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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뉴스텔링] 3월 7일 ‘참치데이’의 불편한 진실

멸종어종 참치 할인행사 ‘두 얼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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cnbnews 도기천기자 |  2016.03.05 07:57:40

▲매년 백화점과 대형마트에서 열리고 있는 ‘참치데이’ 행사 모습. (사진=한국원양산업협회)

한국원양산업협회(KOFA)가 3월 7일 ‘참치데이’를 맞아 원양선사, 유통기업들과 손잡고 대대적인 할인행사에 나서고 있는 가운데, 지구 반대편에서는 과도한 참치 남획을 우려하는 환경운동가들의 목소리가 커지고 있다. 내수 진작이라는 유통·원양업계의 명분과 점차 희귀종으로 사라져가는 참치를 걱정하는 두 얼굴이 공존하고 있다. (CNB=도기천 기자)

멸종위기 불구, 되레 어획량 늘어
백화점·대형마트 대대적 할인행사
해적국 면했지만 여전히 싹쓸이 어획 

동원산업(주), 사조씨푸드(주) 등 원양선사 업체들은 참치데이를 맞아 백화점과 할인점 등에서 횟감용 참치를 최대 40% 할인 판매하고 있다. 

참치 할인행사를 하는 곳은 신세계백화점 본점·강남점 등 8개점, 농협하나로클럽 삼송점·양재점 등 4개점, 현대백화점 본점·무역점 등 9개점, 홈플러스 상암점, 킴스클럽 강남점 등이다.

참치데이 전날인 6일에는 이마트 14개점, 현대백화점 9개점, 농협하나로마트 4개점 등에서 참치 원어 해체쇼와 시식회를 연다.

2006년 참치 소비 촉진을 목적으로 시작한 참치데이는 올해로 11년째를 맞는다.

등푸른생선의 대명사인 참치는 DHA, EPA 등 불포화지방산과 항암작용을 하는 셀레늄 등이 많이 함유돼 있어 건강·미용 식품으로 알려져 있다. 

지난해 원양어업 생산량(57만7355t)은 전년보다 14% 줄었지만, 참치 수요가 늘면서 횟감용 참치는 전년(3만8439t)보다 3% 증가한 3만9530t의 어획량을 달성했다.

▲2014년 10월 부산 감천항에서 국제환경단체 그린피스의 활동가들이 불법어획물 60톤이 실려 있는 인성3호에 “불법어업(Illegal) 그만!”이라는 메시지를 페인트칠하고 있다. (사진제공=그린피스)


이처럼 어획량이 늘었지만 환경적인 측면에서 보면 반가워 할 일은 아니다. 

참치는 현재 바다에서 멸종될 위기에 처해 있다. 

글로벌 환경단체 그린피스에 따르면, 7개의 주요 참치 어종인 대서양 참다랑어, 남방 참다랑어, 태평양 참다랑어, 눈다랑어, 황다랑어, 날개다랑어, 가다랑어의 3분의 1이 이미 과도하게 남획된 상태다. 

가장 심각한 멸종 위기에 처한 종은 횟감으로 잡히는 대서양 참다랑어, 남방 참다랑어, 태평양 참다랑어다. 

세계자연보호연맹은 ‘적색목록’에 대서양 참다랑어를 ‘멸종 위기종’으로, 남방 참다랑어는 ‘심각한 위기종’으로 등재했다. 태평양 참다랑어 역시 원 개체수의 95% 이상이 사라진 것으로 평가되었다. 황다랑어 개체군도 현재 과도하게 남획되어 그 개체수가 계속해서 감소하고 있다. 

그나마 가장 많은 개체수가 남은 것이 ‘가다랑어’이다. 참치통조림을 만들기 위해 잡는 어종인데, 이 때문에 전 세계적으로 가장 많은 양의 어획이 이루어지는 종이기도 하다.

이처럼 참치 어종이 멸종 위기에 처한 이유는 남획 방식 때문이다. 

최대 축구장 70배 크기에 달하는 거대한 그물과, ‘죽음의 덫’이라 불리는 ‘집어장치(Fish Aggregating Device: FAD)’로 싹쓸이 어획이 이뤄지고 있다.  

집어장치는 선망어선들이 참치를 유인, 대량포획하기 위해 바다에 띄워 놓는 부유물이다. 물고기가 망망대해에 떠있는 부유물을 포식자로부터 자신을 보호해 줄 피난처로 생각하고 모여드는 습성을 이용한 것이다. 

어선들은 집어장치 주위로 그물을 촘촘히 두르고 퍼 올리는데, 이 과정에서 눈다랑어, 황다랑어 치어는 물론, 멸종 위기에 처한 상어·가오리·고래·바다거북·돌고래 같은 수많은 해양생물들이 함께 ‘혼획’된다. 

▲바닷속의 물고기들을 끌어 모으는 도구 ‘집어장치(FAD)’ (사진=인터넷)


지속가능어업 ‘낙제점’

상황이 이렇다보니 선진국들은 수년전부터 자구책 마련에 나선 상태다. 

집어장치를 사용하지 않고, 보다 지속가능한 어업방식인 채낚기(Pole and Line Fishing), 손낚기(Handline), 트롤(Troll) 방식으로 잡은 참치만 유통·소비하기로 결정한 것.

2004년 그린피스가 전 세계적으로 참치 캠페인을 시작하자, 영국의 참치통조림 소매업자와 참치통조림 유통·제조업체들이 먼저 동참했다. 이들은 100% 지속가능한 방식으로 잡힌 참치만을 공급하기로 약속했다.

하지만 우리나라 원양 업체들은 아직 반응이 없는 상태다. 그린피스가 2012년 최초로 국내 3대 참치통조림 브랜드들의 지속가능성을 분석한 결과 동원산업, 사조산업, 오뚜기 모두 지속가능한 참치업체로 선정되지 않았다. 

이들 업체 모두 국제사회에 참치잡이 정책을 공개한 적이 없고, 해양생태계에 악영향을 끼치는 집어장치를 계속 사용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이에 EU와 미국은 한때 우리나라를 각기 예비 불법어업국·불법어업국으로 지정하기까지 했다. 국회에서 불법어업에 대한 제재를 강화하는 내용의 개정안이 통과되면서 지난해 가까스로 해적국 지정을 면했다.  

(CNB=도기천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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