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비록 역사가 오래된 것이나 사방의 먼 곳이라도 한번 책을 펼치면 분명히 손바닥에 놓고 가리키는 것과 같으니, 실로 한 나라의 모든 것을 한 눈에 볼 수 있는 것인데도 역대의 임금들이 미처 하지 못했던 것입니다"
우리나라 최고(最高)의 전국 지리지이자 세계 어디에 내놓아도 최고 수준으로 평가받을 '신증동국여지승람'(1531)의 서문에 나오는 한 구절이다. 역사와 지리를 모두 수록하였기 때문에 한 번 책을 펼치면 국토의 모든 것을 볼 수 있을 정도로 훌륭하게 만들었다고 자부하는 모습이 생생하게 느껴진다.
또 이렇게 훌륭한 지리지는 그 이전의 어떤 임금도 만들지 못한 것이기 때문에 처음으로 완성한 성종대왕의 업적이 위대하다는 선언이기도 하다.
조선시대 지리지 500여종을 소장한 국립중앙도서관(관장 임원선)은 오는 28일 오후 디지털도서관 대회의실에서 우리나라 지리지의 최고 전문가 성신여대 지리학과의 양보경 교수를 초청해 '지리지의 나라, 조선'을 주제로 하는 고문헌강좌를 마련한다.
양 교수는 조선이 지리지의 나라였다고 주장하면서 한국 전통지리학의 가장 큰 산맥을 이루었던 지리지의 개념과 유형을 비롯하여 국가 편찬 전국 지리지와 고을 주도의 읍지, 고산자 김정호로 대표되는 민간 지식인의 전국 지리지 편찬 등 우리나라 지리지의 핵심적인 내용을 쉽게 풀어서 설명할 예정이다.
강연 후에는 본관 6층 고전자료실에서 ‘지리지의 나라, 조선’ 전시를 참가자들과 함께 둘러볼 예정이다. 이번 전시는 '신증동국여지승람'의 금속활자본, 목판본, 필사본 등 3종 52책을 비롯하여 총 30종 250책의 조선시대 지리지를 만나볼 수 있다.
한편 20일부터 시작되는 고문헌강좌 참가 신청은 국립중앙도서관 홈페이지의 '공지사항', 행사안내에서 직접 할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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