허주열기자 | 2015.11.26 11:31:20
레지옹 도뇌르 훈장은 1802년 나폴레옹 1세가 제정한 ‘영광의 군단’이라는 뜻을 가진 프랑스 최고 훈장으로 영예로운 삶을 산 인물에게 수여된다. 슈발리에(기사), 오피시에(장교), 코망되르(사령관), 그랑도피시에(대장군), 그랑크루아(대십자) 등 5개 등급으로 나뉘며 순서대로 격이 높다.
하지만 가장 격이 높은 그랑크루아 등급은 프랑스 대통령에게만 수여되는 훈장 등급이어서 실제로는 외국 국가원수들에게 최고의 예우로 수여하는 훈장인 그랑도피시에 등급이 최고의 훈장으로 평가 받고 있다.
조양호 회장에게 이번 수훈은 더욱 특별한 의미가 있다. 선친인 조중훈 선대회장 또한 1990년 같은 훈장을 받았기 때문이다. 조양호 회장이 레지옹 도뇌르 그랑도피시에 훈장을 받기 이전까지 같은 훈장을 수훈한 한국인은 조중훈 선대회장이 유일했다.
한진그룹에 따르면 조양호 회장이 조중훈 선대회장의 뒤를 이어 프랑스 최고 훈장을 수훈하게 된 것은 한국과 프랑스가 돈독한 관계를 가질 수 있도록 민간 외교관 역할을 충실히 수행했기 때문이다.
수십 년에 걸쳐 한국과 프랑스 양국 간의 경제협력의 물꼬를 트고, 문화예술 교류의 장을 만든 부자(父子)의 대를 이은 공로가 결국 프랑스 정부로부터 인정받았다는 얘기다.
한-불 관계 품격 높이다
조중훈 선대회장이 한국과 프랑스 양국 간 교류를 위한 초석을 다졌다면, 조양호 회장은 한국과 프랑스 관계의 품격을 한 단계 더 높였다는 평가가 나온다.
실제로 양국 간 경제·문화적 부문에 있어서의 교류는 조양호 회장의 노력을 기반으로 새로운 도약에 가까울 만큼 빠르게 발전하고 있다.
한국과 프랑스 양국 간의 경제 교류에 있어서 가장 눈에 띄는 조양호 회장의 활동은 ‘한-불 최고경영자클럽’의 한국 측 회장으로서의 역할이다.
조양호 회장은 한국 전국경제인연합회, 프랑스 경제인연합회가 1991년 발족시킨 한-불 최고경영자클럽의 한국 측 위원장을 2000년부터 지금까지 16년 동안 맡고 있다.
한-불 최고경영자클럽은 양국 간 나노, 화학, 신소재, 생명공학 등의 분야에서 공동연구와 개발협력을 추진하는데 있어 큰 기여를 한 바 있으며 최근에는 과학기술, IT, 우주항공, 창조산업 등 전방위적 협력 강화에 큰 역할을 하고 있다.
이 같이 양국의 경제 관계에 있어 중요한 역할을 하는 핵심 모임의 수장을 16년이나 맡고 있다는 것은 한국과 프랑스 양국의 조양호 회장에 대한 신뢰를 가늠케 하는 대목이다.
또한 조양호 회장은 양국 간 문화적 교류에 있어서도 활발한 기여를 하고 있다.
특히 내년에 개최 예정인 한-불 외교관계 수립 130주년 기념 ‘2015~2016 한-불 상호 교류의 해’ 행사의 한국 측 조직위원장 역할과 루브르 박물관 및 오르세 미술관에 대한 후원은 양국 간 문화 교류 활성화에 기여하는 활동 중 백미다.
한진그룹 관계자는 “조양호 회장이 조중훈 선대회장과 함께 민간 경제·외교·문화 차원에서 한-불 경제협력과 양국 간 문화·예술 교류를 현재 수준까지 올려놓은 데 큰 공헌을 했다고 해도 과언이 아니다”라며 “이와 같은 민간 외교관으로서의 열정과 헌신, 끊임없는 노력이 부자가 대를 이어 프랑스 최고의 훈장을 받게 된 배경”이라고 말했다.
(CNB=허주열 기자)