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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뉴스텔링] 킴스클럽 매각, 이번에도 사모펀드들 잔치 되나

‘유통 빅3’ 인수전 불참…킴스클럽 운명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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cnbnews 도기천기자 |  2016.03.03 14:06:53

▲킴스클럽 인수후보에 거론됐던 롯데·신세계·현대백화점 등 ‘유통 빅3’ 모두 인수전 참여를 부인하면서 사모펀드에 매각될 가능성이 조심스레 점쳐지고 있다. (위에서부터 시계 방향으로) 롯데·신세계백화점 본점, 현대백화점 판교점. (사진=CNB포토뱅크/롯데·현대백화점)

킴스클럽의 매각 가치를 높이기 위한 각종 루머가 인수합병 시장에 돌고 있지만 막상 대기업들의 반응은 시큰둥하다. 한때 인수후보에 거론됐던 ‘유통 빅3’ 모두 인수전 참여를 부인했고, 나머지 이름이 회자되는 기업들도 시큰둥한 분위기다. 지난해 홈플러스 매각처럼 사모펀드들의 잔치가 되는 것 아니냐는 우려가 나온다. (CNB=도기천 기자)

유통공룡 불참…사모펀드 인수설 솔솔
싸게 사서 비싸게 재매각? ‘먹튀’ 우려 
GS리테일·농협 등 제3기업 참여설도 

킴스클럽 매각 주체인 이랜드그룹이 지난달 22일 “킴스클럽의 적격인수후보로 선정된 3곳 중 최소 1곳 이상이 전략적 투자자(SI)”라고 밝히면서 유통업계가 출렁였지만, 이름이 회자되던 기업들이 전부 이를 부인하면서 분위기가 다시 가라앉고 있다.  

신세계 이마트와 롯데쇼핑은 한국거래소 조회공시 답변을 통해 “(킴스클럽 매각 관련) 예비입찰에 참여한 사실이 없으며, 인수를 검토하고 있지 않다”고 밝혔다. 현대백화점 측도 2일 CNB와의 통화에서 “킴스클럽에 관심이 없다”고 말했다. 

이들 유통 빅3가 전부 관심을 보이지 않고 있는 것은 국내 대형할인점 시장이 이미 포화상태에 이르러 인수를 통해 얻을 효과가 크지 않다고 판단했기 때문이다. 

실제로 경기침체 탓에 소비심리가 얼어붙으면서 갈수록 유통업계 매출이 떨어지고 있는 추세다. 

금감원 전자공시에 따르면 유통업계 1위인 롯데그룹의 유통·서비스분야(롯데백화점·롯데마트·롯데하이마트) 지난해 상반기 매출은 전년 동기 대비 0.6% 늘어나는데 그쳤고 영업이익은 35.6% 감소했다. 

다른 유통기업들도 마찬가지다. 지난해 12월 전국 백화점 매출은 2014년 같은 기간보다 5.7% 감소했다. 같은 기간 마트 매출도 5.1% 줄었다. 

통계청이 최근 발표한 ‘2015년 가계동향’에 따르면 가구당 연간 소비성향은 역대 최저 수준인 71.9%로 떨어졌다. 월 100만원을 벌면 71만9000원만 소비했단 얘기다. 이에 빅3 대형마트는 연합전선을 구축해 ‘소셜커머스’에 대응하고 있으며, 백화점들은 파격세일에 나서고 있다. 

이런 상황이다 보니 기존 유통망과 상권이 겹치는 킴스클럽이 주목받기 힘든 분위기다.  

신세계 측의 분석에 따르면, 이마트와 킴스클럽은 상권이 각 매장 반경 3km 안에서 80%, 6.5km 안에 100% 중복되는 것으로 나타났다. 롯데마트 역시 “기존 매장과 상권이 중복돼 인수해도 시너지 효과가 크지 않을 것으로 보고 있다”고 전했다. 

▲킴스클럽을 사모펀드가 인수할 경우. 국부유출·고용불안 등의 문제가 발생할 가능성이 높은 상황이다. 지난해 홈플러스 매각 때 홈플러스 노동조합원들이 본사 앞에서 테스코의 먹튀 매각을 규탄하기 위해 제품들을 쌓아 놓은 모습. (사진=홈플러스 노동조합)


사모펀드 인수시 국부유출 우려

따라서 킴스클럽 매각이 지난해 홈플러스 때처럼 재무적투자자들의 잔치가 될 수 있다는 우려가 나온다. 

