회장에 대한 지지를 선언한 바 있다. 

따라서 현재 분위기라면 오는 6월 정기주총에서도 이변이 발생하긴 힘들 전망이다. 신 전 부회장은 “종업원지주회 회원들의 의견이 적절하게 반영된 결과가 아니다”며 이번 주총의 의미를 축소하고 있지만 롯데 안팎에서는 종업원지주회가 마음을 돌릴 가능성은 낮다고 보고 있다.  

▲신격호 롯데그룹 총괄회장이 정신건강에 이상이 있다고 판명될 경우, 누가 후견인이 되느냐가 롯데가 분쟁의 관전포인트다. 후견인 자격을 갖고 있는 (왼쪽부터) 신 총괄회장의 셋째 부인 서미경씨의 딸 신유미 롯데호텔 고문(신유미의 얼굴 사진이 공개된 바 없어 서미경의 과거사진으로 대체), 신 총괄회장과 그의 첫번째 부인 고 노순화 여사 사이에서 태어난 맏딸 신영자 롯데복지장학재단 이사장, 신 총괄회장의 부인 시게미쓰 하츠코 여사. (사진=CNB포토뱅크, 연합뉴스)


후견인 누가 되나 ‘최대변수’ 

남은 카드는 후견인 지정 재판이다. 앞서 신 총괄회장의 동생 신정숙 씨는 지난해 말 성년후견인 지정을 신청하면서 신 총괄회장의 부인 시게미쓰 하츠코 여사와 신영자 롯데장학재단 이사장, 신동주 전 부회장, 신동빈 회장, 신유미 롯데호텔 고문 등 4명의 자녀를 모두 후견인으로 지목했다.

현재로서는 몇 가지 시나리오가 존재한다. 신 총괄회장의 건강에 이상이 없다고 판명 나면 신 전 부회장은 다시 날개를 달게 된다. 이상이 있더라도 신 전 부회장이 후견인으로 지정되면 이 또한 나쁘지 않다. 

하지만 나머지 경우들은 신 전 부회장에게 불리한 카드들이다. 하츠코 여사와 신영자 이사장, 신유미 고문은 이미 롯데 경영에 전혀 관여하지 않고 있기 때문이다.  

신 총괄회장과 그의 첫번째 부인 고 노순화 여사 사이에서 태어난 맏딸인 신 이사장은 오래전 롯데 경영에서 손을 떼고 봉사활동에 전념하고 있다. 셋째 부인인 미스롯데 출신 서미경씨와의 사이에서 태어난 신 고문은 단 한 번도 얼굴을 드러낸 적이 없다. 

따라서 이들이 후견인에 지명되면 신 회장에게 롯데 경영을 일임할 가능성이 높다. 신 전 부회장의 입지는 더 좁아질 수밖에 없다.    

롯데가 소식에 정통한 한 재계 관계자는 “신 전 부회장이 주총에서의 연이은 패배로 국면 전환에 실패한 데 이어 성년후견인 심리에서 신 총괄회장의 판단력 이상이 확인되면 사실상 경영권 회복의 기회를 찾기 어려울 것”이라며 “반대로 신 총괄회장의 정신건강에 이상이 없는 것으로 판명되면 (일본롯데홀딩스) 종업원지주회의 분위기가 급반전 될 수 있어 신 회장이 안심할 수 없게 된다. 두 사람 모두 후견인 재판에 사활을 걸 수밖에 없는 상황”이라고 전했다. 

(CNB=도기천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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