재무적투자자(financial investor)는 경영에는 참여하지 않고 수익만을 취하기 위해 자금을 대주는 사모펀드(PEF) 등을 이른다. 

지난해 8월 홈플러스 인수전 때는 국내 최대 PEF인 MBK파트너스, 아시아 지역 투자 전문회사 어피니티에쿼티파트너스와 미국 대형 PEF 콜버그크래비스로버츠(KKR), 칼라일그룹 이 경쟁했다. 이중 MBK파트너스가 60억 달러(7조 3000억원)에 홈플러스를 인수했다. 

이랜드는 킴스클럽과 뉴코아 강남점의 적격인수후보 심사 결과, 재무적투자자(FI)뿐 아니라  전략적투자자(SI)가 최소 1곳 이상이라고 밝혔지만, 유통 빅3가 모두 입찰참여를 부인하고 있는 상황을 고려하면 최소 2곳 이상의 사모펀드가 입찰서를 냈을 것으로 짐작된다. 

문제는 사모펀드의 특성상 ‘먹튀’ 가능성이 높다는 점이다. 

국내에서는 오비맥주의 최대주주인 외국계 사모펀드 콜버그 크래비스 로버츠(KKR)가 2014년 세계 1위 맥주기업인 안호이저-부시 인베브(AB인베브)에 오비맥주를 58억 달러(약 6조 1680억원)에 팔면서 최소 3조원 이상의 수익을 올린 사례가 있다.

홈플러스를 7조원대에 사들인 MBK파트너스 또한 수년 내 또 한 번의 매각을 진행할 것으로 예상된다. 전 주인 테스코가 5조원대 차익을 올리고 빠져나간 자리를 ‘수익’을 목표로 하는 투기자본이 차지했기 때문이다. 

MBK는 홈플러스 부동산을 담보로 우리은행·신한은행·NH투자증권·하나대투증권·국민연금 등에서 5조원 가량을 조달했으며, 나머지는 싱가포르 국부펀드 등을 유치했다. ‘원금+투자 수익’을 보전하기 위해 새 물주를 찾을 가능성이 높단 얘기다. 

킴스클럽의 경우도 이런 전철을 밟을 가능성이 커 보인다. 특히 킴스클럽은 홈플러스·오비맥주의 경우와 달리, 국내자본으로 구성된 회사라는 점에서 외국계 사모펀드가 싸게 사들여 국내 유통기업에게 비싸게 매각할 경우, 결국 ‘국부(國富) 유출’로 귀결될 우려도 있다. 

킴스클럽(이랜드리테일)은 이랜드그룹의 핵심계열사로, 그룹 지주회사인 이랜드월드가 지분 63.5%를 보유하고 있는 순수 국내기업이다. 

정세현 경영컨설턴트는 CNB에 “홈플러스 사례에서 보듯 투기자본이 킴스클럽을 인수하면 몸값을 올리기 위해 강도 높은 구조조정과 조직재정비 작업을 진행할 것”이라며 “고용안정 측면에서 국내 유통업체가 인수하는 게 바람직하다”고 지적했다. 

▲서울 반포 뉴코아 강남점의 킴스클럽. 이랜드그룹은 킴스클럽뿐 아니라 도심형 아웃렛인 뉴코아 강남점을 통째로 매물로 내놨다. (사진=이랜드)


제3유통기업은 어디?

하지만 ‘유통 빅3’급은 아니더라도 중견 유통업체가 킴스클럽 인수의향서(LOI)를 써냈을 가능성은 여전히 배제할 수 없다. 

이랜드는 이번 매각대상에 킴스클럽 뿐 아니라 뉴코아 강남점을 포함했는데, 서울고속버스터미널과 인접한 강남점은 연매출 5000억원 규모의 알짜 매장이다. 유통기업들의 입찰 참여를 유도하기 위해 애초 계획을 바꿔 강남점을 매각 대상에 패키지로 넣은 것. 따라서 GS리테일·농협 등 제3의 유통기업이 인수전에 뛰어들었을 가능성이 회자되고 있다. 

이랜드는 이달 말까지 실사를 진행한 뒤 우선협상대상자를 선정할 계획이다.

이랜드 관계자는 3일 CNB에 “(킴스클럽 인수) 입찰에 전략적투자자도 참여했기 때문에 사모펀드에 매각될 것이라는 얘기는 성급하다. 예정대로 잘 진행되고 있으며 이달 말에 결과를 발표한다”고 밝혔다.  

(CNB=도기천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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